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Wine: 포므롤과 생테밀리옹
페이지 정보
작성자 yale 댓글 0건 조회 1,706회 작성일 11-04-25 17:47
본문
포므롤과 생테밀리옹은 강 건너 마을 메독에 비해 훨씬 늦게 세계 시장에 알려졌다. 나룻배 외에는 이렇다 할 운송 수단을 갖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었는데, 시장 개척의 불리함은 곧 완전히 독자적인 양조방법을 만들어내는 원동력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메독이 모래 토양을 선호하는 카베르네 소비뇽을 주종목으로 하는 것과는 달리 포므롤은 진흙 토양에 잘 어울리는 메를로를 바탕으로 하여 부드러우면서 힘 있는 와인을 만들어낸다.
이건희 회장의 와인 페트뤼스
지난해 7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을 삼성그룹 영빈관인 승지원으로 초청해 저녁식사를 대접했다. 중국음식과 함께 제공된 와인은 크리스탈 샴페인과 부르고뉴산 ‘부샤르 페레 에 피스 몽라셰’ 그랑크뤼 화이트 와인 그리고 레드 와인으로는 페트뤼스를 냈다. 빈티지(생산년도)에 따라 차이가 있기는 해도 샴페인과 화이트 와인은 100만원대, 페트뤼스는 300만원을 호가한다.
고가의 명품와인 페트뤼스가 생산되는 곳이 바로 포므롤이다. 페트뤼스는 보르도의 여느 와인과는 달리 메를로라는 단 한 품종만으로 와인을 빚는다. 이 지역의 토양이 메를로의 생장에 적합한 진흙질이기는 해도 단 품종으로 지상 최고의 와인을 만드는 것은 지극히 어려운 일이다. 더구나 이 와인은 1년에 고작 3만병, 작황이 좋은 해라도 4만 병을 생산하는데 그친다.
메를로를 바탕으로 한 와인들은 대개 부드러운 맛을 띠는 걸로 알려져 있지만 유독 포므롤 특히 페트뤼스에서는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맛을 지니고 있다. 타닌 성분이 많지 않아 바디가 허약할 우려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풀 바디를 유지하는 것은 이 지역의 검은 진흙 덕분이라고 한다.
가장 작은 마을 포므롤
굳이 페트뤼스가 아니라고 해도 포므롤 지역의 와인은 보르도 지역에서 가장 비싸고 귀한 와인으로 꼽힌다. 포므롤 지역 자체가 워낙 좁다보니 생산량이 적은 것도 원인이지만 토양과 품종 그리고 기후의 절묘한 조화가 포므롤의 신화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730헥타르에 불과한 이 마을은 그 중 650헥타르가 포도밭일 정도로 오로지 포도만을 위한 마을이다. 이렇게 좁은 지역이지만 토양의 미묘한 차이- 자갈과 모래, 진흙의 많고 적음에 따라 세 지역으로 세분된다.
포므롤에는 보르도 와인을 만드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선망하게 마련인 특등급 와인이 없다. 그것은 도르도뉴 강을 가로질러 보르도 시와 연결되는 다리가 놓이기 전까지만 해도 오지 취급을 받았기 때문이다. 거기에다 굳이 몇 등급이라는 이름 붙이지 않더라도 보르도의 어느 와인과 겨루어도 품질 면에서는 뒤지지 않는다는 자부심이 바탕에 깔려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질 수 없다. 르팽
페트뤼스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또 다른 와인 르팽 또한 포므롤을 이야기할 때 빠트릴 수 없다. 3만병 남짓 생산된다는 페트뤼스도 르팽에 비하면 엄청난 생산량이라고 할 수 있다. 적게는 5천병에서 아무리 많아도 1만 병을 넘어서지는 못한다. 이런 희귀성도 페트뤼스와 견줄 수 있는 원동력이 됐을 것이지만 아무리 귀해도 맛과 향이 받쳐주지 못한다면 어림없는 일이다.
르팽 역시 포므롤 와인답게 메를로를 기본으로 한다. 무려 98%의 메를로에 2%의 카베르네프랑을 섞어 넣는다. 신맛이 덜하며서 부드러운 맛에 까베르네 프랑이 피워올리는 아로마가 르팽의 명성을 지탱하는 비결이다.
