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소액 청구 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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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뽕킴 댓글 0건 조회 1,996회 작성일 10-05-12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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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자 분에게서 전화 연락이 왔다.
이곳 지역에서 좀 떨어져 있는 소액 청구 법원(Small Claim Court)으로부터 한 달 후에 오전 8:30까지 법원으로 출두하라는 고소장을 받았는데 함께 출석해서 통역을 해 줄 것을 부탁했다.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는 사항인지의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 고소에 휘말리게 된 배경을 듣게 되었다. 그 사연은 다음과 같았다.
쇼핑 몰에서 옷 가게를 하고 있는데 하루는 흑인 여자가 들어와서 드레스 벨트를 사갔다고 한다. 그런데 한 달이 지난 후 사가지고 갔던 벨트를 다시 가져와서, 새 것으로 바꾸어주든지 아니면, 현금(cash)로 반환해줄 것을 요청했다. 반환을 요청하는 이유는 벌써 벨트가 망가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가게 주인은 반환을 해주지 않았다.
그 이유는 첫째, 벨트를 살펴보니 여러번 사용한 흔적이 있었던 것이다. 벨트를 많이 사용해서 여기 저기 흠이 나 있었다. 추측하기로는 연말에 파티마다 실컷 벨트를 사용하고 난 후에 반환을 요청한 것으로 판단되었다.
둘째, 그 벨트에 대한 영수증을 가지고 오지 않았다.
셋째, 여자분이 운영하는 가게에서는 원칙상(Store Policy) 물건을 산 이후에 4일이 지나면 교환이나 반환이 불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자 분이 운영하는 가게는 이런 사실을 알리는 표시판을 가게 여러 곳에 붙여았다고 한다. 이런 이유에서 교환이나 반환을 할 수 없음을 설명하고 그녀의 요구를거절했다.
그랬더니 이 흑인 여자가 인근 지역에 있는 소액 청구 법원에 고소를 했고 그 결과로 고소장이 배달된 것이었다. 여자분은 너무 억울다는 말씀과 함께 이 재판에서 통역을 해 주기를 부탁 했다. 사정을 듣고 보니 도와드려야 하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돕기로 약속을 드리고 전화를 끊었다.
법원에 출두하라는 날짜에 여자분과 같이 법원에 출석을 했다. 법원 재판 장소에는 이미 여러 사람들이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시간이 되어서 법원 경관(Baylor)이 재판에 연관된 사람들의 이름을 차례로 불렀다. 이름이 호명된 후에, 그 경관의 안내에 따라 법정에 들어가 선서를 하고 자리에 앉았다. 선서의 내용은 판사 앞에서 정직하게 대답할 것을 확인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난 후에, 참석한 모두에게 재판 절차와 진행과 관련해서 주의를 주었다. 그 순서는 다음과 같았다.
원고(Plaintiff)가 1) 먼저 자신의 케이스(Case)를 판사에게 피고(Defendant)를 고소한 이유를 설명한단다. 2) 그리고 나서 피고가 그 케이스에 대해 변호할 수 있는 시간을 준다는 것이다. 경관은 케이스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확실한 증거와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마침내 함께 간 여자분의 이름이 호명되었다. 그리고 난 후 얼마의 시간이 지났는데도 원고인 흑인 여자가 출석을 하지 않았다. 순간 이 케이스에서 쉽게 이길 수 있도록 하나님이 도우시나 보다 하는 생각을 하면서 내심 감사했다.
그러나 조금 후에 그 흑인이 나타났다. 그 흑인은 우리를 따로 만나 보겠다고 법원 경관에게 요청했다. 그래서 재판 장소에서 나가 복도에서 서로 잠시 대화를 나누었다. 흑인 여자는 만일 이 벨트를 새것으로 바꾸어 주면 자신이 고소한 것을 취하하겠다고 한다. 그렇게 못한다고 했고 다시 재판장으로 들어갔다. 순서에 따라, 원고인 흑인 여자가 먼저 자신의 케이스를 설명했다. 자신이 이 가게에 연말에 가서 벨트를 샀는데 2 주 후에 물건이 망가졌다는 것이다. 그래서 물건을 새 것으로 바꾸어 주든지 반환해 달라고 했는데 주인이 거절했다고 설명을 했다.
이제 피고인 가게 주인이 대답할 차례가 왔다.
우리는 첫째, 가게 규칙(rule or policy)상 영수증이 있어야 바꾸어 주는데 영수증이 없어서 바꾸어 줄 수 없노라고 대답했다. 둘째, 벨트를 실컷 다 사용해 놓고서 망가진 것을 가지고 와서 바꾸어 달라고 하니까 안 바꾸어 주었다고 말했다.
