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바웃슈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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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inceton 댓글 0건 조회 1,221회 작성일 10-08-07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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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돌아보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비교적 탄탄하게 직선으로 걸어온 사람들은 세상의 중심을 자신이라고 생각한다. 슈미트(잭 니컬슨) 역시 그랬다. 특별한 운명의 소유자이며 언젠가 <포춘>지의 표지에도 실릴 것이라는 상상만큼은 아니었지만, 슈미트는 작은 도시에서는 최고 회사인 우드먼 보험회사에서 중역까지 올랐다. 누구보다 일을 잘 처리하는 중역이었고, 반드시 직장에 필요한 인물이었다. 슈미트는 자부심이 있었고, 자타가 공인하는 엘리트였다.
그러나 정년 퇴직과 함께 모든 영광은 끝났다. 매일 아침 7시에 번쩍 눈이 뜨이지만 할 일은 낱말 맞추기와 텔레비전 시청뿐. 잔소리하는 아내를 피해 옛 직장으로 나가 보기도 하지만, 후배는 필요없다며 완곡하게 내쫓는다. 회사 인간으로 평생을 살아온 슈미트는 노년의 한가한 삶에 적응하지 못한다. 아니 전혀 자신을 변화시키려 하지 않는다.
아프리카 어린이 돕기 단체를 통해 어린이에게 후원금을 보내고 편지를 쓰는 것만이 유일한 변화다. 아내가 뇌졸중으로 죽은 후에는 딸에게 기대려 하고, 여전히 세상이 자신을 중심으로 돌아야 한다고 믿는다. 아내가 죽은 지 2주 후에야 진정 사랑했다고 깨닫지만, 아내의 유품을 정리하다가 발견한 불륜의 연서 때문에 폭발하고 만다. 갑자기 한밤중에 일어나, 캠핑카를 타고 길을 떠난다. 미국의 심장부를 관통하는 도로 ‘루트 66’을 달리면서 자신의 내면과 근원을 들여다보게 된다.
고등학생 선거 이야기를 재치 있게 그린 <일렉션>으로 주목되었던 알렉산더 페인은 <어바웃 슈미트>에서 노년의 깨달음을 완곡하게 보여준다. 여행을 떠나 새로운 세상과 자신이 걸어오면서 잃어버린 것들을 만나 깨달음을 얻기는 하지만, 일반적인 로드 무비와는 좀 다르다. 올해 골든 글로브에서 남우주연상과 함께 최우수 각본상을 받은 <어바웃 슈미트>는 누구도 예상할 수 없는 곳으로 관객을 이끈다. 숲에서 홀로 잠들었다가 깨어난 슈미트는 깨달음을 얻은 것처럼 보인다. 세상에서 내쳐졌지만, 아직도 세상에서 무언가 할 일이 남아 있다고 생각하는 슈미트는 덴버로 향한다. 명백하게 실수인, 딸의 결혼을 말리겠다는 것이다.
직장에서 부여한 지위와 권력이 없는 슈미트는 무능력하고 고집 센 노인에 불과하다. 대화도 깨달음도 그냥 수단일 뿐이다. 상황에 따라 자신을 합리화하고 돌파구를 찾는 것이지만 슈미트는 그것을 깨달음이라고 착각한다. 늘어진 목살과 퉁퉁한 몸매로 열연한 잭 니컬슨은 보수적인 백인 노인의 추태를 신랄하게 그려내면서 그 이면의 슬픔까지도 은근하게 담아낸다.
그의 빛나는 연기와 알렉산더 페인의 꼼꼼하고 사려 깊은 연출력이 완벽한 조화를 이룬 <어바웃 슈미트>는 막판에 결정타를 날린다. 결국 세상에서 자신이 아무 것도 할 수 없음을 깨달은 순간, 아프리카에서 날아온 국제 우편 속에서 길을 발견하는 것이다. 지난한 고행은 마침내 열매를 맺는다. 자신을 조롱하면서, 자신을 학대하면서 얻은 깨달음은 그렇게 막판에 도래하는 것이다. 중년의 나이를 실감한 적이 있다면, 한 번 이상은 가슴이 뭉클한 수작이다.
그러나 정년 퇴직과 함께 모든 영광은 끝났다. 매일 아침 7시에 번쩍 눈이 뜨이지만 할 일은 낱말 맞추기와 텔레비전 시청뿐. 잔소리하는 아내를 피해 옛 직장으로 나가 보기도 하지만, 후배는 필요없다며 완곡하게 내쫓는다. 회사 인간으로 평생을 살아온 슈미트는 노년의 한가한 삶에 적응하지 못한다. 아니 전혀 자신을 변화시키려 하지 않는다.
아프리카 어린이 돕기 단체를 통해 어린이에게 후원금을 보내고 편지를 쓰는 것만이 유일한 변화다. 아내가 뇌졸중으로 죽은 후에는 딸에게 기대려 하고, 여전히 세상이 자신을 중심으로 돌아야 한다고 믿는다. 아내가 죽은 지 2주 후에야 진정 사랑했다고 깨닫지만, 아내의 유품을 정리하다가 발견한 불륜의 연서 때문에 폭발하고 만다. 갑자기 한밤중에 일어나, 캠핑카를 타고 길을 떠난다. 미국의 심장부를 관통하는 도로 ‘루트 66’을 달리면서 자신의 내면과 근원을 들여다보게 된다.
고등학생 선거 이야기를 재치 있게 그린 <일렉션>으로 주목되었던 알렉산더 페인은 <어바웃 슈미트>에서 노년의 깨달음을 완곡하게 보여준다. 여행을 떠나 새로운 세상과 자신이 걸어오면서 잃어버린 것들을 만나 깨달음을 얻기는 하지만, 일반적인 로드 무비와는 좀 다르다. 올해 골든 글로브에서 남우주연상과 함께 최우수 각본상을 받은 <어바웃 슈미트>는 누구도 예상할 수 없는 곳으로 관객을 이끈다. 숲에서 홀로 잠들었다가 깨어난 슈미트는 깨달음을 얻은 것처럼 보인다. 세상에서 내쳐졌지만, 아직도 세상에서 무언가 할 일이 남아 있다고 생각하는 슈미트는 덴버로 향한다. 명백하게 실수인, 딸의 결혼을 말리겠다는 것이다.
직장에서 부여한 지위와 권력이 없는 슈미트는 무능력하고 고집 센 노인에 불과하다. 대화도 깨달음도 그냥 수단일 뿐이다. 상황에 따라 자신을 합리화하고 돌파구를 찾는 것이지만 슈미트는 그것을 깨달음이라고 착각한다. 늘어진 목살과 퉁퉁한 몸매로 열연한 잭 니컬슨은 보수적인 백인 노인의 추태를 신랄하게 그려내면서 그 이면의 슬픔까지도 은근하게 담아낸다.
그의 빛나는 연기와 알렉산더 페인의 꼼꼼하고 사려 깊은 연출력이 완벽한 조화를 이룬 <어바웃 슈미트>는 막판에 결정타를 날린다. 결국 세상에서 자신이 아무 것도 할 수 없음을 깨달은 순간, 아프리카에서 날아온 국제 우편 속에서 길을 발견하는 것이다. 지난한 고행은 마침내 열매를 맺는다. 자신을 조롱하면서, 자신을 학대하면서 얻은 깨달음은 그렇게 막판에 도래하는 것이다. 중년의 나이를 실감한 적이 있다면, 한 번 이상은 가슴이 뭉클한 수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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