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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로 먹는 소나무 열매 - 松 (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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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진저 댓글 0건 조회 2,426회 작성일 12-02-22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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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에서 향이 강한 약재는 기를 잘 통하게 하고 소화기능을 튼튼하게 한다고 알려져 있다.
향이 강한 송이는 특히 위장을 튼튼히 하고 식욕부진ㆍ소화불량ㆍ설사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건강뿐 아니라 최고의 향기로 입맛을 돋우는 가을 송이의 진미에 빠져보자.

글_김지용(준한의원 원장)ㆍ사진_강태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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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의 3대 요소라 하면 맛ㆍ색ㆍ향을 들 수 있다. 음식에 있어 향은 우리 생각보다는 좀 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코를 막고 음식을 먹어보면 바로 알겠지만 우리가 혀로 느낀다고 생각하는 맛의 상당히 많은
부분이 후각세포에 의해 느껴진다. 그래서 우리가 맛있는 음식을 상상할 때면 항상 콧구멍이 벌렁벌렁하
는 것이다.

계절을 대표하는 음식이 있고, 그 음식의 향이 있다.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필자의 경우는 봄날의 냉이 향, 여름밤 바닷가에서 먹는 성게 향, 가을의 송이 향기와 전어 굽는 냄새, 한겨울에 꽁꽁 언 몸을 녹이며 어묵집에서 마시는 뜨거운 청주의 향이 제일 좋은 것 같다.

가을 전어가 석쇠 위에서 굵은 소금을 적당히 두른 채 지글지글 익어가는 냄새를 상상하노라면 어느덧 턱
을 향해 흘러내리는 침을 발견하기도 하지만 그 향기의 순도와 질을 고려하면 역시 송이에 약간 밀리는 것
같기도 하다.

들은 이야기인데, 어떤 사람이 일본인에게 음식점에서 송이버섯을 대접했다. 그 일본인은 아이 팔뚝만 한
송이가 나오자 눈이 휘둥그레지더니 사방을 살피고는 간절한 어조로 말했다. “식당 문을 좀 닫으면 안 될까요?” 송이의 향기가 날아갈까봐 그런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된장찌개에 송이를 새끼손가락 손톱의 반의반만큼만 넣어도 송이 향이 진동한다” 라고 하는
데, 약간 과장된 면은 있지만 어떤 음식과 합쳐져도 고유의 향을 잃지 않고 다른 음식과 완벽한 조화를 이
루는 것만은 사실이다.송이의 최대 소비국인 일본 사람은 송이의 향을 몹시 좋아하여 송이향을 인공적으로 만들어 식품에 첨가한 제품이 인기가 있다고 한다.
 
송이는 가을철 낙엽이 쌓여 있는 소나무숲에서 솟아난다. 소나무 뿌리 끝에 붙어살며 탄수화물과 무기질
을 흡수하고 그 일부를 소나무에 공급하는 등 소나무와 공생하는 버섯이다. 송이 나는 자리는 아들 며느리에게도 안 가르쳐 준다고 하는데, 혹자는 ‘아니다, 임종 때 살짝 귀에다 이야기하고 죽더라’ 고도 한다.

이렇게 송이가 대량으로 발견되는 장소를 송이밭 또는 송이뜸이라고 하는데 정식 명칭은 균환(菌環)이다. 송이가 나는 자리가 매년 고리 모양으로 둥글게 퍼져나가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보통 20~30년생 소나무숲에 발생해 이후 10년 정도 계속 양이 증가되다가 40~60년생 소나무숲에서 한창 송이를 발생시키게 된다. 소나무의 수명이 60년을 넘게 되면 균환이 약화되기 시작하여 토막토막 끊어지게 된다.

가을이 되면 송이 균사는 낙엽부식층의 바로 아래까지 올라온다. 충분히 발육된 균사는 5~7일간 땅속 온
도가 19℃ 이하로 지속되면 온도자극을 받아서 버섯이 되어 땅 위로 마치 처녀의 가슴처럼 봉긋이 솟아오
른다. 한국의 송이 주산지는 태백산맥과 소백산맥을 중심으로 울진ㆍ영양ㆍ봉화ㆍ제천ㆍ남원 지방과 강릉ㆍ인제ㆍ양양 지방이다. 강원도와 경상도가 서로 6대 4 정도로 더 많이 생산한다고 주장하는데, 주산지는 몰라도 진짜 맛있는 송이는 다 자기들이 캔다고 캐는 사람마다 주장한다.

