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탐구 - 삶의 메이저 리그로 들어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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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미 댓글 0건 조회 870회 작성일 15-06-07 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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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CEO로 오른 이들에게도 결코 세상은 공평하지 않았다. 주위의 편견에 대해 반발하기보다는 수용함으로써 적을 줄이고, 에너지 낭비를 줄였다는 것이 보통 사람과 다른 점이었다. **
얼마 전 '퓨처 CEO'라는 청소년 대학생 모임에서 강연을 한 적이 있었다. 장차 CEO가 되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세운 젊은이들의 모임이었다. 강연이 끝난 후 참가한 대학생에게 질문을 던져 보았다.
'왜 CEO가 되길 원하지요?'
그의 대답이 재미있었다.
"유명 스타 CEO들의 학벌을 보면 생각보다 뛰어나지 않은 경우가 많던 걸요. CEO가 되면 모든 게 공평하잖아요."
그 순진한 답변을 듣고 나는 폭소를 터뜨리고 말았다. 실제로 학벌, 출신, 환경 등 세속적 요건으로 볼 때 모자란 요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타 CEO가 된 이는 많다. 결과는 그렇게 보이지만, 그 지점에 오기까지의 과정에서 세상은 결코 공평하지 않았다. 만일 모든 이들에게 적용되는 게임의 룰이 공평하다고 생각했다면 결코 그들은 그곳에 이르지 못했을 것이다.
S사장은 비명문대를 나와 KS 마크가 우글우글한 대기업에 들어가 동기보다 늘 빨리 승진했다. 물론 집안 환경도 가난했다. 그는 예전에 히트를 쳤던 연속극 <발리에서 생긴 일>에 나온 소지섭이 달동네 쪽방에서 밤을 새워 가며 공부하는 모습을 보고 자신의 젊은 시절을 떠올렸다고 털어놓았다.
S사장은 침을 튀겨 가며 세상의 불공평함에 대해 열을 올려 이야기했다. 명문대 출신들이 선후배가 끌어 주니, 밀어 주니 하며 우르르 몰려다닐 때, 그는 혀를 깨물고 실력을 길러야 했다. 문제는 세상의 반칙, 할리우드 액션에도 불구하고 인생 게임은 계속돼야 한다는 것이다. 인생 게임에서 겪게 되는 불공정은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할 방법도 없다.
그래서 그가 내린 결론은, 자신만의 게임 룰을 창조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상대방이 반칙했다고, 쟤는 나보다 출발선이 빠르다고, 나는 5바퀴 반 도는데 쟤는 3바퀴 반 돈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오히려 어리석다고 그는 목소리를 높였다. 그럴 시간이 있으면 차라리 세상의 불공평을 수용하고 더 빨리, 더 멀리 뛰는 게 차라리 본인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그는 "정실 인사가 예전보다 줄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때 실력이 엇비슷하면 당연히 줄 있고 백 있는 사람에게 밀릴 수밖에 없다" 고 말한다. 밀리지 않기 위해선 간발의 차이가 아닌 몇 킬로미터의 차이로 실력 차를 확 벌려놓는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세상 이치가 기본적으로 불공평한 것 아닙니까? 벌써 미국에서, 중국에서, 한국에서 태어났다는 것부터 자기의 먹고 살 거리가 달라지는데. 신을 탓할 겁니까? 각자 다르게 태어난 것은 신의 책임이지만, 다르게 죽는 것은 우리의 책임이지요."
그의 말을 들으니 예전에 본 영화가 생각났다. 형만한 아우가 없다고 하는 가운데도 히트를 친 속편 영화 <공공의 적 2>가 그것이다. 그 영화를 보면 '착한 놈' 역을 맡은 강철중 검사(설경구 분)와 '나쁜 놈' 역을 맡은 한상우(정준호 분)는 3년 내내 같은 반을 한 고교 동창 사이다. 강철중은 한상우와 고교 패싸움에 참가했다가 단체 기합을 받게 된다. 한상우는 재단 이사장의 아들이란 후광 때문에 기합에서 면제받아 '룰루랄라' 체육관을 나서고, 강철중은 담임에게 대걸레로 엉덩이를 맞는 기합을 받는다. 이때 강철중이 이를 갈며 하는 대사가 압권이었다.
