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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와인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 와인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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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harvard 댓글 0건 조회 1,758회 작성일 11-05-16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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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술이자, 전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소비되는 술은? 정답은 와인이다. 포도를 수확한 후 포도즙을 발효해 숙성시키면 완성되는 것이 와인이기에 특별한 도구 없이 와인을 보관할 수 있는 통만 있으면 된다. 포도는 물론이고 사과, 복분자 등 당도가 높은 과일에 소주를 부은 과실주에 익숙해진 한국인들에게도 와인은 ‘할머니 과실주’의 서양 버전쯤으로 시작되었다. 하지만 와인은 생각하는 것만큼 그렇게 간단하지만은 않다. 서양의 와인이 수입되자 ‘소믈리에’라는 전문 직종이 등장하고, 포도 품종과 지역에 따라 와인의 맛과 가격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또다른 와인 문화가 시작되었다. 1960~70년대에는 서울 시내 특급 호텔에서만 와인을 팔았으며, 외국인이나 정부 고위급 관계자들만이 와인을 찾았다.
국내 와인 전문가 1호이자 최초의 소믈리에 서한정 한국와인협회 회장은 “1976년 서울 프라자 호텔에서 처음으로 와인을 담당했다. 한국의 와인이라고는 마주앙이 대표적이었다. 그 당시 호텔에 일본인이 만든 42가지의 와인 리스트가 있었는데, 그것이 국내 최초의 와인 리스트다”라며, 와인 서적이 전무하던 시절 일본의 제1호 소믈리에인 아사다 가츠미가 선물한 와인 교본을 번역해 독학으로 와인을 마스터했다고 한다. 그때까지만 해도 민간 업체의 와인 수입이 허가되지 않던 시절이라 한국관광공사에서 와인 수입을 담당했다. 정부 기관의 고위급 공무원과 대사관 직원 또는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주요 타깃이었다. 와인 교육 기관이라고는 독일상공회의소에서 운영하는 독일 와인 아카데미가 전부였다.

1987 한국 와인 수입 자율화
1988년 서울 올림픽 개최 직전인 1987년 와인 수입 자율화가 발표되면서 한국 최초의 와인 수입 업체인 아영FBC가 설립되었다. 그때 정식으로 수입해 지금까지 사랑 받는 와인으로는 ‘샤토 탈보Chateau Talbot’와 ‘샤토 퐁테 카네Chateau Pontet Canet’가 있다. 11개의 와인 수입사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와인 수입사만 500개가 넘는다. 한국무역협회의 통계에 따르면 프랑스 와인과 미국 와인이 전체 수입량의 80%를 차지했다. 주로 정부 고위층 간부나 기업 인사가 비즈니스할 때 와인을 마셨기 때문에 고급 와인이 인기였다. 1993년 당시 서울 웨스틴 조선 호텔의 프렌치 레스토랑 ‘나인스 게이트’에서 소믈리에로 활동한 한상돈(현재 오룸갤러리 지배인) 씨는 말한다. “와인 수입 자율화가 되었다고 바로 대중들에게 와인이 알려진 것은 아닙니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분들이 주로 와인을 마셨기 때문에 오퍼스 원Opus One과 파니엔테Far Niente 등 미국 고급 컬트 와인이 인기였다.”


1992 전문 와인 숍의 등장 백화점이나 호텔 매장, 공항 면세점 등 한정된 공간에서만 유통되던 와인이 전문 숍에서 거래되며 서서히 와인 대중화가 시작되었다. 가자 주류(현 역삼동 세브도르의 전신)는 위스키와 브랜디 등 하드 리큐어와 와인을 함께 판매하는 최초의 숍으로 좀 더 쉽게 와인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개인이 운영하는 숍으로는 최초로 프리미엄 와인 리스트를 구비한 와인 숍 ‘젤Jell’이 한남동에 오픈했다. 인근에 거주하는 외국인과 주한 미군이 주요 고객이었으며, 국내 최초로 멤버십 전용 와인 바도 열었는데, 이때부터 프라이빗 와인 사교 모임이 시작되었다.