이외에 라 콘세이앙트, 샤토 클리네 등도 포므롤의 명가로 통한다.
유네스코 문화유산 생테밀리옹
생테밀리옹은 포도 산지라는 걸 제외하고도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세계 문화유산에 선정될 정도로 아름다운 마을이다. 보르도에서도 가장 고풍스러운 이 마을은 자동차 대신 마차만 들여다 놓으면 중세와 현대를 구분할 수 없을 만큼 세월이 비껴간 곳이다.
왼쪽으로는 도르도뉴강과 합류한 지롱드 강이 유유히 흘러가고 포도밭은 완만한 경사를 이루며 언덕을 넘어간다. 이 곳 역시 포므롤과 마찬가지로 진흙질의 토양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경작되는 포도 또한 메를로가 주를 이룬다. 그러나 포므롤 지역보다는 자갈과 모래가 더 많이 포함돼 있어 메독과 포므롤의 중간 정도의 토양이라고 할 수 있다.
생테밀리옹에도 1855년에 선정한 특급와인에 포함된 양조장은 하나도 없다. 그래서 이 지역 자체로 등급을 나누고 있는데 한 번 매겨진 등급을 평생 안고 가야하는 타 지역과는 달리 10년마다 새롭게 선정해 훨씬 객관적이고 공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생테밀리옹에서는 샤토 오존(Chateau Ausone), 샤토 슈발 블랑(Chateau Cheval-Blanc) 2개의 특1급 포도원 A(프리미에 그랑 크뤼 클라세A; Premiers Grand Cru Classe Class A)라고 부르고, 특1급 포도원B를 프리미에 그랑 크뤼 클크라세B(Premiers Grand Cru Classe Class B)라고 부르며 13개를 지정하고 있다.
프리미에 그랑크뤼 클라세B는 샤토 앙젤뤼스(Chateau Angelus), 샤토 보세쥬르 베코(Chateau Beau-Sejour Becot), 샤토 보세쥬르(Chateau Beausejour), 샤토 벨레르(Chateau Belair), 샤토 카농(Chateau Canon), 샤토 피작(Chateau Figeac), 샤토 라 가플리에르(Chateau La Gaffeliere), 샤토 막들렌(Chateau Magdelaine), 샤토 파비(Chateau Pavie), 샤토 파비-마캥(Chateau Pavie-Macquin), 샤토 트롤롱-몽도(Chateau Troplong-Mondot), 샤토 트로트비에유(Chateau Trottevieille), 클로 푸르테(Clos Fourtet) 등 총 13개가 있다.
샤토오존
50%의 메를로와 50%의 카베르테 프랑으로 만들어지는 샤토 오존은 연간 3만병 정도 생산되는 귀한 와인이다. 짙은 주홍색을 띠며, 카베르네 프랑의 풍부한 향기를 자랑한다.
샤토 오존은 지하에 카브(저장고)를 갖고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며, 심사과정에서 특1급으로 판정 받지 못하면 그 해에 생산한 모든 와인을 벌크로 판매하는 등 명성을 유지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1991년 산 와인을 모두 팔아버려 샤토 오존에는 1991년산 와인이 존재하지 않는다.
샤토 슈발 블랑
오랫동안 보르도의 8대 샤토의 하나로 명성을 유지해온 슈발블랑은 탄탄한 구조감과 파워가 장점이다. 토양의 특성을 최대한 살려 카베르네 프랑 57%, 메를로 41%를 사용해 뚜렷한 개성의 와인을 빚는다.
모래와 자갈이 표층과 심층을 번갈아 가며 분포된 독특한 지질은 고품질의 와인을 생산하는데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진흙은 포도나무 뿌리에 수분 공급을 효과적으로 공급하는 반면에 자갈과 모래는 조기 수확을 촉진하는 따뜻한 기후를 형성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포도에 생육에 지장을 주는 대서양에서 불어오는 찬바람과 가을비의 영향을 여느 보르도 지역보다 덜 받는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