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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Big Love’ 청두 뮤직 페스티벌(大爱成都音乐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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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ngelica 댓글 0건 조회 1,927회 작성일 14-02-15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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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승미(홍콩거주 문화평론가)

지난 6월 21일부터 24일까지 나흘간, 중국 서남부 쓰촨(四川)성에 위치한 청두(成都)에서 ‘Big Love’ 뮤직 페스티벌이 열렸다. 원래 이 축제는 작년 가을에 쓰촨성의 다른 도시인 몐양(绵阳)에서 열릴 예정이었는데, 폭우로 인해 공연장 부지가 산사태의 위험에 노출되었다고 뒤늦게 판단되어 출연진 섭외까지 모두 마친 상태에서 돌연 축제가 취소됐다. 결국 몐양에서는 적당한 다른 장소를 찾지 못해 이곳 청두로 옮겨와 행사를 열게 된 것이다. 청두의 경우 삼 년 전부터 ‘Zebra Festival(热波音乐街)’이 열리는데, 이 Zebra Festival이 록음악을 위주로 한다면, 이 Big Love Festival은 록음악뿐 아니라 팝, 일렉트로닉, 월드 뮤직 등 보다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보여준다.
축제 취소와 장소 변경 등의 고초를 겪고 드디어 첫 선을 보이게 된 이 축제는, 국내외 뮤지션이 100팀 이상 참여해 화려한 공연을 펼쳤다. 중국, 대만, 홍콩에서 활동하는 뮤지션들이 제일 많았고, 그밖에 독일, 영국, 미국, 싱가폴, 일본, 베트남, 몽골 등의 다양한 나라 출신의 뮤지션들이 참여했다. 한국 아이돌 그룹 수퍼주니어 출신인 한경이 솔로무대로 소녀팬들의 뜨거운 반응을 받았으나, 아쉽게도 한국 출신의 뮤지션은 없었다.
이 뮤직 페스티벌이 열린 주말은 중국의 3대 명절 중 하나인 단오절이 낀 주말로, 축제와 명절이 합쳐져 도시 전체에 많은 관광객이 모여 떠들썩했다. 축제기간 동안 잦은 소나기가 왔음에도 불구하고, 비옷과 우산을 쓴 관객들은 관중석을 지키며 뮤지션들의 퍼포먼스에 뜨겁게 환호했다.

▲ ‘Big Love’ 청두 뮤직 페스티벌 포스터

| 방대한 규모, 화려한 무대와 시설 – ‘중국 최고’ 호평
이 축제는 음악 장르별로 네 개의 다른 무대가 꾸며졌다. 팝, 록, 일렉트로닉, 월드뮤직 장르를 각각 'Big Love', 'Big Rock', 'Big E', 'Big Dream'라는 이름의 무대에 배치하고, 각각 다른 조명 효과와 무대디자인, 음향시설을 갖추었다. 나흘 동안 이 네 무대에서는 낮 1시부터 밤10시, 11시까지 공연이 동시에 계속되었다. 일렉트로닉 공연장인 ‘Big E’무대의 경우는 더 늦은 새벽 2시까지 계속되어 그 열기를 이어갔다.
팝 무대인 ‘Big Love’에서 가장 관심을 받은 스타는 영국의 보이밴드 ‘Blue’였다. 이들은 지난 4월 17일 페스티벌 관련 기자회견에도 참여해 홍보에 큰 역할을 했었다. 그 밖에도 홍콩가수 알란탐(谭咏麟)과 대만가수 임유가(林宥嘉) 등의 중화권 스타 뮤지션들이 참여해 수많은 팬들의 환호를 받았다. 록 무대인 'Big Rock’은 영국의 얼터너티브 록밴드 Suede와 미국 록밴드 Extreme, ‘중국 록의 대부’로 불리는 추이젠(崔健), 왕펑(汪峰) 등의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했는데, 특히 음향시설이 훌륭했다는 평을 많이 받았다. ‘Big E’는 일렉트로닉음악 무대답게 색색깔의 다양한 조명효과로 관객들을 몽환적인 분위기로 이끌었고, 세계 각 지역의 월드뮤직을 공연한 ‘Big Dream’ 무대는 다른 무대에 비해 비교적 규모가 작았지만, ‘청두 음악 무대’를 따로 마련해 지역 뮤지션들의 음악을 알리는 등 흥미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축제가 열린 청두국제무형문화재공원은 그 규모가 1.6㎢로 네 개의 무대와 캠핑장을 설치하기에 적합한 규모였다. 한 번 공원 안에 입장하면 원하는 프로그램에 따라 자유롭게 다른 무대를 보러 돌아다닐 수 있어, 자전거와 스케이트보드를 이용해 이동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텐트나 자전거를 대여해주는 서비스 시설 모두 유료로 운영되었는데, 공원 내부 어디에서도 현금 사용이 안되고 지정된 충전카드로만 결제할 수 있도록 만든 시스템은 불편한 데다가 가격도 외부에 비해 비싼 편이라 관객들의 불만을 샀다. 이런 편의 시설과 결제 시스템에 대해서는 개선할 점이 많다는 지적을 많이 받았지만, 공연시설에 대해서는 호평이 많았다. Gochengdu.com의 지역기자 Jane은 “무대 영상도 선명한 고화질이었고, 음향도 충분히 크고 훌륭했으며, 록 무대 바로 앞까지 관객들이 점유해 열광할 수 있는 시설도 잘 갖추어 놓았다”고 말했다.