송이의 선별은 1ㆍ2ㆍ3등급과 등외품으로 나뉜다. 길이 8cm 이상에 갓이 전혀 펴지지 않고 자루 굵기가 일정한 것이 1등품이고 크기가 작고 갓이 펴지기 시작할수록 등급이 낮아진다. 송이 수출회사에서 이를 재분류해서 거의 90% 이상을 일본으로 수출하는데 길이 14cm 이상, 중량 80g 이상의 갓이 펴지지 않고 완전한 형태의 버섯은 특등급으로 따로 분류된다. 일반적으로 살이 두껍고 탄력성이 큰 은백색의 향이 진한 송이가 우량품이다.
 
송이에 대해서는 《삼국사기》부터 시작하여 《조선왕조실록》 《증보산림경제》 등에 이르기까지 많은 기록이 있고, 《동의보감》 《방약합편》 《본초강목》 등 의서에 그 효능이 기록되어 있다. 조선시대 황도연이 쓴 《방약합편(方藥合編)》의 약성가(藥性歌)에는 송이에 대해서 이렇게 기록되어 있다.
 
1. 당나귀를 타고 시장으로 향하는 가족.(민펑 부근)
2. 무자트 강의 가을 풍경.
3. 호양목(胡楊木). 타클라마칸 사막에서 자라는 세계적인 희귀종. 호양목은 살아서 천 년, 죽어서 천 년,
   썩는 데 천 년이 걸린다고 한다.
4. 백양나무가 노랗게 물든 허톈의 가을.
 
한의학에서는 향이 강한 약재를 ‘방향성(芳香性) 약재’라 하여 일반적으로 기를 잘 통하게 하고 소화기능
을 튼튼하게 한다. 장의 움직임을 좋게 하여 설사나 변비를 고치는 효능을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다고 본다. 송이 또한 향이 강하여 위장을 튼튼하게 하고 식욕부진ㆍ소화불량ㆍ설사 등 소화기 질환을 치료하는 익장위(益腸胃) 효능이 있다. 게다가 송이에는 섬유분해 효소가 많이 들어 있어서 송이 요리는 아무리 먹어도 체하는 법이 없다고 한다.

송이에는 막힌 기를 뚫어주고 순조롭게 흐르게 하며 통증 증상을 없애는 이기지통(理氣止痛) 작용도 있는
데, 손발이 저리고 힘이 없거나 순환장애로 생긴 요퇴산통(腰腿酸痛ㆍ허리와 다리가 시리고 아픈 것)을 치료한다고 한다.

또한 순환 장애가 생겨 발생하는 일종의 독소인 담음(痰飮)을 없애주는 화담작용(化痰作用)이 있다.
기혈(氣血)을 보(補)하는 작용이 있어 산후복통이나 산후 기혈부족증에도 송이를 약용으로 쓰며 민간에
서는 송이를 순산의 특효약으로 쓰는 등 부인병에도 좋은 효능이 있다. 항염증 작용이 강하여 편도선염ㆍ유선염 등에 사용되고, 늘 송이를 먹으면 피부가 고와지고 기관지ㆍ폐 등 호흡기관의 기능이 좋아진다고 한다.

축축한 음지에서 자라는 송이는 성질이 서늘하고 열량이 적어 몸에 열이 많거나 비만인 사람에게 좋다.
게다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리고 혈액순환을 좋게 하므로 나이가 들면서 운동량과 기초대사량이 떨어져서 나타나는 동맥경화ㆍ심장병ㆍ당뇨병ㆍ고지혈증 등에 좋다.

최근 각광받는 송이의 효능은 항암작용이다. 북한에서 편찬된 《동의학사전》에 의하면 암 치료에 하루
3~9g을 달여 먹는데, 특히 인후암ㆍ뇌종양ㆍ갑상선암ㆍ식도암 같은 인체 위쪽의 암에 효과가 높다고 한다. 국내에서도 송이의 항암효과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데, 주로 송이의 균사체를 이용한다.

균사체란 단단한 모양을 갖추기 전 실 같은 상태의 송이를 말하는데, 유효성분의 추출이 쉽고 우량 균주를 고르기가 쉬우며 성장과정에서의 유해요소를 배제할 수 있어 많이 사용된다.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에서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종양 저지율이 90%에 가깝게 나타났고, 투여 농도에 따라 종양 손실 정도가 비례하였다고 한다.