1996 제1회 한국소믈리에대회 소펙사 주최로 제1회 한국소믈리에대회가 열렸다. 그 당시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소속이었던 허동조(현재 선기무역) 씨가 1위를 차지하며 소믈리에에 대한 인식이 정착되기 시작했다. 소펙사의 임명주 소장은 소믈리에대회를 시발점으로 호텔 서비스 업종에 종사하는 이들 사이에서 ‘와인을 공부하는 문화’가 자리 잡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1990년대 초에는 국내 몇몇 호텔에서만 와인이 소비되었기에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주먹구구식 서비스를 진행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한국소믈리에대회를 계기로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와인을 공부하기 시작하면서 와인 전문 웨이터가 등장했다” 고 덧붙였다. 그 후부터는 각 업장마다 스타 소믈리에를 배출하면서 그들의 파워가 커졌다. 한상돈 씨는 “처음 근무를 시작했을 때만 해도 레스토랑에 있는 와인 리스트는 전적으로 식음료 사업부의 책임자가 결정했다. 하지만 소믈리에대회 이후 소믈리에가 업장을 찾는 소비자의 취향을 고려한 와인 리스트를 직접 작성하고, 재고를 관리하는 시대가 왔다”라고 말했다.
1998 와인 전문 웹 사이트와 온라인 동호회 출범 1990년대 중반 PC통신 유니텔에 최초의 온라인 와인 동호회 ‘비나모르’가 탄생했다. 비나모르 회장이었던 우서환 씨와 이상황 씨가 지금은 와인 바를 운영할 정도로 ‘뼈대있는’ 온라인 모임이다. 1998년, IMF 한파로 갓 성장한 와인 업계는 얼어붙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시점에 PC통신과 인터넷을 통해 와인 애호가들의 모임이 하나 둘씩 생기기 시작했다. 외국계 회사에 다니던 최성순 씨는 사표를 제출하고 와인 전문 웹사이트 ‘와인21닷컴www.wine21.com’을 오픈해 와인 칼럼을 기고하고 ‘보졸레 누보 파티’ 등 와인 이벤트를 주최했다. IBM에 재직중이던 은광표 씨도 와인 포털 사이트 ‘베스트 와인www.bestwine.co.kr’을 통해 애호가들을 위한 기본적인 와인 정보를 소개했다.


2000 한국 와인 시장의 봄날
1990년대의 와인 교육 프로그램은 대사관에서 운영하는 VIP 클래스 또는 프랑스농식품진흥공사인 소펙사SOPEXA에서 주최하는 와인 세미나가 전부였다. 하지만 와인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점점 늘어나고, IMF 한파가 점점 수그러질 무렵 논현동에 최초의 정식 와인 아카데미인 ‘서울와인스쿨’이 등장했다. 김준철(현재 한국와인아카데미 원장), 김혁(현재 포도플라자 관장 및 와인 칼럼니스트), 손진호(현재 중앙대학교 와인 전문가 과정 교수)씨가 의기투합해 만든 최초의 와인 스쿨로써 의미가 남다르다. 서울와인스쿨이 와인 동호회나 애호가 위주의 수업을 진행했다면, 최훈 원장이 이끄는 ‘보르도 아카데미’는 호텔 지배인과 수석 소믈리에 등을 타깃으로 ‘소믈리에 재교육원’의 성격을 띠었다. 중앙대학교를 필두로 경희대학교, 세종대학교 등도 산업교육원이나 평생교육원에 와인 전문가 과정을 만들었다.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 고재윤 교수는 “2000년 처음 강좌를 개설할 때만 해도 와인 초보자와 온라인 동호회 회원, 애호가를 위한 강의 중심이었지만, 점점 애호가가 늘어나면서 소믈리에는 물론 와인 수입사와 유통 업체 등 업계 종사자들을 위한 전문 심화 과정이 생겨났다”고 말한다.