▲ 팝음악 무대 ‘Big Love’(왼쪽), 록음악 무대 ‘Big Rock’(오른쪽)(사진출처 : 豆瓣同城)

| 새어나간 입장권 수익 - 재정적 실패
그러나 이 축제가 끝나기도 전, 각종 협력업체와 출연자, 스태프들에 대한 주최 측의 대금 지불이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분위기가 술렁이기 시작했다. 출연료 지급이 먼저 이루어져야 공연을 시작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는 몇몇 스타 뮤지션들은 괜찮았지만, 대부분의 출연자들이 출연료에 대한 약속만 받은 상태로 무대에 설 수밖에 없었는데, 공연을 마친 후에도 임금 지급을 받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일렉트로닉 무대에서 DJ로 활약한 Just Charlie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Big E’무대가 끝난지 일주일이 지난 28일까지도 출연료를 전혀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스태프들이 머무르던 호텔은 밖으로 통하는 모든 문을 걸어 잠그고는, “숙박비를 지급하기 전까지는 아무도 이 호텔에서 나갈 수 없다”고 버티었다. 결국 새벽 3시에 경찰이 출동하고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당황스러운 상황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아침이 되어 그들을 공항으로 데려다 줄 운전수들도 그동안의 인건비를 받지 못했다며 스태프들을 태우러 오지 않았고, 결국 스태프들이 자비로 택시를 불러 도착한 공항에서조차 백오십 명이 넘는 스태프들이 항공권이 예약조차 되어 있지 않다는 걸 알았다. 결국 이들은 자비로 항공권을 구입해 돌아가는 수밖에 없었다.
결국 축제가 끝난 지 이틀 후인 26일 화요일, 주최 측 총책임자인 첸슈(陈述)는 기자회견을 통해 이 축제가 심각한 재정문제를 겪고 있다고 밝히며, 협력업체와 스태프들에게 공식적으로 사과를 하고 배상을 약속했다. 쓰촨성의 일간지 화시두스바오(华西都市报)에 의하면, 이 축제에 투자한 금액은 총 6천만 위안(한화 108억 원 상당)이었는데, 티켓판매로 인한 수입은 고작 3백만 위안(한화 5억 4천만 원 상당)에 그쳤다고 한다. 이 축제의 일인당 입장료는 하루에 298위안(약 54,000원), 4일 모두 입장 시에는 800위안(약 144,000원)으로 가격이 책정되어 있었다. 정확한 수치는 알 수 없지만 어림잡아 하루 3~5만 명 정도의 관객이 왔었다. 그러나 스태프들과 안전요원들이 대가를 받고 사람들을 몰래 입장시켜 주거나 뒷거래를 통해 암표상에게 표가 팔려나가는 바람에, 정상적으로 팔린 입장권의 숫자가 터무니없이 낮았다는 게 주최 측의 설명이었다. 실제로 행사장 입구에서 팔린 입장권은 2천 장도 되지 않았다고 했는데, 이는 사실이었다. 이 축제의 입장권은 중국의 다른 어떤 음악 축제보다 비싼 가격이었는데, 행사가 시작된 첫날부터 인터넷에는 네티즌들의 공연 후기와 함께 “행사장 입구 근처에 돌아다니는 암표상에게 입장권을 훨씬 싸게 구입할 수 있다”는 정보가 나돌았다. 첫째 날은 원래 가격의 50% 정도면 쉽게 표를 구입할 수 있었고, 날이 갈수록 가격은 점점 낮아져 마지막 날에는 15% 이하로 가격이 내려갔다. 뿐만 아니라 입장권을 구입하지 않아도 30% 정도의 가격을 몇몇 행사장 보안요원에게 내면 행사장 안까지 에스코트를 받아 입장할 수 있었다. 결국 관객들의 대부분이 정상 요금을 지불하지 않고 입장하게 되었고, 이로 인해 주최 측에게는 수익커녕 어마어마한 빚만 남게 된 것이다.
입장권을 둘러싼 각종 불법 행위가 축제의 참담한 실패를 초래하게 된 건 사실이긴 하지만, 이를 개개인의 부도덕함만으로 탓할 수는 없었다. 각종 언론들은 경험이 부족한 주최 측이 미숙하게 사업을 진행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투자 단계에서부터 지나치게 욕심을 부려 고가의 장비를 사용하고, 출연진들에게는 평균 금액보다 10~40% 높은 출연료로 계약하는 등의 과다 지출이 많았다고 한다. 게다가 입구에서 불법적인 입장을 감시할 만한 CCTV가 한 대도 없었다며, 통제를 소홀히 한 점도 지적되었다.

