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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에너지로 가득한 시뇨리아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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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ngelica 댓글 0건 조회 1,778회 작성일 14-02-11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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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피렌체 주민들이 피렌체에서 가장 아름다운 광장이라고 생각하는 시뇨리아 광장.
광장은 하루에도 몇번씩 이곳을 오가는 셀수 없이 많은 주민과 관광객들의 혼잡한 움직임을 묵묵히 받아들인다.

피렌체 사람들은 예전에 있었던 빨간 벽돌 포장을 바꾼것을 불평한다. 땅 속에 있던 고대 로마 도시 유적을 발굴한 뒤어 기존의 빨간 벽돌이 회색돌로 바뀐것이다. 시정 중심지인 시뇨리아 광장과 종교 중심지인 두오모광장은 보행자전용 도로인 칼차이우올리 거리로 연결된다. 두오모광장이 대성당 주변으로 흐르듯 형성된 공간이라면, 시뇨리아 광장은 건물로 둘러싸인 넓은 공간이다. 여기서는 광장과 그곳의 움직임 자체가 초점이요, 중심이다.
가장 중요한 건물인 팔라초 베키오는 다른 건물들과 일직선을 이루지 않고 광장 안으로 삐죽이 들어와있다. 95미터 높이인 팔라초베키오의 종루는 화려한 색상에 다양한 문양으로 장식된 두오모의 종류와 대칭을 이루고 있다.



시뇨리아 광장에서는 광장 모퉁이의 적당한 지점에 자리를 잡고 광장 중앙을 바라보는 것이 제격이다. 사람과 에너지를 담은 거대한 컨테이너와도 같은 광장을...
이 광장에서 주민, 관광객, 아이들, 개, 말, 비둘기까지 어지럽게 뒤엉켜있는 풍경을 바라다보면 늘 같은 일상이지만 언제봐도 유쾌한 기분이 들게 된다.

시뇨리아 광장은 애초 우베르티(Uberti)가문의 소유였다. 13세기 피렌체의 집권층은 교황을 지지하는 교황당과 신성로마제국 황제를 지지하는 황제당으로 나뉘어 대립하고 있었다. 13세기 중반까지 교황당과 황제당은 번갈아 권력을 장악했고, 실권한 당파는 도시에서 추방되는 상황이 반복되었다. 추방된 당파에 속하는 가문의 집과 탑은 파괴되는 것이 보통이었다. 1266년 베네벤토 전투에서 결정적인 승리를 거둔 교황당이 정권을 장악하자, 2년 뒤어 황제당이었던 우베르티 집안 소유의 건물이 파괴되었다. 황제당 가문의 영구추방을 거듭 확인하는 절차였다. 전하는 말로는 이 자리에 새로운 건물을 짓는 것이 금지되어 이곳을 기점으로 비대칭 형태의 광장이 생겨났다고 한다. 전체적으로 대칭이나 균형이 부족하다보니 들어서는 건물들도 틀에 얽메이지 않고 자유로움을 보여준다. 팔라초 베키오는 위치부터가 변칙적이다. 다른 건물보다 광장으로 한참 튀어나와있다. 종루도 파사드 중앙이 아니라 한쪽에 치우쳐있는데 예전에 세운 탑의 기단을 활용해서 세웠기 때문이다.

시뇨리아 광장은 정치적 중심지인만큼 수많은 정치집회와 시위가 열린 현장이었다. 1940년 무솔리니와 히틀러가 만나 엄청난 인파를 향해 연설했던 것도 시뇨리아 광장의 팔라초 베키오 발코니에서였다.
하지만 요즘 시뇨리아 광장은 긍정적인(?) 행사만 열리는 것 같다.
카니발 행진이 끝나고 꽃수레가 모여 벌이는 성대한 파티, 또 벤뎀미아라는 포도 수확 축제에는 몰려든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국가나 시가 지정한 축일이면 어김없이 축하 음악회가 열리고, 전통의상을 입은 행렬이 광장을 통과한다.


시뇨리아 광장에는 아름다운 조각상또한 큰 볼거리이다. 복제품인 <다비드> 상은 팔라초 베키오 입구 왼쪽에 서 있고, 팔라초 베키오의 거친 석벽에는 보기만 해도 누구인지 알 수 있는 <다비드>의 선명한 그림자가 자리잡는다. 입구 오른쪽에는 바치오 반디넬리의 <카쿠스를 죽이는 헤라클레스> 상이 있다. <다비드>의 왼쪽에는 역시 복제품인 <유디트와 홀로페르네스> 상이 있다. 자신을 죽인 아시리아의 군주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의기양양하게 든 유디트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이렇듯 광장은 진실로 텅 비어본적이 없다. 광장을 찾는, 지나는 사람들로 북적이다가 사람들이 없는 시간에는 조각상들이 광장을 지키기 때문이다.


팔라초 베키오의 한쪽 모퉁이에는 유명한 "넵튠 분수대"가 있다. 이 분수대는 보통 절제되고 차분한 피렌체의 분수대 가운데 가장 화려한 분수대가 아닐까 싶다. 넵튠 분수대의 돌 또는 청동으로 만든 말은 광장의 경찰이나 마차꾼들이 끄는 말과 꼭 닮았다. 과거 힘과 자유의 상징이었던 진짜 사자를 광장 근처에서 길렀다는데, 이를 기념하는 사자상이 광장 여러곳에서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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