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트 배리어리프 에코 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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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타라곤 댓글 0건 조회 1,640회 작성일 12-06-04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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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반대편.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할까. 차 진행방향, 전기 스위치, 정화조 소용돌이, 심지어 사고 방식까지 반대일 것 같은 곳. 그러니 남반구 호주는 한국인에겐 그야말로 `이국`이다. 여기에 천혜의 자원 `빅3` 드림팀이 가세한다. 남한 크기의 약 64배에 이르는 광활한 국토, 천혜의 자연자원에 중세 유럽 문명의 여운까지 배어 있다.
시드니의 미색에 홀리다
이른 아침, 창공에서 내려다본 시드니는 세 가지 색깔로 그린 한 폭의 유화다. 옥빛 하늘과 바다, 푸른 숲과 나무들 사이로 촘촘히 들이박힌 붉은색 지붕들이 여독에 지친 이들을 산뜻한 자태로 반긴다. 시드니의 명물은 누가 뭐래도 철제 아치의 하버브리지와 요트 돛대를 형상화한 오페라하우스. 이 두 명물과 바다의 절묘한 조화를 완벽하게 감상하기 위해서는 `미세스 맥콰이어 체어 포인트`로 가야 한다. 호주 2대 총독을 지낸 맥콰이어 제독이 출정을 하면 그의 아내가 남편을 위해 기도하며 지냈다는 애절한 사연이 깃든 의자 모양 바위가 있는 곳이다.
초창기 이주민들이 향수를 달래기 위해 런던 센트럴하이드파크를 흉내내 다운타운에 조성한 하이드파크와 오래된 건축물들이 길게 늘어선 옥스퍼드 거리에는 고색창연한 유럽 문명의 잔상들이 있다. 해안이 W자형이어서, 물가가 비싸서 `더블페이`로도 불리는 더블베이. 고즈넉한 거리와 영화 속에서나 볼 수 있을 듯한 아름다운 정원을 갖춘 고급주택이 즐비한 시드니의 베벌리힐스다. 축구장 크기 잔디밭인 더블베이힐스는 더들리 페이지라는 부호가 조망권을 모든 이와 나누기 위해 건물을 짓지 않겠다는 언약을 받고 기부채납한 땅이다. 언덕에 올라서면 시드니 전경이 파노라마처럼 한눈에 펼쳐진다. 왜 이 도시가 리우데자네이루, 나폴리와 더불어 세계 3대 미항으로 꼽히는지를 단박에 실감할 수 있다. 점심식사를 하면서 시드니의 속살을 좀 더 탐닉하려면 런천 크루즈를 타는 게 정답이다.
해안선을 따라 구불구불 40㎞가량을 두 시간 정도 유람한다. 도심 스카이라인, 싱그러운 바닷바람, 와인을 곁들인 뷔페로 오감이 만족한다. 땅거미가 질 때면 도심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있는 남반구 최고 높이 시드니타워로 가볼 일이다. 석양을 등진 스카이라인의 실루엣이 압권이다. 140여 다민족이 모여 사는 나라 최고급 레스토랑답게 아시아 푸드, 콘티넨털 푸드, 지중해풍 유러피안 푸드, 호주 토속 푸드 등 갖가지 메뉴에 눈이 휘둥그레진다. 우리네 유별난 식탐을 배려해 큰 요리접시 옆에 한글로 악어완자튀김, 캥거루구이라고 적어놓은 게 인상적이다. 360도 빙글빙글 돌아가는 레스토랑에서 취기와 함께 점입가경 요염해지는 시드니의 야경에 홀려보자.
그레이트 배리어리프 에코 투어
시드니 공항에서 북쪽으로 두 시간여 날아가 도착한 케언스는 그레이트 배리어리프의, 그레이트 배리어리프에 의한, 그레이트 배리어리프를 위한 도시다. 케언스는 호주가 자랑하는 세계 자연유산 그레이트 배리어리프로 가는 관문이다. 연 300만명에 달하는 그레이트 배리어리프 관광객을 맞기 위해 케언스 20만 인구 중 절반가량이 관광과 자연보존산업에 종사한다.
