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히카 대통령 "우루과이 높은 경제성장률은 분배정책 덕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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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미 댓글 0건 조회 1,580회 작성일 15-07-18 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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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세 무히카 우루과이 대통령(78·사진)의 신고된 재산은 32만2883달러(약 3억3130만원)이다. 그는 대통령 월급 1만2000달러의 90%를 기부하고 나머지만 챙긴다. 우루과이인들의 평균소득에 맞추기 위해서다. 그래서 별명이 '세상에서 제일 가난한 대통령'이지만 스스로 가난하지 않다고 말한다.
"가난한 사람은 무언가를 가지지 않은 사람이 아니라 끝없이 더 얻고자 하는 사람이다. 내가 사는 데 필요한 것은 딱 그 정도다."

미국 워싱턴을 방문 중인 무히카는 14일(현지시간) 세계은행에서 강연을 했다. 쉽고 거침없는 이야기에 자리를 가득 메운 500여 청중은 박수 대신 폭소를 자주 터뜨렸다.
그는 "일본 같은 나라는 매우 열심히 일해 기적을 이뤘다. 그런데 열심히 일만 해서 잘살게 되는 것은 어쩌면 쉬운 일인지도 모른다. 잘살면서도 스트레스 받지 않고 행복하게 사는 것이 정말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인구 350여만명의 소국 우루과이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고 그는 말했다.
무히카는 최근 10년 새 연평균 경제성장률 5.5%를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분배정책 덕분이었다고 했다. 10년간 임금이 54% 상승했는데, 이는 노사가 함께 논쟁하고 결정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전 세계는 1분에 군사비 20억달러를 쓴다. 나는 한때 정의로운 전쟁이 있다고 믿었지만 이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 돈을 빈곤 퇴치에 써야 한다"고 말해 많은 박수를 받았다. 정의로운 전쟁은 1970~1980년대 군부독재 시절 그가 '투파마루'라는 게릴라의 일원이었던 때를 염두에 둔 말이다.
그는 이 때문에 15년 가까이 감옥에 있었다. 한 청중이 그를 "라틴아메리카의 만델라"라고 칭하자 그는 "만델라는 메이저리그에 계셨던 분이고, 나와는 노는 물이 달랐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그저 동네 아저씨들 중 한 명이며, 그들이 체포하니 감옥에 간 것일 뿐이다. 그걸 신비화하지는 말자"고 했다.
한 청중이 "메르코수르(남미공동시장)의 일원이었던 것을 후회한 적은 없느냐"고 묻자 "전혀 없다. 우리는 라틴아메리카에 속해있고, 우리만의 이웃이 있다. 그것을 묶어주는 근본적인 기반은 아마존이다. 브라질은 대륙국가이고, 결국 그 중심을 향해 우리가 문을 더 열어놓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우루과이는 대마초 재배와 판매를 합법화한 나라다. 그런데 무히카는 지난 12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담배를 '대량살상무기'에 비유하며 규제할 것을 강조했다. 그 배경에는 미국의 담배회사 필립모리스가 우루과이 정부의 담배 규제 정책에 투자자국가소송(ISD)을 벌이고 있는 사정이 있다.
무히카는 넥타이를 매지 않기로 유명하다. 오바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때도 넥타이를 매지 않았고, 세계은행 행사 제목도 '넥타이 풀고 하는 대화(Dialogo Sin Corbata)'였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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