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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에 이기려면 '악어즙'을 마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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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뽕킴 댓글 0건 조회 1,687회 작성일 10-05-13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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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적인 '신비 음료' 게이터레이드 이야기

(올랜도) 김명곤-최정희 기자 = 세계에서 가장 인기 높은 스포츠 음료 '게이터레이드(Gatorade)' 의 고향은 악어(Aligator)의 약자인 '게이터' 가 학교의 마스코트인 게인스빌 소재 플로리다대학(Uiversity of Florida-UF)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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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앨벗슨 진열대에 나열돼 있는 게이터레이드

게이터레이드는 현재 세계 50여개국으로 팔려나가고 있을 정도로 미국의 대표적 음료중 하나가 되었다. 그러나 상당수의 미국인들 조차도 게이터레이드의 근원지가 플로리다주의 플로리다 대학(UF)이라는 것을 알지 못하고 있다.

2002년 게이터레이드 회사가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26%가 게이터레이드라는 이름이 가상의 발명가 '닥터 로렌스 게이터' 에서 나왔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또 2.1%는 이 음료에 들어 있는 비밀스런 성분인 '악어즙' 에서 이름을 따온 것이라 응답하기도 했다.

UF 신장학 교수 로버트 케이드의 연구 '뜻밖의' 브랜드로 연결

1967년 레몬-라임 맛을 지닌 제품으로 유통되기 시작한 게이터레이드는 UF 신장학 교수 로버트 케이드(Robert Cade) 박사에 의해 처음으로 개발됐다.

케이드 박사가 이 음료의 개발을 마음먹게 된 것은 1965년 같은 학교 풋볼 보조 코치인 더글러스의 방문을 받고 나서이다. 더글러스는 학교 선수들이 갈증을 오래 견딜 수 있는 어떤 뾰족한 방법이 없는 지 상의해 온 것.

선수들은 연습이나 경기중 흘린 땀때문에 쉽게 갈증을 느껴 게임에 지장이 많았다. 당시 훈련 코치들은 게임중 선수들이 물도 제대로 마시지 못하게 했다. 그러한 '금기'가 선수들을 더욱 강하게 만든다고 여겼기 때문이었다. 이로 인해 선수들은 물에 적신 타올을 빨아먹는 정도로 만족해야 했다.

우연의 일치였는지 케이드 박사와 그의 동료 샤이어스 박사는 더글러스가 찾아오기 바로 몇달 전에 조그만 분량의 소금과 글루코스(당)로도 인체가 수분을 흡수하기 쉽다는 사실을 밝혀낸 상황이었다. 당시 그들의 연구 제목은 '소량의 염분과 글루코스 그리고 물이 인체내에서 빚는 역학관계' 였다.

이처럼 딱딱한 제목의 연구가 장차 수백만달러짜리의 비즈니스의 발판이 될지는 당시 어느 누구도 짐작하지 못했다. 풋볼 보조 코치 더글러스의 방문이 있은 후 두 과학자는 연구를 진척시켰고 소디움과, 포테시움 그리고 글루코스가 포함된 음료를 만들어 내기에 이르렀다.

소금, 당분 그리고 물이 빚어내는 역학관계 이용

음료가 만들어지던 날, 케이드 박사가 먼저 시음에 나섰다. 한 잔 들어마시던 그가 바로 토해내자 샤이어스 박사가 이번엔 조심스럽게 혀끝으로 맛을 보았다. 화장실 변기용 세제로나 쓰일 것 같은 맛!

다음으로 시음 대상이 된 케이드 박사의 부인은 맛을 본 뒤 레몬을 첨가해보자고 진지한 제안을 했다. 이에 레몬을 타서 시음을 해 본 결과 그럴듯한 맛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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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랜도 센티널지에 실린 케이드박사(오른쪽)
이렇게 해서 일단 어느정도 맛이 정리되자 이름이 필요했다. 연구팀 멤버중 한 사람이 플로리다 대학 마스코트인 '게이터' 를 따와 '게이터레이드' 라 이름 붙혔다. 레몬으로 만든 음료를 '레모네이드' 라고 부르는 것처럼 '게이터'가 만들었다 하여 '게이터레이드' 라 한 것이다.

이후 박사팀은 게이터레이드를 통속에 넣어 풋볼 선수들에게 가져갔다.

박사들의 연구 제품이라 손해볼 것도 없겠다고 생각한 선수들은 일단 마시긴 했으나 선수들 스스로 게이터레이드를 찾기 시작한 것은 그후로 1년이 지난 뒤였다.

또 운이 따르려 했는지 1966년 풀로리다 대학은 학교 풋볼 역사상 최강 팀을 구성하게 되었는데, 당시 쿼터백은 그해 미 대학 최고의 풋볼선수에게 수여하는 '하이즈만 트로피'를 받았고, 후에 감독이 되어 '공중공격의 귀재'로 불리운 스티브 스퍼리어.

그가 자주 미디어에 등장하면서 게이터레이드도 함께 공중파를 타기 시작했다. 또 플로리다대학 풋볼팀 게이터가 잘하면 잘할 수록 게이터레이드의 주가도 함께 올라갔다. 이와함께 실력이 눈에 띄게 상승하고 있던 플로리다대학 선수들이 게이터레이드라는 '기이한' 음료를 마시고 있다는 소문이 퍼져 나간 것.

이즈음 케이드-샤이어스 박사팀도 자신들의 손에 엄청난 황금 마켓이 쥐어져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그들은 1983년 퀘이커 오트밀을 생산하고 있던 스톡클리 반 캠프사에 게이터레이드 생산권을 팔면서 케이터레이드는 바야흐로 미국의 스포츠음료 1인자로 군림하게 됐다. 현재 게이터레이드 미국내 1년 매상은 30억달러!.