판사는 원고의 손을 들어준다. 판사가 말하기를 요즘 세상에 누가 그런 조그만 물건 즉 벨트 산 영수증을 갖고 다니느냐는 말이다. 그리고 코스코 (Costco)같은 곳에 가면 영수증 없어도 언제나 바꾸어 준다는 것이다.
영수증 이외에 할 이야기 없으면 케이스 끝난 것이라고 하면서 망치를 두드렸다. 그래서 우리는 별다른 변론을 하지 못하고 머뭇거리다 법정을 빠져 나왔다. 엄숙한 법정에서 미국 판사 앞에 나선다는 자체가 심리적으로 상당한 부담을 느끼게 했다. 편하게 무슨 이야기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다. 판사 뿐만이 아니다. 법정 경관이 서 있고, 판사 앞에 앉아 있는 서기가 말하는 것을 일일이 타이프 치고 있고, 뒤에는 많은 방청객이 앉아 있는 상태에서 공개적으로 모든 케이스가 진행이 되기 때문이다.
판정에 따라, 경리 창구에 가서 그 벨트비 이외에 재판 비인 $60을 별도로 내고 법원을 나왔다.
요약 및 배워야할 점:
1. 일반적으로 소액 재판 법원은 피해 입은 서민의 손을 들어준다는 사실이다. 물론 가게로서도 손해가 있지만 그래도 피해 입은 서민이 더 억울하다는 관점을 판사는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판사는 서민, 즉 약한 자의 편에 서 있음을 배우게 된다. 소자본 비지네스(Small Business)에서 영수증 없는 사람의 물건을 코스코처럼 다 바꾸어 주었다가는 사업을 지탱하기가 어렵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판사가 볼 때에는 가게 주인이 서민인 원고보다 더 힘이 강한(?) 사람으로 보는 것으로 판단된다. 가게를 운영하는 사람은 약간의 손해를 감수해도 큰 피해가 없을 것으로 보고 원고의 손을 들어준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2. 미국에서는 말 보다는 뭐든지 증명해야 한다. 따라서 서류를 챙기는 것이 중요하다. 영수증이든 뭐든 모든 서류들을 버리지 말고 보관해 두는 것이 필요하다.
3. 법정에 서기 전에 변론할 사항과 그에 대한 내용에 대해서 충분한 준비를 해두는 것이 필요하다.
공강국 목사
이곳 지역에서 좀 떨어져 있는 소액 청구 법원(Small Claim Court)으로부터 한 달 후에 오전 8:30까지 법원으로 출두하라는 고소장을 받았는데 함께 출석해서 통역을 해 줄 것을 부탁했다.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는 사항인지의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 고소에 휘말리게 된 배경을 듣게 되었다. 그 사연은 다음과 같았다.
쇼핑 몰에서 옷 가게를 하고 있는데 하루는 흑인 여자가 들어와서 드레스 벨트를 사갔다고 한다. 그런데 한 달이 지난 후 사가지고 갔던 벨트를 다시 가져와서, 새 것으로 바꾸어주든지 아니면, 현금(cash)로 반환해줄 것을 요청했다. 반환을 요청하는 이유는 벌써 벨트가 망가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가게 주인은 반환을 해주지 않았다.
그 이유는 첫째, 벨트를 살펴보니 여러번 사용한 흔적이 있었던 것이다. 벨트를 많이 사용해서 여기 저기 흠이 나 있었다. 추측하기로는 연말에 파티마다 실컷 벨트를 사용하고 난 후에 반환을 요청한 것으로 판단되었다.
둘째, 그 벨트에 대한 영수증을 가지고 오지 않았다.
셋째, 여자분이 운영하는 가게에서는 원칙상(Store Policy) 물건을 산 이후에 4일이 지나면 교환이나 반환이 불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자 분이 운영하는 가게는 이런 사실을 알리는 표시판을 가게 여러 곳에 붙여았다고 한다. 이런 이유에서 교환이나 반환을 할 수 없음을 설명하고 그녀의 요구를거절했다.
그랬더니 이 흑인 여자가 인근 지역에 있는 소액 청구 법원에 고소를 했고 그 결과로 고소장이 배달된 것이었다. 여자분은 너무 억울다는 말씀과 함께 이 재판에서 통역을 해 주기를 부탁 했다. 사정을 듣고 보니 도와드려야 하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돕기로 약속을 드리고 전화를 끊었다.
