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에 갈가리 찢어지는 혈육의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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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방아풀 댓글 0건 조회 1,742회 작성일 12-05-09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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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창의 법창일화
남매지간, 형제지간, 부자지간, 조카-삼촌간, 조카-이모부간, 처남-매부간의 골육상쟁의 경우도 봤다. “골육상쟁(骨肉相爭)”이란 글자 그대로 한 몸의 뼈와 살이 서로 싸우는 것으로, 가까운 혈족 사이에 서로 싸우는 것이란다. 그러한 골육상쟁 사건 중 몇가지만 소개할까 한다. 사실을 그대로 얘기하면 더 진실되고 실감이 나겠지만 고객보호라는 의무때문에 원치 않지만 각색을 할 수 밖에 없음을 밝힌다.
제1화: 남매간의 골육상쟁
한 남매가 있었다. 누나가 먼저 미국에 와서 고생하며 열심히 일한 덕분에, 가게도 가지고, 먹고 사는데 걱정은 않게 되었다. 그런데 한국에 있던 남동생이 이민을 왔다. 남동생도 먹고 살아야 했기에, 누나는 동생을 위해 가게를 또 하나 열어 주었다. 그런데 조금 얄팍한 생각을 했다. 자신의 이름으로 가게를 하면 소득이 많아지므로 세금을 줄이고 싶었다. 그래서 가게를 동생이름으로 등록을 시켜 주었다. 그런데 몇년이 지나면서 가게를 운영하던 동생이 돈을 주지 않기 시작했다.
마침내 누나가 가게 명의를 자신의 것으로 바꾸자고 요구했다. 그런데 동생이 완전히 오리발이었다. 가게는 자신의 것이라는 것이다. 누나는 너무나 기가 막혀 개xx, 소xx하며 달려 들었지만 방법이 없었다. 할 수 없이 내 사무실 문을 두드렸고 방법은 소송밖에 없었다. 여러 사람의 소유권에 관한 진술서, 기타 증거들을 모아, 동생을 가게에서 쫓아내는 긴급명령부터 신청했다.
그러나, 동생은 누나 돈으로 그 가게를 샀다는 증거가 없고, 자신만이 가게에서 죽도록 일하며, 가게의 가치를 상승시켰지만 누나는 기여한 것이 없다는 방어 논리를 폈다. 판사는 일단 누나의 주장이 합당하다고 보아 2주 후 정식 청문회를 하자고 했다. 그러나 동생의 방어서류를 본 누나는 믿었던 동생이 이렇게 대응하고 나온다는 사실 자체에 낙담했고, 가족들이 중재를 해 주기를 바라며, 더 이상 싸우지 않고, 소송을 기각하기로 했다.
싸웠으면 충분히 이겼을 사건인데, 누나 입장에서는 너무 서글펐는지, 소송은 포기하기로 했다. 소송장 접수 후 2주일도 전에 기각하였으니, 내가 한 소송 중 가장 빨리 끝난 사건 중의 하나였다. 그리고 나서 어떻게 되었는지는 나는 알지 못한다.
제2화: 형제간의 골육상쟁
이건 한국얘기이다. 3형제가 있었다. 맏형은 한국에서 아버지와 함께 아버지 회사를 운영하고 있었고, 둘째는 미국에 살고 있었고, 3남은 한국에서 다른 사업체를 경영하고 있었다. 아버님이 돌아 가시면서 3형제에게 그 회사 지분을 유산으로 남기셨다.
이건 한국얘기이다. 3형제가 있었다. 맏형은 한국에서 아버지와 함께 아버지 회사를 운영하고 있었고, 둘째는 미국에 살고 있었고, 3남은 한국에서 다른 사업체를 경영하고 있었다. 아버님이 돌아 가시면서 3형제에게 그 회사 지분을 유산으로 남기셨다.
그런데 문제는 회사를 실제로 경영하고 있었던 맏형이 동생들의 지분을 전혀 인정하지 않고 혼자서 몇년동안이나 다 회사 이익을 가져 갔다는 것이었다. 결국 두 동생들이 형을 상대로 한국 법원에서 소송을 했고 승소를 했다. 하지만 지독하단 소리를 듣는 형이라 패소에도 불구하고 그간 가져간 이익도 나눠 주지 않고 회사내에서의 동생들의 위치도 인정해 주지 않았다.
