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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쇼퍼, 나만의 쇼핑을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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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harvard 댓글 0건 조회 2,602회 작성일 11-05-16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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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VVIP에게 철저한 맞춤 쇼핑 서비스를 제공하는 퍼스널 쇼퍼가 제공하는 상위 1% 고객의 은밀한 쇼핑 그리고 ‘룰’은 바로 이렇다

“프랑스 본사에까지 연락해서 겨우 구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단 하나밖에 들어오지 않은 제품이에요”…. 드라마 속 주인공은 고객을 위해 준비한 제품의 가치와 의미를 조목조목 설명한다.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의 VVIP 룸에서 ‘사모님’ 또는 ‘선생님’이라 불리는 손님은 퍼스널 쇼퍼가 추천한 명품 백과 의상을 이리저리 맞춰본 후 망설임 없이 구입한다. 물론 정확한 액수는 방송에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하이엔드 브랜드를 다루는 매체에 있다 보니, 손님이 일시불로 지불한 두 개의 백과 날렵한 라인의 검은 정장 가격은 족히 5000만 원이 넘는다는 계산이 대번에 나온다. 이것은 드라마에서만 벌어지는 상황이 아니다. 작가는 실제 퍼스널 쇼퍼의 생생한 경험담을 취재한 후 있는 그대로 표현했다 한다.
백화점 최상위 1% 고객 매출이 전체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실정이다. 그러니 이들을 지극 정성으로 극진히 모시는 것은 당연지사. 어떻게 하면 VVIP 고객을 잘 관리해 그들의 소비를 늘릴 수 있을까가 최대 과제인 국내 백화점은 2000년대에 들어 퍼스널 쇼퍼 서비스를 도입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메이저 백화점으로 꼽히는 갤러리아, 롯데, 신세계, 현대(가나다순)에서 모두 시행 중이다. 기사를 준비하며 각 백화점 홍보실에 취재 협조를 요청했는데 서비스 공개에 동의한 곳은 롯데백화점 명품관 에비뉴엘과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고객의 신상이나 개인 정보 등이 노출되지 않는다면 서비스 자체를 숨길 이유가 없고, 오히려 투명한 시스템을 홍보할 수 있다며 흔쾌히 협조해주었다.

모든 쇼핑은 VVIP 전용 룸에서 국내 1호 퍼스널 쇼퍼로 인정받는 롯데백화점 에비뉴엘의 양유진 실장. 2004년 갤러리아백화점에서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퍼스널 쇼퍼 서비스를 도입했을 때 이 일을 시작했다. 앞서 소개한 드라마의 김인경 작가가 자문을 구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그런 그녀를 백화점 5층에 위치한 VVIP 전용 멤버스 클럽에서 인터뷰했다. 룸에 들어서니 아늑한 조명과 대형 거울, 드레싱 룸, 미니 키친과 티 테이블, 고급 오디오 시스템이 한눈에 들어온다. 벽지와 가구, 소파와 탁자 등은 모두 미국과 유럽에서 들여온 최고급 제품이다. 66㎡(20평) 남짓한 이곳은 그녀가 맡고 있는 백화점의 알짜배기 고객 250여 명을 위한 쇼핑 공간이자 휴식 공간. 프라이빗한 소규모 모임도 즐길 수 있고, 원한다면 호텔의 룸서비스처럼 음식이 들어오기도 한다. VVIP 전용 멤버스 클럽을 이용하는 상위 30%는 명품관에서 소비하는 금액만 연간 10억 원이 훌쩍 넘는 최고의 ‘진객珍客’. 굴지의 재벌, 튼튼한 중소기업의 오너 일가는 물론이고 부동산 부자와 의사·변호사 등 전문직 종사자가 대부분이다. 그런 그들이니 안목과 기대치가 오죽 높겠는가. 양유진 실장이 전하는 그들의 쇼핑 스타일은 대개 이렇다.

“다음 주에 남편의 중요한 비즈니스 사교 모임이 있어요. 2시간 쯤 후에 들를 테니 정장과 백, 구두 모두 알아서 준비해주세요. 옷은 샤넬이나 끌로에 중에서 선택해주시고 백은 콜롬보의 ‘월 스트리트’ 백이나 에르메스의 ‘버킨’ 백 중에서 색깔 괜찮은 것으로 골라주세요.” 최상위 톱 10에 드는 단골 고객의 주문 전화다. 평소 그녀의 취향을 꿰뚫고 있으니 어떤 스타일을 요구하는지, 무슨 색깔이 어울리는지 파악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 즉시 양 실장과 후배 퍼스널 쇼퍼는 부지런히 매장을 돌며 고객에게 맞는 제품을 고르고 클럽 내에 정갈하게 진열해놓는다. 조금 더 욕심내 브랜드 본사에 전화를 걸어 스페셜 에디션이 있는지도 체크한다. 약속한 시각에 고객이 도착하면 각종 스타일링 조언과 함께 선택을 돕는다. 고객은 모든 명품 매장을 일일이 둘러볼 필요 없이 양 실장이 엄선한 상품 중에서 마음에 쏙 드는 물건을 구입할 수 있고, 백화점 입장에서는 고가의 물건을 빠른 시간에 타깃 고객에게 판매할 수 있어 좋다.
현금이나 카드로 그 자리에서 바로 결제하고, 상품권과 사은품도 대신 받아준다. 물건 배달을 요청하면 백화점이 VVIP 고객을 위해 준비한 벤츠 차량으로 기사가 안전하게 가져다준다.