송이버섯에 들어 있는 다당류 성분인 글루칸에 대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글루칸은 자연상태에서 알파
글루칸과 베타글루칸으로 분류된다. 일반적으로 알파글루칸은 식물의 전분 속에 존재하며 베타글루칸은
곡물, 버섯 및 효모의 세포벽 내에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베타글루칸은 비특이적 면역반응을 나타내어 소화기관 내 흡수 시 체내 면역기능을 획기적으로 증진시키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유해 미생물ㆍ바이러스ㆍ독성물질ㆍ곰팡이 등에 대하여 다양한 자극을 통해 효율적으로 이들을 억제 및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버섯 유래 베타글루칸은 수용성이며, 생체 내에서 감염방어 등의 면역기능을 나타내는 보체계를 활성화시키고 항종양효과를 발휘한다. 아직 항암제라 하기에는 연구가 많이 부족한 단계지만 술ㆍ담배 좋아하는 사람들은 주머니가 허락하는 한 최대한 많이 먹어주는 게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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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이를 즐기는 데는 많은 방법이 있는데, 송이 자체의 향만을 온전하게 즐기고 싶거나 다이어트 중이라면
일본식을 택한다. 송이를 그야말로 종잇장처럼 얇게 썰어 접시에 담는다. 너무 얇고 투명해서 빈 접시로 착각할 우려가 있으니 오이나 당근 등을 역시 아주 얇게 썰어 장식한다. 그리고 먹는다. 소위 말하는 ‘송이회’ 요리다. 송이 본연의 맛과 향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다지만 아무래도 한국 사람의 성미에는 맞지 않는 것 같다.

혼자만의 생각인지는 몰라도 우리 성향에 맞는 것은 역시 ‘송이 풀코스’가 아닌가 하는데, 그 방법은 다음과 같다. 일단 약간 갓이 펴지기 시작하여 가격이 뚝 떨어진 송이를 대량 구입한다. 사실 전문가의 말에 따르면 송이는 갓이 살짝 펴졌을 때 향이 가장 좋다고 한다. 임업협동조합에 지인이 있으면 더욱 싸게 구입할 수 있다.

꽃등심과 함께 송이를 구워 먹는다. 쇠고기 기름과 송이의 향긋함, 식물성 단백질과 동물성 단백질의 앙상블이 훌륭하다. 배가 부르기 시작하면 송이에 참기름과 소금만 두르고 구워 먹기도 한다. 술을 좋아한다면 모 주류회사에서 나온 ‘송이주’를 곁들인다. 그다음 차례는 밥이 끓을 때 송이를 넣어 지은 ‘송이밥’ 이다.

배가 많이 부르더라도 좀 참고 ‘송이 라면’으로 마무리한다. 송이를 바닥에 쫙 깔아서 끓이면 되는데, 먹어보면 알겠지만 좀 들척지근하고 기름지고 느끼하다. 개인적으로 ‘그리스인 조르바’ 방식이라고 부르는데, 이 정도 먹어두면 한 1, 2년간은 송이버섯 생각이 싹 달아나서 다른 일에 집중하기가 쉽다.

기타 송이를 재료로 한 음식에는 송이누름적ㆍ송이맑은탕ㆍ송이밥ㆍ송이볶음ㆍ송이산적ㆍ송이장과ㆍ송이전ㆍ송이찌개ㆍ송이찜ㆍ송이회ㆍ송이불고기ㆍ송이토종닭ㆍ송이전골ㆍ송이된장찌개ㆍ송이김치찌개ㆍ송이비지찌개ㆍ송이알탕ㆍ송이우동ㆍ송이덮밥ㆍ송이볶음밥ㆍ송이초밥ㆍ송이순두부찌개ㆍ송이갈비탕ㆍ송이칼국수ㆍ송이비빔국수 등이 있다. 쉽게 말해 송이는 입 안 가득 퍼지는 향과 쫄깃쫄깃한 맛, 풍부한 영양으로 어떤 음식과도 훌륭하게 조화를 이룬다. 이만큼 특징이 강하면서도 거의 모든 음식과 궁합이
잘 맞는 음식도 드물다.

송이를 먹을 때는 몇 가지 주의점이 있는데, 씻을 때는 짧은 시간 내에 씻어야 향이 달아나지 않고, 껍질을 벗기면 향기가 없어지니 주의해야 한다. 열에 약하기 때문에 구울 때는 살짝만 구워서 먹어야 하며 찌개나 국에 넣을 때도 먹기 직전에 넣어 잠깐 끓여야 향이 살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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