게이터레이드에 얽힌 해프닝도 갖가지

사실 게이터레이드에 얽힌 이야기는 게이터레이드의 성공신화만 있는 것이 아니다. 다렌 로벨이 쓴 '퍼스트 인 써스트(First in Thirst)'라는 책에는 게이터레이드로 인해 벌어진 재미있는 헤프닝이 등장한다.

1966년 11월 플로리다대학 게이터는 영원한 맞수 조지아 대학 불독팀을 맞아 잭슨빌에서 경기를 하게 됐다. 그러나 게이터 선수들이 경기장에 나타났을때 자신들보다 항상 먼저와 기다리고 있던 게이터레이드가 아직 당도하지 않은 것을 알게 됐다.

최고의 쿼터백과 함께 시즌들어 무패 행진을 벌여왔던 플로리다 게이터는 6승1패 전적의 조지아 불독을 무난히 이길 것으로 생각했으나 게이터는 결국 이 게임에서 27대 10으로 참패를 당하고 말았다.

이후 패배의 화살은 코치들에게 뿐 아니라 느닷없이 게이터레이드에게로 돌려졌다. 그리고 지역 신문에는 "게이터레이드에게 도데체 무슨 일이?" 라는 기사가 등장하는 등 갖가지 추측이 나돌기 시작했다.

우선 게이터레이드를 실은 트럭이 아예 행방불명 됐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혹은 게이터레이드를 경기장까지 실어다 두었는데 쿨러에서 없어졌다는 설. 또 케이드 박사가 게이터레이드를 몽땅 버렸다는 설 등도 있었다.

다른 소문들도 그럴듯 했지만 케이드 박사가 게이터레이드를 버렸다는 설에는 여러가지 추측이 뒤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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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사진


첫째 케이드 박사가 선수들이 게이터레이드를 마시지 않고 경기에 임했을 경우 어떤 결과가 나타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내다 버렸다는 그럴듯한 '실험설'이 나왔다.

두번째는 전통적인 강호 조지아 불독에게 결국 게이터가 질것이 뻔한데 '놀라운 음료'로 한창 알려지기 시작한 게이터레이드의 이미지가 실추될까봐 케이드 박사가 미리 손을 썼다는 설도 나돌았다.

그러나 78세의 나이임에도 아직 UF 명예교수로 활동중인 케이드 박사는 당시의 이런 추측들에 대해 "말도 안되는 소리!" 라고 밝히고 있다.

그에 따르면 시합 하루전 두 명의 학생을 시켜 게이터레이드를 두 시간 거리의 스터디움으로 실려 보냈으나 어둠이 깔릴 무렵 잭슨빌로 가는 길의 어느 작은 도시에서 정체불명의 트럭이 나타나 차를 길가로 몰아 세웠다는 것이다. 그리고 몇몇 괴한들이 뛰어내리더니 음료가 담긴 박스들을 땅에 내던지고 모조리 밟아버렸다는 것.

다시 부랴부랴 게이터레이드를 준비해 다음 날 경찰을 동원하여 사이렌을 울리며 잭슨빌 경기장에 당도했으나 그때는 이미 하프타임이 지나고 있었다는 것이다.

'게이터레이드 세례' 난처한 상황 부르기도

게이터레이드는 미국 풋볼경기장에 특이한 관례도 만들어 냈다.

이는 '게이터레이드 덩크' 라고 불리는 것으로, 라이벌 간의 경기나 우승을 다투는 경기 등에서 승리가 확정되면 선수들이 감독에게 게이터레이드 한 바케스를 퍼붓는다. 감독은 이날만은 아무리 많은 게이터레이더를 뒤집어써도 즐거워 한다. 미국 풋볼 경기장에서는 지난 40여년간 어김없이 이같은 '게이터레이드 세리머니'의 진풍경이 연출되곤 했다.

그러나 이러한 세리머니는 난처한 상황을 낳기도 했다.

1990년 11월 17일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풋볼 코치 조지 앨런은 역시 선수들로 부터 게이터레이드 세례를 받았다. 그러나 대학의 자금 부족 탓이었는지 게이터레이드 통에는 게이터레이드가 아닌 얼음물이 담겨 있었고 이때부터 건강이 악화돼 6주만에 세상을 뜨고 말았다.

또 2002년 11월 9일 켄터키대 풋볼 코치 가이 모리스는 경기 종료 13초를 남겨두고 승리를 확신한 선수들로부터 역시 게이터레이드 세례를 받았다. 그러나 젖은 옷을 털며 고개를 든 순간 30대 27이었던 스코어가 갑자기 뒤집어져 역전패, '떱떠름한' 게이토레이드의 맛을 보아야 했다.

케이드 박사는 아직도 매일 아침 다른 사람들이 우유을 마시는 시각에 오렌지 맛 게이터레이드 한 잔 씩을 마신다. 그는 돈방석에 앉아 있는 것이 확실하지만 플로리다 대학에서 어느 누구도 그에게 시샘의 눈초리를 보내는 사람은 없다.

게이터레이드의 로얄티로 그동안 플로리다 대학에 전달된 금액은 1억달러에 달하기 때문이다. 또 그는 의대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고 여자 배구팀을 지원하는가 하면 소규모 대학들에 기부도 하고 있다.

게이터레이드 상표에 그려져 있는 번개 그림은 이 음료가 얼마나 빨리 몸에 흡수되는가를 뜻한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100년 만에 맞는 더위라는 올여름 더위에 게이터레이드는 더욱 날개 돋친듯 팔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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