와인 산업이 자리를 잡으려면 건전한 비평 문화가 필수적이다. 2000년 전 철도청장인 최훈 원장이 와인 잡지 <르 서울>을 창간하면서 와인 칼럼니스트라는 직업도 이때부터 등장하기 시작했다. 국내에서 처음 와인 칼럼을 다룬 매체는 1996년 창간한 요리 잡지 <쿠켄>. 당시 와인 칼럼을 기고하던 포도플라자의 김혁 관장은 “포도 품종의 이해, 대표적인 와인 산지 설명, 레드 와인과 화이트 와인의 차이점 등 기초적이고 초보적인 내용 위주로 시작했다”며 그때는 평론이라기보다는 기본 지식을 알리는 데 중점을 두었다고 말한다. 이후 <르 서울>은 <와인 리뷰>로 제호를 바꾸고 업계 전문가를 위한 독보적인 매체로 선구자 역할을 했고, 이후 <와이니즈>, <와인 앤 시티> 등 전문 잡지가 잇달아 창간했다. 뿐만 아니라 일반 리빙 잡지나 <럭셔리> 등 프리미엄 멤버십 매거진에서도 고정적으로 와인 기사를 싣기 시작했다. 2001년 귀국해 와인 칼럼을 쓰기 시작한 와인 바 ‘쉐조이’의 안준범 대표는 “2002년을 기점으로 해외 유명 와인메이커가 잇달아 방한해 ‘와인메이커스 디너’(최초는 롯데호텔 서울에서 열린 ‘샤토 무통 로칠드 와인메이커스 디너’다)가 활발해지면서 칼럼니스트나 와인 담당 기자들의 콘텐츠가 보다 다양해졌다”고 말했다.
뭐니 뭐니 해도 20대 후반과 30대 초반의 젊은이들에게 ‘즐기는 와인 문화’를 전파한 것은 2000년 시작한 보졸레 누보 파티. 처음 파티를 기획한 와인21닷컴의 최성순 대표는“와인이 파티와 함께하는 유쾌한 동반자로 인식되는 데 큰 기여를 했다”고 말했다. 매년 11월 세 번째 목요일 자정에 열리는 보졸레 누보 파티는 2000년 첫해만 해도 350명 정도가 참가했지만 그 다음 해에는 1400명이 참가했으며, 편의점에서도 보졸레 누보를 판매할 정도로 와인 붐을 일으켰다. 하지만 2002년 전후로 소비자들이 가격 대비 품질이 뛰어난 칠레산, 호주산, 미국산 와인에 눈뜨면서 보졸레 누보도 잊혀져갔다. 와인나라 아카데미의 김새길 부원장과 <경향신문>의 손현주 기자, 소믈리에 김용희, 유영진 등은 와인에 파티라는 문화 코드를 더한 계기로 보졸레 누보를 꼽았다.
2001 와인 바의 등장 청담동을 중심으로 와인 바가 속속 오픈했다. 안타깝게도 현재는 문을 닫은 ‘더 와인 바’와 ‘엘 비노’는 강남에 생긴 최초의 와인 바. PC통신 동호회 ‘비나모르’의 운영진이던 우서환씨는 홍대에 같은 이름의 ‘비나모르’를 오픈해 강북 최초의 와인 바로 명성을 날렸다. 콧대 높은 청담동에서 착한 가격과 프로페셔널한 서비스로 와인 대중화에 앞장선 곳으로 업계 전문가들이 손꼽는 곳은 ‘까사 델 비노’. 상민규, 이종화 등 숱한 스타 소믈리에를 배출한 곳으로, 최근 오픈 7주년 파티를 열며 여전히 건재함을 자랑하고 있다. 안준범 대표가 운영하는 ‘쉐조이’는 와인과 음악을 함께 향유하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와인 애호가들의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으며, 프랑스에서 건축학을 전공한 이상황 교수는 아카데믹한 와인 바 ‘베레종’을 운영하고 있다.