당연히 항소를 할 것 같다며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미국에 사는 둘째가 내게 상담을 해왔다. 물론 내가 미국 변호사이지만 법의 근본과 상식은 어느 곳이나 같을 것 아니냐며 내 의견을 듣고 싶다는 것이었다. 어느 법원이나 1심 판단이 중요하고 중대한 오류가 없는 한 1심 판결을 뒤집지 않는다고 말씀드렸지만 씁쓸함은 가시지 않았다.
제3화: 부자간의 골육상쟁
몇 년 전 소송 사건을 해 주었던 분이 다시 나를 찾았다. 대뜸 아들을 상대로 소송을 해야겠단다.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가 있는데 아들이 어머니 (즉, 아내)와 짜고 회사 돈을 빼돌린다는 것이었다. 자신은 종업원 임금이 체불되어 죽을 지경인데 아들이 그렇게 돈을 빼돌리니 괘씸해도 이만 괘씸하지 않다.
몇 년 전 소송 사건을 해 주었던 분이 다시 나를 찾았다. 대뜸 아들을 상대로 소송을 해야겠단다.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가 있는데 아들이 어머니 (즉, 아내)와 짜고 회사 돈을 빼돌린다는 것이었다. 자신은 종업원 임금이 체불되어 죽을 지경인데 아들이 그렇게 돈을 빼돌리니 괘씸해도 이만 괘씸하지 않다.
그리고는 내 앞에서 아들에게 전화를 해서 아들을 상대로 소송한다고 분명히 얘기하는 것이었다.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아버지를 보내고 난 다음, 평소에도 알고 있었던 처지라, 어머니와 아들을 불렀다. 관련 회계 서류도 가져 오라고 했다. 물론, 어머니와 아들은 그런 일없고 매번 계산 정확히 해서 아버지에게 보내어 주었으며, 다른 망할 것 같은 사업을 하려고 해서, 하지말라고 말리니까 괘씸해서 그런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가져온 관련 서류라는 것이 정식회계 서류가 아니고 손으로 주먹구구식으로 쓴 것이라, 봐도 이해가 안 갔다. 누가 진실을 얘기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아버지의 오해였으면 하고 바랐다. 분명한 것은 소송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일부러 시간을 좀 끌었다.
그리고 나서 다시 아버지를 만났을때 말렸다. 소송을 한 들 무슨 실익이 있겠느냐고 설득했다. 완강한 아버지는 쉽게 수긍하지 않았다. 그러나 몇 달 후 전화를 해왔다. 소송은 안 하기로 했단다. 대신 아내와 이혼은 해야 하겠단다. 할 말을 잃어 버렸다.
이 모든 골육상쟁은 재물에 대한 인간의 욕심에서 비롯된다. 인간의 욕심엔 끝이 없는 듯 하다. 이 끝없는 욕심때문에, 남매도, 형제도, 부자의 관계도 무시되는 것이다. 무소유를 법정 스님은 가르쳤지만 물질문명이 발달한 현대의 보통의 사람들은 무소유를 실천할 수가 없다. 무소유는 바로 불편 아니면 고통, 아니면 그 둘 다를 의미하기 때문에. 휴대 전화기없이 살 수 있는가? 자동차 없이 살 수 있는가? 컴퓨터없이 살 수 있는가? 자동차가 있어야 할 뿐만 아니라 더 안전한 차가 있어야 하고, 더 빨리 달릴 수 있는 차라야 하고 그러면 더 비싼 차라야 한다. 컴퓨터가 있어야 할 뿐만 아니라 더 빠른 성능의 컴퓨터라야 한다.
그러니 회사를 경영하던 맏형은 가져도 가져도 모자랐을 것이고, 가게를 운영하던 동생은 자신이 가게와 이익금 전부를 가지고 싶었을 것이고, 만약 아들의 횡령이 사실이라면 아들은 늙어가는 아버지보다 돈이 더 좋았을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또 누나는 누나대로 자신의 조그마한 욕심때문에 더 큰 것을 잃게 될 위험을 맞이하게 된 것이니, 자신의 이름으로 가게를 가지고 동생을 종업원으로 쓰고, 세금 그냥 내었으면 그런 문제가 없었을텐데 세금 줄이려는 작은 욕심때문에 누나는 동생과 가게 둘 다를 잃을지도 모르게 된 것이다.
역설적으로 우리 형제와 남매는 돈이 없어서 우애가 좋은 경우라고 할까? 적어도 돈 때문에 싸운 일은 없었고 싸울 일이 있을 것 같지도 않으니 말이다. 오히려 어려운 자신의 처지는 절대 숨기고 못 해 주어서 안달이던 우리 누나들, 형을 보면 무소유가 형제, 자매들간에는 참 행복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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