세상살이에서 출발선이 다르다는 걸 안 순간 나는 어른이 되었다
문제는 이 불공평함에 대해 부당하다고 동네방네 떠들고 다니면 자기만 에너지 낭비이고 손해라는 것이다. 안톤 오노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에서 '할리우드 액션'으로 김동성의 금메달을 빼앗았다고 해서 문제가 되었다. 올림픽 위원회에 빼앗긴 금메달을 찾는다고 제소하는 등 말도 많았지만 결국 유야무야 되었다. 인생살이도 마찬가지다. 할리우드 액션 같은 태클에 걸리지 않으려면, 안톤 오노의 규칙 위반을 탓하기보다는, 그가 발을 걸 수 없을 정도로 저만치 떨어져 앞서가는 게 수다.
실리콘밸리의 성공한 아시아계 미국인 CEO 제럴드 수 브로드 미디어 코퍼레이션 회장은 성공의 비결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미국 사회에서 1퍼센트도 안 되는 대만인인 내가 주류 사회에 진입해 성공한 비밀이 무엇인 줄 아십니까? 나한테만 미국 사회가 특혜를 베풀었을 리가, 아니 공평했을 리가 있겠습니까? 내가 백인과 똑같이 일한다면 나는 영원히 변방의 아시아인으로 남았을 것입니다. 2배로 일해 봤자 잠깐 주목했을 수는 있겠지요. 그 정도로는 충분치 않습니다. 백인의 3배 정도 열심히 일하니 그들과 똑같이 평가하고 인정해 주더군요. 어디서고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비주류가 주류 사회에 편입되고 인정받기 위해선 그들보다 3배 이상의 피땀을 쏟아야지요."
그는 "신이 인간에게 공평한 것은, 어떤 자녀도 부모의 경험을 물려받을 수는 없고, 시간을 24시간만 준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세상이 불공평하기 '때문에' 를 '불공평함에도 불구하고' 로 바꾼 이만이 전진할 수 있다는 것은 내가 만난 많은 CEO들의 한 목소리였다.
산골 출신으로 지방 농대를 나와 현재는 조그만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J사장. 그는 산전수전, 공중전 고생을 다 거친 인물이다. 그는 재능, 가정 환경 등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해 불평하느라 에너지를 쏟는 이를 보면 왕짜증이 난다고 털어놓았다.
"6살에 음표 하나 고치지 않고 하룻밤에 위대한 걸작을 창작한 모차르트의 타고난 재능에 대해 시기해 본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그런 모차르트인들 사는 재미가 있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치열함은 열등, 불우함을 능가하지요. 진정한 성공이란 것은, 타고난 것이 없는 가운데 자기의 것을 만드는 것입니다. 남보다 뒤떨어졌다는 것은, 목표까지 가는 데 조금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이 걸린다는 뜻이지, 못 간다는 뜻은 결코 아니지 않습니까?"
또 다른 사장 H씨. 그는 60세가 넘은 나이에도 전문 경영인으로서 높은 평가를 받으며 각 기업들로부터 뜨거운 러브콜을 받고 있는 스타 CEO다. 하지만 젊은 시절, 그의 직장 동료나 상사들은 "아니, 그가 어떻게 오늘날 스타 CEO가 됐지?" 하고 의문을 표한다. 경영과는 전연 상관이 없는 전공에, 예전 그가 평직원으로 일할 때는 전혀 빛이 나지 않는 묻힌 인물이었다는 것이다.
H사장은 "지방대란 이유만으로 부장에서 임원으로 승진할 때까지 10년 이상 이유 없이 밀리기도 했다"며, "그때 분을 조용히 삭이며 준비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 시절의 준비가 만년의 성공으로 이끌었다. "길고 짧은 것은 대 보아야 한다"는 말은 맞는 말이다. 그러나 길고 짧은 것을 대 보아 짧은 것을 긴 것으로 반전시킬 수 있는 기회는 순전히 자기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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