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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는 가게는 설득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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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뽕킴 댓글 0건 조회 1,552회 작성일 11-04-30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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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과 소떼를 바람불어가는 쪽으로 몰아가라는 뜻입니다. 바람불어가는 쪽이 ‘영향력(影響力)’이라고 한다면 바람이 불지 않는 쪽으로 몰아가려는 것은 ‘설득(說得)’이 되지요.
 
조조의 100만 대군에 비해 수적 열세에 빠진 유비와 손권의 연합군이 적벽대전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이유에도 ‘바람불어가는 쪽’으로 영향력(화공·火攻)이 무릇 생겨나서죠. 조조는 졌습니다. 왜? '까짓 바람 때문에' 하며 얕보았기에 진 겁니다. 이런 조조를 제갈공명과 주유는 비웃었지요.
 
오피니언 리더<영향력 행사자
 
세계적인 마케팅ㆍ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유명한 마크 얼스가 지은 <허드-시장을 움직이는 거대한 힘>에서는 현대 사회의 진정한 권력은 대중에게 있다고 지적하지요. 요지는 대중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면 시장을 장악할 수 없다는 그런 주장입니다. 책에서 얼스는 말하길, 대중이 믿고 따르는 것은 얼리 어답터가 아니라 친구들이라고 합니다. 그리고는 이렇게 말하지요. 상대의 행동을 이끌어내는 것은 ‘설득(說得)’이 아니라 ‘영향력(影響力)’이라고.

그리고는 충성도 보다는 추천이 더 강력하다, 그러니까 진정한 성공을 거두고 싶다면 ‘오피니언 리더’로서가 아니라 ‘영향력 행사자’로서 사회와 문화·경제를 바라보는 리더의 눈을 가져야 한다는 식으로 조언한 것이지요. 
 
이번 호에 소개하는 ‘선(善)’이란 한자를 잘 보세요. 회의문자로 양(羊)처럼 순하고 온순하며 부드럽게 말(口)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뜻에서 ‘착할 선’으로만 우리의 상식은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의외의 사실 하나, 그것은 부수(部首)을 말하는 것인데 양(羊)이 아니고 엉뚱하게도 구(口) 입니다.
 
여기서 잠깐, 영어 HERD의 사전적 의미를 조사해 보겠습니다.
 
1. (함께 살고 먹이를 먹는 동종 짐승의) 떼
2. (같은 종류의 한 무리의) 사람들-대중
2는 서양에서는 대중이라고 말하지요. 동양에서는 군중이라고 쓰기도 하지요. 군중을 한자로 적으면 무리를 말하는 群衆으로 쓰지요. 어떻든 떼(herd)가 되었든, 아니면 군중(群衆)을 뜻하든 간에 서양이나 동양이나 맥락이나 정황이 통하는구나, 라는 생각을 떨치거나 지울 수 없습니다. 이거 참, 신기합니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군(群)이나 선(羨), 의(義) 자와는 달리 ‘선(善)’이란 한자는 부수(部首)가 왜 다른 것일까요?  유독 ‘선(善)’이란 한자는 ‘입 구(口)’ 자를 부수로 고집하지요.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앞에서 이미 양(羊)처럼 순하고 온순하며 부드럽게 말(口)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뜻에서 ‘착할 선(善)으로만 우리의 상식은 알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게 전부가 아니지요. 선(善)은 착하다 외에도 좋다, 훌륭하다는 의미로도 사용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있습니다. 선(善)의 고자는 두 개의 말씀 언(言) 사이에 양(羊)이 끼여 있는 모양의 한자 ‘譱’으로 쓰였는데, 이 의미는 김근 서강대 교수에 따르면 ‘훌륭한 논변’이 된다고 합니다. 따라서 저는 ‘설득(說得)’으로 보지 않고 ‘영향력(影響力)’이 맞는 뜻이라고 봅니다.
 
상대의 행동을 이끌어내는 말하기는 요컨대 한마디로 쉽지가 않습니다. 이를 한비자는 ‘세난(說難)’이라고 표현한 바 있습니다. 이 표현은 설득의 어려움을 강조하는 것이죠.
 
생각해보세요. 영업사원(세일즈맨)이 어떤 물건을 팔 때 말로 상대를 설득하는 것보다는 누군가 있어, 상대의 친구가 됐든 아니면 애인이 됐든, 부모가 됐든 옆에서 한마디 거들어주면 훨씬 잘 팔리지 않습니까? 바로 이것이 ‘영향력’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1등 가게는 설득으로 팔지 않는다

이번 호는 ‘착한 가게는 설득으로 팔지 않는다. 영향력으로 팔리는 것이다’가 그 주제입니다. 착한 가게는 1등 가게로 보시면 됩니다. 1등 가게는 대중을 상대로 설득하지 않습니다. 이는 따로 마케팅 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왜? 영향력이 있어서죠. 그렇기 때문에 상대의 행동(구매결정)을 이끌어내는 것이 아주 쉬워집니다. 1등 가게는 이미 대중(소비자)에게 ‘영향력 행사자’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다시 <허드-시장을 움직이는 거대한 힘>이 주장하는 바를 참고하겠습니다. 마크 얼스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런던 비즈니스 스쿨의 앤드류 어렌버그(Andrew Ehrenberg) 교수는 4P 전략에서 가격을 낮추는 것이 품질, 유통경로, 프로모션 전략을 수정하는 것보다 효과가 빠르다는 사실을 밝혀낸 바 있다. 이 아이디어를 받아들여 기업이 욕심을 줄이고 고객 충성도를 지금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마음 먹을 수도 있겠지만, 이제 그것만으로는 당신 뜻대로 고객의 이탈을 막기 어렵다. (중략) 내가 말하는 허드 이론(herd theory)은 뒷받침할 만한 증거도 없이 대충 둘러대는 무책임한 주장이 결코 아니다. 의학과 행동과학의 발달로 인간의 군집적 속성에 대한 심원한 진리가
하나둘 밝혀지고 있다.  (26~33쪽, <허드>, 마크 얼스 지음, 강유리 옮김, 쌤앤파커스 펴냄)
 
그렇습니다. 인간은 개별적이고 자기결정적인 존재가 아니라, 주변 사람들과 의사소통으로 영향력에 지배를 받습니다. 따라서 얼스의 논리와 주장은 허무맹랑하지 않고 힘이 실리는 것이죠. 상대가 당신이 운영하는 가게의 장점을 알아주었을 때가 고객관계가 시작되는 타이밍이 되고 설득이 아니라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이지요.
 
악(惡)은 장사가 안 되는 것을 말하고, 선(善)은 장사가 잘 되는 것으로 말할 수 있습니다. ‘선善’이라는 한자는 ‘입 구(口)’ 자가 부수가 되지요. 이것은 앞에서 이미 언급한 바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입소문’을 가리키는 뜻이지요. 입소문이 나면 세일즈 할 이유가 없습니다. 설득(마케팅)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런데 입소문은 ‘공동창조’를 요구하지요.
 
경영이란 ‘바람불어가는 쪽으로 몰아가라’에 충실할 때 역전의 기회와 성공의 길을 열어준다고 저는 확신합니다. 한자 ‘선(善)’에서 그것을 꼭 깨우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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