법원에 출두하라는 날짜에 여자분과 같이 법원에 출석을 했다. 법원 재판 장소에는 이미 여러 사람들이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시간이 되어서 법원 경관(Baylor)이 재판에 연관된 사람들의 이름을 차례로 불렀다. 이름이 호명된 후에, 그 경관의 안내에 따라 법정에 들어가 선서를 하고 자리에 앉았다. 선서의 내용은 판사 앞에서 정직하게 대답할 것을 확인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난 후에, 참석한 모두에게 재판 절차와 진행과 관련해서 주의를 주었다. 그 순서는 다음과 같았다.
원고(Plaintiff)가 1) 먼저 자신의 케이스(Case)를 판사에게 피고(Defendant)를 고소한 이유를 설명한단다. 2) 그리고 나서 피고가 그 케이스에 대해 변호할 수 있는 시간을 준다는 것이다. 경관은 케이스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확실한 증거와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마침내 함께 간 여자분의 이름이 호명되었다. 그리고 난 후 얼마의 시간이 지났는데도 원고인 흑인 여자가 출석을 하지 않았다. 순간 이 케이스에서 쉽게 이길 수 있도록 하나님이 도우시나 보다 하는 생각을 하면서 내심 감사했다.
그러나 조금 후에 그 흑인이 나타났다. 그 흑인은 우리를 따로 만나 보겠다고 법원 경관에게 요청했다. 그래서 재판 장소에서 나가 복도에서 서로 잠시 대화를 나누었다. 흑인 여자는 만일 이 벨트를 새것으로 바꾸어 주면 자신이 고소한 것을 취하하겠다고 한다. 그렇게 못한다고 했고 다시 재판장으로 들어갔다. 순서에 따라, 원고인 흑인 여자가 먼저 자신의 케이스를 설명했다. 자신이 이 가게에 연말에 가서 벨트를 샀는데 2 주 후에 물건이 망가졌다는 것이다. 그래서 물건을 새 것으로 바꾸어 주든지 반환해 달라고 했는데 주인이 거절했다고 설명을 했다.
이제 피고인 가게 주인이 대답할 차례가 왔다.
우리는 첫째, 가게 규칙(rule or policy)상 영수증이 있어야 바꾸어 주는데 영수증이 없어서 바꾸어 줄 수 없노라고 대답했다. 둘째, 벨트를 실컷 다 사용해 놓고서 망가진 것을 가지고 와서 바꾸어 달라고 하니까 안 바꾸어 주었다고 말했다.
판사는 원고의 손을 들어준다. 판사가 말하기를 요즘 세상에 누가 그런 조그만 물건 즉 벨트 산 영수증을 갖고 다니느냐는 말이다. 그리고 코스코 (Costco)같은 곳에 가면 영수증 없어도 언제나 바꾸어 준다는 것이다.
영수증 이외에 할 이야기 없으면 케이스 끝난 것이라고 하면서 망치를 두드렸다. 그래서 우리는 별다른 변론을 하지 못하고 머뭇거리다 법정을 빠져 나왔다. 엄숙한 법정에서 미국 판사 앞에 나선다는 자체가 심리적으로 상당한 부담을 느끼게 했다. 편하게 무슨 이야기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다. 판사 뿐만이 아니다. 법정 경관이 서 있고, 판사 앞에 앉아 있는 서기가 말하는 것을 일일이 타이프 치고 있고, 뒤에는 많은 방청객이 앉아 있는 상태에서 공개적으로 모든 케이스가 진행이 되기 때문이다.
판정에 따라, 경리 창구에 가서 그 벨트비 이외에 재판 비인 $60을 별도로 내고 법원을 나왔다.
요약 및 배워야할 점:
1. 일반적으로 소액 재판 법원은 피해 입은 서민의 손을 들어준다는 사실이다. 물론 가게로서도 손해가 있지만 그래도 피해 입은 서민이 더 억울하다는 관점을 판사는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판사는 서민, 즉 약한 자의 편에 서 있음을 배우게 된다. 소자본 비지네스(Small Business)에서 영수증 없는 사람의 물건을 코스코처럼 다 바꾸어 주었다가는 사업을 지탱하기가 어렵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판사가 볼 때에는 가게 주인이 서민인 원고보다 더 힘이 강한(?) 사람으로 보는 것으로 판단된다. 가게를 운영하는 사람은 약간의 손해를 감수해도 큰 피해가 없을 것으로 보고 원고의 손을 들어준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2. 미국에서는 말 보다는 뭐든지 증명해야 한다. 따라서 서류를 챙기는 것이 중요하다. 영수증이든 뭐든 모든 서류들을 버리지 말고 보관해 두는 것이 필요하다.
3. 법정에 서기 전에 변론할 사항과 그에 대한 내용에 대해서 충분한 준비를 해두는 것이 필요하다.
공강국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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