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려실기술 별집: 재변과 상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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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타라곤 댓글 0건 조회 906회 작성일 12-06-13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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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 40년 정미 6월에 호서(湖西)와 영남에 우박이 왔다. 우박의 크기는 오리알만하였는데, 새가 맞아 죽고 풀과 나무가 죽었다. 함경 남도에는 우박과 서리가 와서 날씨의 춥기가 겨울과 같았다. 또 사람의 쓸개를 뺀다는 소문이 퍼져 대낮에 성 안에서도 사람이 혼자 다니지 않았다. 지방에까지 이 말이 전파되어 8도가 다 그렇게 되었다. 인심이 흉흉하여 두려워했으며 길에는 사람이 끊어졌는데, 두어 달 후에 비로소 안정되었다. 10월에 혜성이 삼태성(三台星) 사이에 나타났는데 꼬리 문창성(文昌星)과 북두성의 큰 별을 가리키고 길이는 십여 척이었으며 빛은 창백(蒼白)하였다. 달을 넘어서 없어졌는데, 그 이듬해에 임금이 승하하였다. 8월 계해일에 혜성이 삼태성에 나타났는데 꼬리의 길이는 7, 8척이며 빛은 창백하였다. 천시(天市)로 옮기더니, 9월 18일에 이르러 사라졌다. 9월에 태백성이 6일 동안 낮에 나타나고, 12월에는 11일 동안 낮에 나타났다. 그때 혜성이 자미성(紫微星)에서 나와 상태(上台)로부터 중태(中台)를 거쳐 하태(下台)에 이르러 낭관(郞官)과 우림(羽林)을 쓸며 시원(市垣)으로 들어가더니 작아지며 흩어졌다. 임금이 일관(日官)으로 하여금 그 징조를 상고하게 하니, 맡은 관아에서 임금의 병환이 있거나 국상(國喪)이 있을 것이라는 한 조목은 빼어 버리고 아뢰지 않았다. 그런데 임금이 좌ㆍ우 신하에게 이르기를, “이 죄과의 징조가 오직 과인(寡人)의 몸에 있는 것이니 내가 아마 일어나지 못할 것이다.” 하였다. 이듬해에 임금이 승하하였다. 《어우야담(於于野談)》《상촌집(象村集)》 이때 유성(流星)이 여러 번 헌원(軒轅)에 들어가더니, 명년에 궁인(宮人)들이 모두 비명(非命)에 죽었다. 《상촌집》 10월에 강원도에서 흰 꿩을 바쳤고, 낭천(狼川)에서는 흰 까마귀가 나왔는데 뭇 까마귀와 함께 서로 좇아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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