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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궁테러 실화 바탕 영화 '부러진 화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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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미 댓글 0건 조회 646회 작성일 15-07-19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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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는 왜, 판사를 겨냥했을까
석궁테러 실화 바탕 '부러진 화살'
 
수학과 교수인 김경호는 동료 교수가 출제한 대입시험 문제의 오류를 지적한다. 대학 측은 문제를 그냥 덮지 않은 채 오류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김 교수를 재임용에서 탈락시킨다.
영화는 김경호란 독특한 캐릭터의 성격을 드러내면서 시작한다. 그는 원칙을 목숨처럼 지키는 사람이어서 그 틀을 한 발짝도 벗어나지 않는 고집불통이다. 학교 측의 부당한 처사에 대해 소송을 낸 그는 이 학교 출신인 판사가 대학 측의 손을 들어주면서 잇따라 패소하자 판사들에게 원칙을 깨우쳐 줘야 한다는 생각으로 석궁을 들고 담당 부장판사를 찾아간다.

이어 장면은 법정으로 바뀌고, 판사는 피 묻은 옷을 증거로 내밀며 자신이 테러를 당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김경호는 위협만 했을 뿐 판사를 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김경호는 판사든, 변호사든 자신의 말을 끊으면 화를 내거나 심지어 재판을 거부하기까지 한다. 변호사들은 이런 김경호에 혀를 내두르며 나가떨어지지만, 노동 전문 변호사 박준이 사건을 맡게 되면서 상황은 달라지기 시작한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석궁 테러 사건'을 바탕으로 한 영화는 지난 10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된 이후 화제가 됐다. '석궁 테러'란 김명호 전 성균관대 교수가 교수지위 확인 소송에서 잇따라 패소하자 2006년 1월15일 항소심 재판장이었던 박홍우 판사를 찾아가 석궁으로 쏜 혐의로 기소된 사건을 말한다.
영화는 실화를 담은 동명의 르포소설을 원작으로 했지만, 에피소드를 구축하는 데 있어 약간의 허구를 가미했다. 김명호 교수가 김경호(안성기) 교수로, 변호사 박훈(박원상)이 박준으로 바뀌고, 허구의 인물인 사회부 기자 장은서(김지호)가 추가된 정도다.
영화는 사법부의 위선과 부조리를 고발한다. 박준·김경호가 법정에서 진실을 따지는 과정을 비중 있게 다루며, 사법부가 권위 유지를 위해 개인을 어떻게 짓이겨버리는지를 짜임새 있게 보여준다.
과연 우리 사회의 법치주의가 제대로 구현되고 있는지 돌아보게 만든다. 관객이 납득하기 쉽게 끊임없이 잔잔한 재미를 안겨주며, 서서히 법정 공방의 현장으로 끌어들일 줄 안다. 장면 전환도 빠르고 군더더기도 없다. 극이 진행될수록 강해지는 흡인력으로, 관객 마음을 이끌어가는 솜씨가 실로 기가 막히다. 사회적인 문제를 날카롭게 건드리면서도 매끄러운 호흡으로 드라마와 유머를 조화시켜 상업영화로서의 미덕도 갖췄다.
 
'부러진 화살'은 사법부의 위선과 부조리를 고발하며 우리 사회에 법치주의가 제대로 구현되고 있는지 돌아보게 한다.
 
안성기. 늘 우리 곁을 지켜 온 배우라서 사실 그의 연기력에 대해 꼼꼼히 따져본 적이 없다. 영화 '부러진 화살'은 그가 왜 '국민배우'로 불리는지를 깔끔하게 설명해 준다. 안성기는 이 영화에서 '안성기적인, 안성기 스타일'을 죄다 쫙 빼냈다. 평소 익숙한 안성기는 없다. 깐깐하고 고집스러운 김경호만이 있다. 철저하게 캐릭터에 녹아든 것이다. 관객들은 사법부라는 거대조직을 상대로 소신 있는 발언과 행동을 일삼는 김경호의 감정선을 따라, 그가 부당한 대우를 받는 순간에는 가슴 먹먹한 분노와 여운에 사로잡히고, 논리적 변론으로 판검사들을 쩔쩔매게 하는 순간에는 통쾌함을 맛보게 된다.
 
 
 
"이게 재판입니까? 개판이지."
이 대사는 두고두고 남을 듯싶다. 항상 준비된 실력파 배우 박원상의 재발견도 기쁜 일이다. 능글능글하면서도 정의감을 잃지 않는 박준 변호사의 캐릭터는 그로 인해 설득력을 더했다. 지난해 '도가니'에 이어 전 국민이 꼭 챙겨 봐야 할 영화다.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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