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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VIP 원하는 건 무엇이든 해결 … 21세기형 ‘나만의 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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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ABYS 댓글 0건 조회 2,820회 작성일 11-06-20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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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룩셈부르크 여행을 다녀온 한 기업 CEO는 여행 계획 짜는 것을 현대카드사에 의뢰했다. 예산 범위를 알려주고 여행 일정과 좋은 호텔을 추천받아 만족스러운 여행을 다녀올 수 있었다. 그는 “여행사는 이익을 남겨야 하지만 카드사는 오로지 서비스 차원에서 내 부탁을 들어주기 때문에 더 믿음이 갔다”고 말했다.

이 CEO는 현대 블랙카드의 회원이다. 그는 “급하게 비행기 티켓을 예매하거나 골프장 부킹을 해야 할 때도 도움을 청한다”고 말했다. 필요할 때마다 그가 연락을 하는 곳은 블랙 회원을 대상으로 한 컨시어지 서비스팀. 상위 0.05%의 일정 자격을 갖춘 회원을 상대하는 만큼 최상의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해 현대카드가 자체적으로 꾸린 팀이다.

‘고객 편의를 위한 서비스의 총체’쯤으로 풀이되는 컨시어지(Concierge)는 중세시대 유럽에서 어원을 찾을 수 있다. 성(城)의 촛불을 지키는 사람을 뜻하는 프랑스어 ‘Comte Des Cierges’(영어로 ‘keeper of candle’)에서 유래한 말이다. 오늘날엔 주로 호텔의 고객 서비스를 뜻하는데, 1920년대 이미 ‘세계 컨시어지 협회’가 만들어졌을 만큼 호텔 서비스의 핵심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최근엔 금융사·백화점 등이 VVIP 고객의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지원하는 서비스로 진화했다. 아예 컨시어지를 전문으로 하는 글로벌 기업도 있다. 컨시어지가 경제적 여유는 있지만 늘 시간에 쫓기는 이들을 위한 집사 역할을 해주고 있는 셈이다.

컨시어지 서비스의 원조 격인 호텔에선 주로 정보 제공이 중심이 된다. 일반 투숙객들이 로비에 있는 컨시어지 데스크에 교통·통역·레스토랑 등 관광에 대해 문의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웨스틴조선 호텔 객실팀 컨시어지부의 황정희 대리는 “컨시어지 능력의 핵심은 정보 수집력”이라고 했다. 컨시어지 경력 8년째로 세계컨시어지협회 정회원인 그는 “정보의 신뢰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잡지나 인터넷으로 얻은 정보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직접 체험하고 검증할 뿐 아니라 한 달에 한 번씩 각 호텔의 컨시어지 담당자들이 만나 정보 교환을 한다”고 말했다.

투숙객이 해외 정상, 유명 스타 등 VIP일 땐 보다 심층적인 서비스가 이뤄진다. 비서진에게 미리 취향·식성·동선 등에 대한 정보를 받고 객실 배정부터 식사 메뉴, 객실 비품까지 만족할 수 있도록 풀서비스한다. 신라호텔에서 프레지덴셜 스위트룸 투숙객을 위한 ‘24시간 버틀러 서비스’를 제공하고, 조선호텔이 귀빈 전담 서비스팀 ‘탑스(TOPS:Team of Perfect Service)’를 구성한 것도 VIP들의 까다로운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노력이다.

2005년 블랙카드를 론칭한 현대카드는 블랙 회원을 대상으로 컨시어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주연 프리미엄마케팅 팀장은 “전문성 있는 직원이 고객과 상담하면서 원하는 바를 정확하게 파악해 요청을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매달 300~400건씩 들어오는 고객 요청의 상당수는 공연·여행과 관련한 예약 건이다. 하지만 간혹 고객들은 예상치 못한 요청을 해오기도 한다. ‘단종된 안경테를 꼭 구하고 싶다’는 고객을 위해 전 세계 공장과 백화점을 다 뒤지고 ‘유럽 여행 중 우연히 알게 된 기업이 있는데, 지금 견학할 수 있게 해달라’는 요청에 따라 직접 외국 기업과 e-메일을 주고받아 기업 탐방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간혹 요청을 수행하지 못할 때도 있다. 이때는 고객과의 상담으로 ‘정확하게 원하는 바’를 찾아낸다. 앞서 단종된 안경테가 그런 경우다. 현대카드는 끝내 고객이 원한 브랜드 제품을 구하지 못했다. 하지만 ‘왜 꼭 이것을 가져야 하느냐’고 재차 상담한 끝에 고객이 원하는 건 브랜드가 아니라 제품의 ‘그’ 소재와 디자인이라는 걸 확인하고 조건에 맞는 제품을 구매하기도 했다.

이 팀장은 “고객들은 정확하게 자신이 원하는 바를 집어내기보다는 막연하게 ‘좋은 것’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는 어떤 ‘좋은 것’인지를 알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따라서 고객 개인에 대한 정보력과 소통이 중요하다. 평소 어떤 취향을 갖고 있는지를 알아야 고객의 니즈를 세심하게 만족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고객들의 요청은 상당수 해외에서 이뤄진다. 이 팀장은 “보통 VVIP들은 개인 비서를 두고 있어서 국내에서의 업무는 충분히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현대카드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가동해서 트렌드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컨시어지 서비스를 전문으로 제공하는 기업도 생겼다. 스스로를 ‘라이프스타일 매니지먼트’ 기업이라고 부르는데, 실제 생활 전반의 요청을 전부 들어준다.

퀸터센셜리(Quintessentially)는 2000년 영국 런던에서 시작한 글로벌 컨시어지 서비스 기업이다. 전 세계 60여 개 도시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며 한국엔 2008년 진출했다. 공동창업자인 벤 엘리엇이 영국 찰스 황태자의 부인인 카밀라 파커볼스의 조카인 것으로도 유명하다. 여행과 출장을 위한 호텔 및 교통편, 유명 레스토랑 안내, 쇼핑 대행, 공연·경기 티켓 구매, 가사도우미 섭외 등 전방위 서비스를 제공한다.

하지만 유명해진 건 마돈나를 위해 느릅나무 티백을 항공기로 공수하고, 제니퍼 로페즈가 생일파티에 쓸 공작새 12마리를 준비하는 등 할리우드 스타들의 기상천외한 요청을 수행한 이후다. 벤 엘리엇이 파이낸셜 타임스(FT) 등 언론에서 밝힌 고객 요청도 상상을 넘어선다. ‘자택 서재 뒤편에 배트맨 스타일의 비밀 본부를 만들어달라는 카타르 고객’ ‘아내의 생일에 상하이의 명품 매장 3곳의 문을 닫고 단독 쇼핑하고 싶다는 중국 고객’ 등이 꿈같은 일을 현실로 이뤘다.

이 회사의 외국인 고객들이 주로 일생일대의 중요한 서비스를 요청하는 반면 한국인 고객은 생활밀착형에 가깝다. ‘박지성 출전경기의 티켓 예약’ ‘국내에서 품절된 지미추 구두를 해외에서 구매’ ‘홍콩에서 이동할 차량 섭외 및 아이들을 위한 카 시트 장착’ ‘자녀를 위한 미국 대학 입학서류 및 요건 정리 안내’ 등이다. 퀸터센셜리는 현재 삼성카드 라움, 현대백화점 등과 제휴를 하고 각각의 VVIP 고객에게도 컨시어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개인 회원도 가입이 가능한데, 연회비에 따라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국가의 숫자가 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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