| 발전단계의 ‘뮤직 페스티벌’ – 이제 시작일 뿐
베이징 Midi Festival의 운영자인 장판(张凡)은 온라인중국(网上中国)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태에 대해, “중국의 현실을 모르고 처음부터 지나치게 큰 금액을 투자한 것은 무모했다”고 말했다. 또한, “서양은 이런 음악 축제의 역사가 40년 이상 되었지만 중국의 음악 축제 시장은 고작 10년 정도밖에 되지 않아 아직 발전단계에 놓여 있다며, 중국의 음악 축제 분야가 결코 안정된 시장이 아닌 데다가 시장 규모 또한 보이는 것만큼 크지 않다”고 했다. 이어 “Big Love 뮤직 페스티벌을 하나의 브랜드로 키우고 싶다면, 무엇보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 상호 신뢰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들어야 하는게 가장 중요하다”고 충고했다. Global Times는 이번 사태에 대해 네티즌들의 말을 인용해 “중요한건 돈이 아니다. 음악 축제 문화의 발전을 위해서 축제를 통해 돈만 벌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라며, 이번 축제가 지나친 욕심과 섣부른 기대가 부른 실패였음을 지적했다. 총책임자인 첸슈는, “비록 재정적으로 큰 손실이 있었지만, 공연의 질에 있어서는 중국 음악 축제의 새로운 기준을 세웠다는 점에서 호평이 많았다”라며, “이번 손실은 안타깝지만 대신 큰 교훈을 얻었다”고 했다. 그는 “‘Big Love’ 뮤직 페스티벌은 이번으로 끝나는 게 아니고, ‘반드시 다시 돌아올 것’이라며, 앞으로도 계속 열릴 이 축제를 통해 중국의 뮤직 페스티벌 문화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결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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