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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 트렌드 그리고 소비의 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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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yale 댓글 0건 조회 1,311회 작성일 10-10-27 0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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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수년 전, 스카이샵(Sky shop)에서 ‘코털깎이’가 인기몰이를 하고 있었다. 어느 날 갑자기 튀어나온 코털 때문에 불편한 적은 있지만 그때마다 손톱깎이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었기 때문에 그다지 필요한 상품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꽤나 잘 팔렸던 모양이다.

최근 미국에서 ‘귀 드라이기’가 인기상품으로 등장했다. 목욕하고 나서 귀에 고인 물을 말리는 기계인데 귀에 물이 고여 있으면 세균번식을 도와 염증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80초 정도 귓구멍에 따뜻한 바람을 쏘이면 귓속이 상큼하다.

그런가 하면 손톱에 여러 가지 색상과 디자인을 입혀주는 소위 ‘네일패션 프린터’도 출시됐다. 여성들이 매니큐어를 바르다보면 마음에 들지 않아서 발랐다 지우기를 반복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번거로움을 쉽게 해결해 주는 상품이다.

언급한 상품들은 언뜻 보기에는 그다지 효용성이 없을 것 같지만 의외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코털깎이는 ‘셀프코디(Self Coordination)’족에게, 귀드라이기와 네일패션프린터는 ‘퍼스널케어(Personal Care)’ 욕망이 강한 계층에 인기상품으로 잘 팔리고 있는 것이다.

하나의 상품이 출시 되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그 상품을 필요로 하는 소비자들의 욕구가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상품에 대한 아이디어는 소비자들의 욕망을 분석하여 그 욕망을 채워줄 수 있는 차별화된 아이디어가 상품으로 연결됐을 때 그 빛을 발한다. 위에서 말한 셀프코디와 퍼스널케어를 우리는 트렌드(Trend)라 부른다. 다시 말하면 트렌드란 소비자 욕망의 한 흐름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1950년대 패션의 중심에는 크리스티앙 디오르가 있었다면 60년대에는 이브생 로랑이 있었다. 두 사람의 차이는 패션 트렌드의 세대차였다. 중년의 디오르는 우아하고 중후한 수직라인, H라인 패션으로 중년을 리드했다면 청년이었던 로랑은 색(sack)이라는 짧은 스커트 트렌드로 젊은이들을 이끌었다.

이처럼 트렌드는 세대에 따라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세기(世紀)의 트렌드라 할 수 있는 ‘케어(Care)’ 역시 세대와 성별에 따라 그 흐름을 달리한다. 여성의 케어시장은 체취나 체형, 비만 등 외모에 중심축이 있지만 노인들에게는 질병과 외로움에 대한 케어에 더 관심이 있다.

여기에 지극히 소극적이던 남성들에게 까지 케어 트렌드가 확산되는 양상이다. 로션과 스킨에 만족하던 남성화장품은 이제 얼굴색을 잡아 주는 컬러로션 뿐 아니라 투명 파우더에 잡티를 가려주는 컨실러, 마스카라까지 그 종류에서도 여성 제품을 능가할 정도다. 두꺼운 깔창을 넣어 키가 크게 보이게 하는 구두, 아랫배를 눌러주는 효과를 내는 '쫄 사각 팬티'로 불리는 드로어즈, 비니 모자를 멋스럽게 연출할 수 있는 일명, '비니 구레나룻 부분 가발'의 착용도 이제 쉽게 볼 수 있다. 이 역시 여성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바디케어 상품컨셉이다.

이에 따라 여성 트렌드를 붙들기 위한 향수전문점, 체형관리실, 비만클리닉 등의 사업아이템이 인기업종으로 올라있고, 노인을 위한 실버용품전문점, 의료기기 대여업, 외출동행서비스업 등이 유망업종으로 부각되고 있다. 트렌드는 단지 상품 뿐 아니라 사업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언급한 트렌드 외에도 최근 나타나고 있는 트렌드 몇 가지를 더 살펴보자. 독신과 이혼가정이 늘어나면서 스스로 즐기려는 ‘엔조이 싱글라이프(enjoy single life)’가 큰 흐름으로 다가오고 있다. 자유분방이 이들의 키워드다. 솔로여행을 즐기며 자기만의 공간으로 원룸을 선호한다. 가끔 찾아오는 외로움은 애완견으로 달랜다. 최근 모바일에서 ‘애견키우기’ 게임이 이들에게 특히 인기가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한 ‘Pop relationship' 트렌드도 흥미롭다. 뮤지컬 ’토요일밤의 열기‘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홍대 앞의 다양한 클럽들, 불특정 다수가 인터넷이나 이메일을 이용해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 모여 약속된 행동을 하고 순식간에 흩어지는 플레시몹(flash mob), 상대방 전화번호만 받아 중매자 배석 없이 직접 만나는 팝(Pop)미팅 등으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아이 프로모션(I promotion)’ 즉. 자기홍보도 트렌드의 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시테크(時 Tech)가 요구되는 디지털산업 사회에서는 짧은 시간에 자신을 알리지 못하면 자칫 낙오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자기홍보를 터부시 했던 전통사회와는 사뭇 다른 현상이다.

‘생산적인 블로거(productive Blogger)’ 역시 지식정보화사회의 핵심 트렌드다. 단지 자신을 기록하는 수준을 넘어 데이터베이스화한 자신의 기록(UCC)을 생산적으로 재활용하려는 시도다. 자신의 흥미나 관심사를 즐기며 이를 통하여 돈을 벌기도 하는 일석이조의 노림이다.

사람들은 다음시기에 가치를 부여함으로써 이 세상을 의미 있게 만들려는 경향이 있는데 그 코어(coa)에는 언제나 트렌드가 자리 잡고 있다. 따라서 트렌드가 추구하는 것은 ‘물건 그 자체보다 그 물건이 갖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어쩌면 우리가 시장에 가는 것은 원하는 것을 갖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기 위해서 가는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트렌드워처(Trend Watcher)들이 일본의 하라주쿠나 홍대 앞을 뻔질나게 드나드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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