1981년 미국 BBC방송이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곳 2위로 선정한 바 있는 그레이트 배리어리프. 호주 북동쪽 남태평양에 영국과 아일랜드를 합한 넓이로 펼쳐져 달에서 육안으로 식별할 수 있을 만큼 거대한 그레이트 배리어리프는 세계 최대 산호 군락지이자 해양 생태공원이다. 때문에 케언스 사람들의 대자연 그레이트 배리어리프에 대한 사랑은 남다르다.
"이곳 사람들은 자연을 파괴하기보다 보존하는 게 이익이 된다는 걸 잘 알아요. 쉽게 말해 고래를 잡아서 파는 것보다 고래 생태계를 보여주는 관광산업이 지속적으로 더 많은 이익을 안겨준다는 것을 깨달은 거죠." 케언스 시내에서 만난 해양공원 매니저 필 레이쿡 씨와 둔 매콜 씨가 입을 모아 한 말이다. 실제 이곳에서는 관광객 1인당 환경부담금 5.5호주달러를 거둬 각종 자연보존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이제 그레이트 배리어리프의 매력에 빠져 보자. 그곳 생태계를 둘러보면서 레포츠까지 즐기려면 선러브 리프 크루즈나 오션 스피리트 크루즈를 이용하면 일괄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 여러모로 편리하다. 케언스 선착장에서 쾌속 크루즈선을 타고 일광욕을 즐기며 두 시간가량 항해해 해양공원에 접근한다. 먼 바다로 나갈수록 물색은 더욱 투명해지고 시원한 해풍과 탁 트인 시야가 싱그럽다. 항해하는 동안 한국인 스쿠버다이빙 강사가 다이빙을 즐길 때 주의해야 할 점을 얘기해준다. 한국 관광객이 그리 많지 않은데도 한국인 강사가 있다는 게 궁금해 물었다. "일본이나 중국 관광객은 100명이 와도 5~6명만 다이빙을 하지만 한국 관광객은 10명이 오면 10명 모두 다이빙을 즐겨요." 역시 다이내믹 코리안이다.
마침내 산호군락지 근처 인공섬 푼툰에 도착했다. 지금부터 네 시간 동안 400여 종 산호초, 1만여 종 어족 자원, 청정한 남태평양의 물결, 열대과일과 각종 해산물을 주재료로 한 뷔페 등으로 자유롭게 즐기면 된다. 사실 여유로운 것 같아도 다양한 액티비티를 소화해야 하므로 바쁘다. 대자연의 경관과 속살에 멀리서 시작해 점점 가깝게 다가가 보자.
우선 헬기 관광이다. 또 다른 작은 인공섬으로 이동해 헬기를 타고 끝없이 펼쳐진, 형형색색 산호초 군락이 연출하는 장관을 조망한다. 물론 해양공원 전체 크기를 생각하면 장님 코끼리 만지기겠지만. 조금 더 가까이 보기 위해 수중 관측소에 들어가거나 유리바닥 보트와 반잠수함을 탄다. 다양한 산호초와 크고 작은 물고기떼가 손에 잡힐 듯 눈앞에서 노닌다. 물론 그것들을 만져볼 수 있는 어족 체험 탱크도 설치돼 있다.
다음은 액티비티. 잠수경과 오리발 등을 장착하고 마치 물고기처럼 유영하며 그곳 생태계를 관찰하는 스노클링, 수심 깊은 곳에 들어가 열대어와 노니는 스쿠버 다이빙, 수영을 못하는 사람들이 헬멧을 쓰고 수중 관람로를 산책할 수 있는 시워크 다이빙 등등. 모두 잊지 못할 추억 만들기다. 약속한 네 시간이 다 됐을 무렵, 어린아이만한 각종 물고기들이 힘차게 유영하거나 솟아오르며 먹이를 낚아채는 쇼가 푼툰 파티의 대미를 장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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