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총 생산량의 0.2%만 나오는 샴페인 ‘크루그 그랑 퀴베’(왼쪽)와 특유의 풍부한 과일향으로 인기있는 제이콥스 크릭 스파클링 샤도네이 피노 누와. 뙤약볕에 지친 여름날 오후, 와인 한 잔은 기분전환의 묘약이다. 특급호텔 소믈리에 4인이 추천하는 여름에 마시기 좋은 와인을 소개한다.
산뜻한 청량감 '스파클링'이 제격
산도가 높아 지친 심신에 활력을 주고 탄산 특유의 청량감이 더운 날씨에 제격이라는 것.
레드나 화이트 와인은 개인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제각각이지만 스파클링 와인은 맛이 무난해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다.
흔히 떠올리는 스파클링 와인은 프랑스 샹파뉴 지방에서 생산되는 샴페인.
샹파뉴 이외의 곳에서 생산되는 것을 스파클링 와인 혹은 뱅드 무쉐라 부른다.
소믈리에는 "섬세하고 힘 있는 버블의 느낌이 입안을 가득 채워주면서 비스킷 향과 신선한 사과향이 조화를 이룬 샴페인의 맛은 예술에 가깝다"며 샴페인 예찬론을 펼친다.
샴페인은 종류가 많고 메종에 따라 개성 있는 스타일의 맛을 보여주는 데 특히 '돔 페리뇽(Dom Perignon)'은 할리우드 스타들이 즐기는 등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와인이다.
꽃향기 머금고 기분까지 유쾌하게
스파클링 와인의 탄산이 싫다면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이 정답이다. 소비뇽 블랑은 프랑스 루아르 지방이 원산지인 청포도 품종. 꽃.과일향이 풍부해 상큼한 맛이 강하고 다른 와인에 비해 가볍게 마시기 좋다.
이 소믈리에는 "톡 쏘는 스타일로 풀내음과 구스베리 열매 아스파라거스 향이 어우러져 기분을 유쾌하게 만드는 와인"이라며 "여름에 마시면 온몸이 시원해지는 듯 상큼한 와인"이라고 소개했다.
프랑스가 원산지이나 최근에는 뉴질랜드 말보로 지역과 미국 나파밸리산이 인기를 얻고 있다. 여름에 좋은 와인인 만큼 시원하게 마시는 게 제격이다. 스파클링 와인은 6~8도 소비뇽 블랑은 약 9~12도로 마셔야 제 맛을 느낄 수 있다.
디저트류 해산물요리와 찰떡궁합
와인을 제대로 즐기는 데는 잔의 역할도 만만치 않다. 스파클링 와인은 가늘고 긴 원통형 잔인 플뤼트 글라스(flute glass)에 따라 마신다.
기포가 부드럽게 피어오르는 모습을 보면 청량감을 눈과 입으로 함께 느낄 수 있다. 소비뇽 블랑은 향을 느끼면서 차가운 온도에서 조금씩 마실 수 있도록 볼 형태의 작은 와인잔에 마신다.
와인과 궁합이 맞는 음식은 무엇일까.
소믈리에는 과일 타르트나 셔벗.케이크 등 디저트 류와 해산물.닭고기 요리를 추천했다. 소믈리에의 추천요리는 해산물 그릴. 특히 석쇠에 굽거나 토마토소스를 곁들인 바닷가재 요리를 꼽는다. 소비뇽 블랑은 훈제연어나 아스파라거스 같이 재료의 풍미가 강하면서도 가벼운 요리와 어울린다고.
명품 스파클링 와인‘돔 페리뇽’ 이야기
17세기 말, 프랑스 샹파뉴 지방의 오빌리에 수도원. 샴페인을 처음 발견한 수도사 돔 페리뇽은 그 맛을 이렇게 표현했다. “형제여, 형제여… 별을 마셨습니다!” 당시 샹파뉴는 날씨 탓에 발효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와인에 가스가 생겨 병이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폭발하는 경우가 잦았다. 사람들은 이렇게 병이 터져버린 와인을 ‘악마의 와인’이라 부르고 마시지 않았는데 돔 페리뇽이 특별한 맛을 발견한 것. 사람들이 기피하던 악마의 와인은 이렇게 새로운 와인으로 태어났다. 1952년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의 대관식과 1981년 찰스 황태자와 다이애나비의 결혼식에도 등장했다. 현재 빈티지·로제 빈티지·외노떼끄 빈티지의 3종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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