2003 미디어, 레드 와인의 비밀을 말하다 소주나 위스키 등 독주를 취하도록 마시는 우리네 주류 문화가 술을 통해 인생을 즐기는 문화, 건강을 생각하는 문화로 질적인 발전과 변모를 이루는 데는 각종 TV 프로그램과 잡지, 신문 등에서 보도한 ‘프렌치 패러독스’가 큰 기여를 했다. 이는 프랑스의 경우 흡연율도 높고 버터, 육류 등 동물성 지방의 섭취량이 많은데도 다른 나라보다 심장 질환에 의한 사망률이 현저하게 낮다는 임상 연구 결과를 일컫는다. 이때부터 와인을 잘 모르던 일반인들 사이에 “레드 와인이 몸에 좋다”라는 사실이 널리 퍼졌다. 나라식품 신성호 본부장은 KBS <생로병사의 비밀>을 통해 실험 참가자들이 마셨던 것으로 밝혀진‘제이콥스 크릭Jacob’s Creek’과 ‘컬럼비아 크레스트Columbia Crest’가 방송 직후 날개 돋친 듯 팔렸다고 이야기했다. 그 시기에 할인 마트에서 장을 보는 주부들의 장바구니를 살펴보면 레드 와인 한 병이 꼭 있을 정도라고.


1  와인 바 등장 청담동 ‘더 와인 바’와 ‘엘 비노’를 시작으로 고급 와인 바와 숍이 등장했다. 초기의 와인 바는 와인 동호회의 모임 장소이자, 와인 아카데미, 시음회 장소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됐다.
2 건강에 좋은 레드 와인의 재발견 TV와 신문, 잡지 등에서 ‘매일 마시는 레드 와인 한 잔이면 심장병이 예방된다’는 이론을 소개하면서 레드 와인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3 해외 유명 와이너리 대표의 방한 한국 와인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보르도 그랑크뤼협회를 시작으로 캘리포니아 와인생산자협회 등이 한국 와인 시장에 지대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4 한국-칠레 자유무역협정 발효 2004년 한국무역협회의 자료에 의하면 그해 한국의 칠레 와인 수입량은 프랑스에 이어 2위까지 상승했다. 칠레 와인 중 판매 1위의 영광은 ‘몬테스 알파’가 차지했다.


2004 보르도 그랑크뤼협회 내한 와인 애호가층이 넓어지고 보르도 그랑 크뤼급의 와인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일본에만 방문하던 보르도 그랑크뤼협회Union des Grand Crus de Bordeaux의 60개 업체가 2004년 처음으로 방한했다. 이때 국내 와인 애호가를 위한 대대적인 시음회와 와인 갈라 디너를 열어 고급 와인에 대한 와인 애호가의 욕구를 채워주었다. 까사 델 비노의 은광표 대표는 “보르도 그랑크뤼협회가 내한한 것을 기점으로 나파밸리 양조자협회(NVVA, 2006년), 이탈리아 프리미엄 와인 브랜드 협회 그란디 마르키(Grandi Marchi, 2006년), 캘리포니아 와인협회(CWI, 2008년) 등 해외 유명 와인 단체의 방한이 이어졌다. 그만큼 세계 와인 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위상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방증이다”라고 말한다. 나라식품의 윤영규 사장은 “한국 시장에 와인을 처음 들여올 때는 좋은 와인을 수입하기 위해 직접 와이너리를 방문하고, 또 힘들게 몇 차례 검증을 거치는 것이 보통이었지만 지금은 한국 시장에 와인을 소개하려는 해외 와이너리에서 활발한 PR,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보르도 그랑크뤼협회와 이탈리아 그란디 마르키가 2~3년 전부터 한국 시장을 꾸준히 찾고, 캘리포니아 컬트 와이너리 오너들의 연이은 방문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2004 한국-칠레 자유무역협정 발효 2003년과 2004년을 기점으로 와인에 대한 중산층의 관심이 확대되기 시작한다. 보졸레 누보가 비행기 값이 포함된 값비싼 햇포도주일 뿐이라는 여론이 들끓었고, 밸류 와인에 대한 소비자의 욕망이 점점 커져갔다. <경향신문> 손현주 기자는 “2001년 월드컵 조 추첨을 통해 칠레 와인 ‘몬테스 알파Montes Alpha’가 대중에게 알려졌고 칠레 와인이 가격 대비 품질이 좋다는 언론 보도에 힘입어 수직 성장을 했다”고 말했다. 한국무역협회의 통계에 따르면 한-칠레의 FTA 발효 직전인 2003년 380만 달러에 달하던 칠레 와인의 수입 규모가 2004년에는 2480만 달러로 급성장한 것을 확인할 수있다. 칠레 와인의 블루칩 몬테스 알파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2000년부터 몬테스 알파를 수입한 나라식품 신성호 본부장은 “한-칠레 자유무역협정 발효 후 2009년 현재까지 300만 병을 돌파했다”며 ‘국민 칠레 와인’의 등장을 큰 사건으로 기억한다. 이외에도 ‘카르멘 리제르바 카베르네 소비뇽Carmen Reserva Cabernet Sauvignon’, ‘1865 리제르바 카베르네 소비뇽1865 Reserva Cabernet Sauvignon’이 한국인이 선호하는 칠레 와인으로 등극했다.