“고객들이 꼽는 이 서비스의 장점 중 하나가 바로 저와 단둘이 의견을 나눌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매장에 가면 아무래도 주변을 의식하기 때문에 ‘이건 어떻다’, ‘저건 어떻다’라고 솔직하게 표현하기가 쉽지 않죠. 다만 수십억을 호가하는 주얼리의 경우에는 제가 매장에 동행합니다. 꼼꼼히 살펴봐야 하고 결정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죠. 마음에 드는 제품 두세 개를 고르면 룸으로 가져와 최종적으로 선택합니다.” 양 실장의 소개로 2년째 퍼스널 쇼퍼 서비스를 이용 중인 박선화(가명, 42세, 소아과 전문의) 씨와 전화 인터뷰를 했다. 그녀는 “병원 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빠 느긋하게 쇼핑할 시간이 없어요. 저에게 맞는 옷을 골라주는 컨설턴트가 필요하던 차에 이 서비스를 알게 됐죠. 옷뿐만 아니라 화장품, 생활용품도 주문하면 모두 준비해주니 편하게 이용하고 있습니다.” 고객 중에는 신분 노출을 극도로 꺼려 백화점 출입 자체를 자제하는 사람도 있다. 이럴 경우 그녀는 고객을 위해 준비한 수억 원대의 명품을 호텔에서 마련한 전용차를 이용해 집으로 ‘은밀히’ 가져다주기도 한다.
퍼스널 쇼퍼 서비스는 고객의 요청으로 진행되기도 하지만 그 반대의 경우도 많다. 예를 들어 명품 브랜드의 신상품이 들어왔는데 마침 그녀가 관리하는 고객의 취향에 딱 맞는 제품이 눈에 띈다면 고객에게 먼저 연락해 정보를 주고 방문 날짜가 잡히면 물건을 멤버스 클럽에 준비해놓는다. 또 에비뉴엘 컬렉션이나 명품 브랜드에서 요청이 들어오면 고객 한 사람 또는 극소수 모임을 위해 트렁크 쇼를 진행하기도 한다. 김성일과 정윤기 등 국내 최고 스타일리스트를 초청하고, 고급 케이터링은 물론 때론 재즈 공연까지 선보인다. 수차례 행사에 참여한 스타일리스트 김성일 씨는 특별한 자리인 만큼 서비스의 강도를 높인다. “고객에 대한 정보와 모임의 성격을 알려주면 거기에 맞는 제품을 섭외해 준비해놓습니다. 현장에서는 그분들을 위한 스타일링 조언을 아끼지 않고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와드리죠.” 백화점 안에서만 진행하면 답답하니 가끔은 장소를 옮겨 청담동의 유명 카페나 평창동 갤러리에서 만날 때도 있다. 5000여 명의 퍼스널 쇼퍼, 미국의 1%를 책임지다

퍼스널 쇼퍼 서비스는 2004년 국내에 처음 도입되었지만, 미국은 이미 1980년대부터 시작해 오랜 역사를 이어왔다. 퍼스널 쇼퍼를 양성하는 전문 교육 기관과 전문 시스템이 따로 있을 정도. 버그도프 굿맨, 바니스 뉴욕, 니먼 마커스 등 고급 백화점에서 근무하는 퍼스널 쇼퍼만 이미 5000명이 넘는다. 사회 지도층이나 할리우드 배우 등 유명 인사를 위한 프라이빗 서비스도 있지만, 일반 고객이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도 많다.해외의 유명 퍼스널 쇼퍼가 고객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는 패션 품목에만 그치지 않는다고 한다. 가구, 여행, 공연, 자녀 교육 등 고객이 원하는 모든 분야의 정보를 제공하고 유명 콘시지어와 이른바 ‘잘나가는’ 뉴욕 증권가의 애널리스트도 소개한다. 또 기업 홍보팀에서 VIP 고객의 선물을 의뢰하면 취향에 맞는 선물을 대신 쇼핑 해주기도 한다. 니먼 마커스 베벌리힐스점에는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퍼스널 쇼퍼 보보 최 씨가 18년째 근무하고 있는데, 그녀는 이 백화점에서 개인 사무실이 있는 2명의 퍼스널 쇼퍼 중 하나다.
그녀가 관리하는 고객 명단에는 베벌리힐스에서도 내로라하는 슈퍼 부자만 100여 명이 넘고, 한국 내 몇몇 재벌도 그 리스트에 포함되어 있다. 보보 최는 2004년 <뉴욕 타임스>에 2면에 걸쳐 소개될 정도로 유명 인사가 되었다.
VVIP 마케팅이 대세가 된 지 이미 오래다. 퍼스널 쇼퍼 서비스는 이제 단순한 트렌드가 아닌, 보다 전문화한 백화점 서비스의 한 영역으로 확고히 자리 잡아가고 있다. 욕심이 나는가? 퍼스널 쇼퍼 서비스를 보다 많은 고객에게 제공하길 바라는 이들도 있지만, 보다 특별하고 은밀한 혜택을 원하는 ‘그들’이 과연 대중화와 평준화를 원할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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