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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와인을 표현하다 - 부르고뉴 그랑퀴르에 도전하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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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파슬리 댓글 0건 조회 2,841회 작성일 11-11-04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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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음노트

FAIVELEY ECHEZEAUX GRAND CRUS 1997

부르고뉴 그랑퀴르에 도전하는 날이다. 오늘 내 인생의 로망이 찾아올까??

피노누아의 특징인가보다. 색깔은 RED에서 RED BROWN 쪽이다.

코 끝에 향이 남는다.

정말 정말 FULL BODIED하고 뒤끝의 여운이 길게.. EXTENDED하다.

전체적으로 매운맛이 골고루 퍼진다. 아.. 온몸에 전율이 느껴진다.

그리고 순간 편안한 느낌이다. 온몸에 쏴~악 퍼지는 이 느낌.

눈을 감고 맛에 취해본다. 정말 독특한 맛의 와인이다.

냄새가 기가 막히다. 오늘 마신 와인 중에 최고이다.



나의 와인 시음노트 중 하나이다. 특별한 것도 전문적인 느낌도 전혀 없는 그저 평범한.

와인을 마시면서 가장 어려운 일은 단연코 테이스팅 하는 일일 것이다.

와인을 한 모금 입에 물고 내가 아는 모든 지식을 동원해 그 맛과 향을 표현하려고 애써 봐도 도무지 무슨 맛인지 표현이 안 된다.

비교해서 마시다 보면 정말 맛있는 와인들이 있다. 그런데 ‘정말 맛있다’ 외에 나의 짧은 어휘력으로는 감당이 안 된다. 때론 이 맛이 저 맛 같고, 저 맛이 이 맛 같다.

능숙한 솜씨로 와인 잔을 흔들며 갖가지 향들을 잡아내는 사람들을 보면서 타고난 절대 미각과 후각도 없으면서, 후천적 가능성마저도 보이지 않는 내 자신을 동정하기 바빴다. 가혹한 시간들이 흘렀다.

하지만 그만 둘 수는 없었다. 순간순간 빠른 느낌을 적어내기도 하고 은유적 표현이나 비유법에 집착한 적도 있었다. 섹시하게 표현하기 위해 노력한 적도 있었고, 평론가들의 평론에 맥없이 동조했던 때도 있었다.

어떻게 하든 표현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고, 그리고 즉흥적인 시상 같은 메모에서 탈피해 와인의 풍미할 수 있는 날이 언제나 오려는지..

그러나 누구나 와인을 시음하는 것은 그들 자신만의 독특한 방식과 표현이 있다.

정답은 더구나 있을 수 없다. 하지만 일반적인 와인의 시음 방법을 통해 각자의 테이스팅 노트를 작성해 보기 바란다.



먼저 눈을 즐겁게 하자.

와인을 와인 잔의 1/3 이나 반절 정도 따른다. 너무 적어도 와인의 향을 맡기가 어렵고 너무 많으면 흔들었을 때 넘치기 쉬우니 적당히 조절한다. 밝은 곳이나 흰 벽면 , 아니면 가지고 있는 흰 종이를 와인 잔 뒤에 대고 투명도, 색상, 채도, 점성 등을 살핀다.

레드와인의 경우 와인의 색이 갈색으로 변해 있다면 양조 상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이번엔 코다.

감별사 중엔 맛보지 않아도 눈과 코로만 감별하는 사람도 있다지만 우린 와인 잔 깊이 코를 박고 입을 약간 벌리면서 향을 맡아본다.

전반적인 향, 아로마(포도에서 나는 냄새), 부케 (발효과정,숙성 등 양조과정에서 나오는 향) 를 느껴보자. 예를 들면 과일향, 나무냄새, 기분 좋은 향, 복잡 미묘한 향, 강렬한 향등의 표현을 써서 말이다.



세 번째는 시음의 마지막 단계인 입이다.

와인을 한 모금 입에 물고 입술 사이로 살짝 공기를 들여 와인향이 입안에서 활짝 피어나게 해본다. 공기를 마실 때 나는 후르룩 소리나 입가로 흘러내리는 와인을 닦으면서 수줍어하진 말자.

당도나, 탄닌의 많고 적음, 신맛의 정도, 밀도(Light, Medium, Full bodied등으로 표현) 뒷맛의 여운(짧다. 적당하다. 길다 등으로 표현), 그리고 밸런스(좋다, 나쁘다, 완벽하다

등으로 표현)등을 체크한다.



마지막으로 총평을 통해 사람들과의 대화를 즐기면 된다.

눈과 코와 귀의 즐거움에서 소외당한 우리의 귀를 즐겁게 해주기 위해 경쾌하게 와인 잔 부딪치는 소리를 내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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