2005 와인 공부하는 CEO
대학교수와 의사, 대기업 CEO등 고소득 전문직을 중심으로 보르도 그랑 크뤼급 와인뿐 아니라 부르고뉴 1등급 와인, 미국 컬트 와인, 이탈리아의 슈퍼 토스카나 와인에 대한 관심이 커져갔다. 오피니언 리더들 사이에 ‘와인 바람’을 불러일으킨 주인공은 삼성 이건희 전 회장. 그는 “세계를 정복하려면 와인을 배워라”라는 말로 임원들의 학습 욕구를 자극했으며, 서울 시내 유명 와인 아카데미에서도 CEO를 위한 와인 과정을 만들기 시작했다. 오피니언 리더의 와인 사랑이 점점 대중들에게 알려지면서 덩달아 스타급 와인도 등장했다. ‘티냐넬로Tignanello’는 ‘이건희 와인’으로, ‘샤토 라투르Chateau Latour’는 ‘김정일 와인’으로, 그리고 미국의 유명 컬트 와인인 ‘덕혼Duckhorn’과 가장 대중적인 와인 ‘켄달 잭슨Kendall Jackson’은 미국 대통령 취임 행사 때 등장해 ‘버락 오바마 와인’이라는 애칭을 얻었다.
2006 신의 물방울 몬테스 알파와 카르멘, 에스쿠도 로호Escudo Rojo 트리오가 이끌던 칠레 와인의 독주에 브레이크를 건 대대적인 사건이 일어났다. 일본의 아기 다다시 남매가 쓴 만화책 <신의 물방울>이 등장한 것이다. 와인나라 아카데미의 김새길 부원장은 “이 시리즈는 2005년 11월, 제1권이 발매된 후 와인 교과서라 불릴 정도로 인기를 얻었다. 극적인 대결 구도, 12사도로 선정된 최고의 와인 등은 흥미로운 화젯거리가 되었다”고 그 당시 뜨거웠던 열기를 전했다. <신의 물방울>은 숱한 ‘신의 물방울표’ 와인을 탄생시키며, 부르고뉴 와인 붐을 이끌고, 국내 와인 시장의 소비 패턴에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단순한 만화책 이상의 의미를 넘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대부분 프랑스 보르도와 부르고뉴의 고가 와인이라는 점이 아쉬웠으나 100만권 이상을 돌파하면서 책에 등장한 와인 대부분이 품절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김용희 소믈리에는 “부르고뉴 와인의 대중화에 성큼 다가가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부르고뉴의 고급 와인 메카 샹볼 뮈지니Chambolle Musigny는 와인을 전혀 모르는 사람도 아는 와인 성지가 되었다”라고 전한다.



1 명사의 와인 등장 대기업 CEO와 의사, 변호사 등 오피니언 리더들 사이에서도 와인이 인기를 끌면서 특정 유명 인사가 선호하는 와인이 대중에게 알려졌다. 이건희 삼성 전 회장의 ‘티냐넬로’처럼!
2 ‘신의 물방울’ 신드롬 와인을 소재로 한 일본 만화 <신의 물방물>은 CEO의 필독 도서 목록에 오를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보르도 와인의 독주에 부르고뉴 와인이 브레이크를 건 계기가 되었다. 
3 대기업의 와인 시장 진출 와인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롯데, 신세계, SK, LG 등도 와인 시장에 진출했다. 와인 시장의 거품이 빠지고 대중화에 가속이 붙을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4 마트 와인, 편의점 와인의 시대가 열렸다 2008년 말, 세계적인 경제 침체에도 불구하고 할인 마트와 편의점의 와인 판매량은 늘었다. 매일 가볍게 마실 수 있는 데일리 와인이 대세.


2007 대기업의 와인 산업 진출 2007년 들어 와인 수입액이 1억 6000만 달러(한국무역협회)에 달하면서, 한국 와인 시장은 유례 없는 호황을 맞았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대형 할인 마트와 편의점의 대규모 와인 코너. 이와 더불어 롯데 아사히 주류, 롯데 주류 BG, SK 네트웍스, 신세계 L&B, LG 트윈 와인 등 유수의 대기업이 와인 산업에 진출했다. 조니워커 스쿨의 홍재경 원장은 “현재 2000억 원에 달하는 와인 소비시장에 대기업이 진출한다는 것은 가격의 거품이 빠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 이마트(신세계)와 홈플러스(삼성 테스코) 등은 자체적으로 와인을 수입해 1만 원이 안 되는 초저가 전략을 내세우며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일부 언론에서는 중소 수입 업체가 일군 시장에 자금력과 유통 채널을 앞세워 진출한다며 대기업과 대형 마트를 공격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신세계 L&B는 1만 원도 채 안 되는(6700원) 초저가 칠레 와인 G7을 선보여 현재 이마트 판매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SK네트웍스는 자체 와인 브랜드인 ‘S-레젤로S-Lesailo’를 통해 샤토 발란드로Chateau Valandraud와 마로잘리아Marojallia 등 프랑스 와인과 독점 계약을 맺으며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2008 와인 셀러브러티, 한국을 찾다 와인 마니아들 사이에서 절대적인 권력을 차지하는 와인 평론가의 양대 산맥, 로버트 파커와 잰시스 로빈슨은 와인 업계가 2년 연속 ‘맑음’이었을 때 연달아 한국을 찾았다. 2008년 초, 현대카드는 영국 와인 평론가 잰시스 로빈슨을 초청해 VIP 와인 행사를 진행했다. 그녀의 내한을 기획한 현대카드 측에서 고객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5점 만점에 4.8점을 기록했다고. 이후 5월 말, 서울 신라 호텔과 삼성카드는 와인 평론가 로버트 파커와 파트너십을 맺고 VIP 고객과 오피니언 리더를 대상으로 1인당 100만 원 상당의 갈라 디너를 열었다. 그 후 서울 신라 호텔의 프렌치 레스토랑 ‘콘티넨탈’에서는 연말에도 보르도 5대 그랑 크뤼 와인 갈라 디너를 선보이는 등 ‘파커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2009 대중화의 첫발을 딛다 2008년 하반기, 세계 경제 위기 영향으로 와인 업계도 타격을 받았다. 하지만 이런 위기로 인해 거품을 뺀 중저가 와인 시장이 커지면서 진정한 와인 대중화의 시대가 열렸다. 매일 즐겨 마시는 마트용 와인을 뜻하는 신조어 ‘데일리 와인Daily Wine’이 탄생했다. 데일리 와인을 주로 유통하는 금양 인터내셔널은 2006년 총 16만 5000여 병을 판매했고, 2008년에는 30% 이상 늘어난 21만 병을 판매했다고 밝혔다. 홍보팀의 김상미 대리는 “전문가들 사이에서 ‘달콤한 모스카토 다스티Moscato d’Asti의 성공은 와인 대중화의 시작’이라는 말이 있다. 2008년 할인 마트 판매 순위 10위권 내에 절반 이상을 모스카토 다스티가 차지했다”라며 모스카토 다스티와 더불어 피크닉을 갈 때 즐길 수 있는 중저가 신세계 와인이 인기라고 말한다. 이뿐 아니라 가로수길과 압구정동의 카페 골목에 가면 낮에 가벼운 스파클링 와인이나 스위트 와인을 마시는 이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국산 와인 양조업계에 대한 관심도 늘고 있다. 대부도 그린영농조합의 ‘그랑 꼬도’, 강원도 삼척의 ‘끌루너와’, 횡성 ‘디오니 캐슬’ 등은 국산 와인 시장에 청신호를 켠 대표 주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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