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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뵘효너 컬렉션(Sammlung Wemhöner)의 아시아 현대예술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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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ngelica 댓글 0건 조회 1,978회 작성일 14-02-15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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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Jung Me(독일 거주 큐레이터)

독일 미술계가 두터운 컬렉터 층과 함께 소장품의 전문화, 다양화가 이루어졌다는 것은 현대미술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라면 다 아는 바이다. 비디오 관련 작업을 주로 소장하고 있는 줄리아 스토섹 컬렉션을 비롯하여 집안 대대로 수집을 하는 프릭 컬렉션, 현대미술의 정예를 모은 보로스 컬렉션 등이다. 이번에는 중국출신 작가 작품이나 아시아를 주제로 한 작품을 주로 수집하는 뵘효너 컬렉션의 뵘효너를 소개하고자 한다. 독일 북중부 헤어포드(Herford) 시에 위치한 Wemhöner Surface Technologies의 CEO인 뵘효너는 3대에 걸쳐 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자체 컬렉션 외에 마르타헤어포드미술관(Marta Herford Museum) 부위원장 직을 맡는 등 다방면에서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작가로는 스 싱잉(Shi Xinning), 유 민준(Yue MinJun), 주 티에하이(Zhou Tiehai), 베티나 포스트쉬(Bettina Pousttchi), 안드레아스 뮤어(Andreas Mühe), 게하르트 리히터(Gerhard Richter) 등을 꼽을 수 있다.

한 시간으로 예정된 인터뷰는 회원 가입이 까다롭고 높은 회비로 유명한 베를린에 위치한 차이나 클럽의 첩(concubine)실에서 열렸다. 컬렉션 아카이브 직원과 홍보담당자도 함께 자리했는데 인터뷰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참여한 것은 처음이다. 뵘효너는 인터뷰 장소에 대하여 잠시 설명했는데 필자는 장소보다 올해 10월 프랑크푸르트 서적 박람회에 선보일 두 번째 도록 견본 <Im Blick>에 정신이 팔려 있었다. 첫 번째 도록 <FOCUS ASIA>의 커버 사진은 제목에 걸맞게 아이작 줄리언 (Isaac Julien)의 사진작품이었다. 이번에는 데이비드 드레빈(David Drebin)의 <Flasher>가 표지로 사용되었는데 결국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견본을 봐도 되느냐고 양해를 구한 다음 눈은 도록으로 귀는 세 명을 향한 채 첫 번째 질문을 던졌다.



Q. 2011년에 첫 도록 <FOCUS ASIA>가 출간되었는데 올해 벌써 두 번째 도록이 나온다니 놀랍다. 이번에는 어떠한 성향의 도록인가?

- 첫 번 도록은 제목에서 보듯이 아시아를 주제로 하거나 아시아 출신 작가들의 작품들을 초점에 맞추었고 이번에는 지역보다는 주로 사진이라는 미디어에 중점을 두었다. 일단 총 5개의 도록을 2015년까지 해마다 출간할 예정이며 조형, 회화 등을 전문적으로 조명할 것이다. 현재 조형작품 작가로는 토니 크랙(Tony Cragg), 토비아스 레베어거(Tobias Rehberger), 울리히 륙크림(Ulrich Rückriem) 등의 소장품을 소개하는데 점차 늘려갈 계획이다.

Q. 중국, 아시아계 현대미술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는?

- 싱가포르에 처음 갔을 때 유럽과는 상당히 다른 문화와 역동적인 모습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이후 아시아지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극동지역을 방문하였으며 이 시기에 문화 역사 관련 중국 서적을 읽기 시작했다. 이즈음 다행스럽게도 ShanghART Gallery의 화랑인 로렌쯔 헬브링(Lorenz Helbling)을 알게 되었다. 극동아시아 그리고 동서양 현대미술에 대한 전반적인 관심으로 넓혀졌으며 이때 양 푸동(Yang Fudong)의 비디오 설치작 <No Snow on the Broken Bridge>를 구매했다.



Q.
언제부터 적극적으로 작품을 모으기 시작했나?

- 90년대에 볼로냐아트페어(Arte Fiera Bologna) 등 아트페어를 정기적으로 방문했다. 하지만 그 당시는 본격적으로 수집을 할 수가 없었다. 돈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지만, 실질적으로 경제적 여유가 없으면 작품을 살 수가 없다. 30, 40대에는 작품수집을 꿈도 꿀 수가 없었다. 그래서 여유가 생긴 2005년경부터 시작했다.

Q. 약 4백여 점을 소장하고 있는데 컬렉션의 콘셉트라면?

- 명확, 확고한 콘셉트는 없다. 주로 본능적으로 작품을 구매하는 편이다. 직접 보고 난 후 기억 속에 남는 작품에 대하여 공부를 하며 수차례에 걸쳐 본다. 이외 시간이 날 때마다 주요 아트페어와 흥미로운 갤러리를 방문한다. 콘셉트와는 관계가 없지만, 복잡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영상기술의 변화, 수장, 설치의 어려움 등 이유로 비디오 설치작은 몇몇 작품만 제외하고는 잘 모으지 않는다.

Q. 적잖은 컬렉터들이 작가들과 가까이 지내는데 당신도 작가와 직접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가?

- 변명 같지만, 사업상 출장이 잦고 시간 여유가 없다. 그래서 초창기에는 엄두도 내지 못했다. 요즘에는 짬을 내어 방문하려고 노력한다. 한 시간 정도에 끝나는 형식적인 작업실 방문이 아닌 작가와 대화를 나누며 시간을 보내며 그들의 작품세계에 대하여 알고 싶다. 하지만 언어적인 제약 등 때문에 중국출신 작가들과는 교류가 어렵다.

Q. 노부요시 아라키(Nobuyoshi Araki), 미하엘 나자르스 (Michael Najjars)의 <netropolis, shanghai No 2> 등 육체, 풍경을 주제로 담은 실험적인 작품이 비교적 많은 것 같다.

- 사진 작업이 많다 보니 풍경이 많은 것 같다. 굳이 이 부분을 염두에 두고 모은 것은 아니다. 그저 내 마음이 시키는 대로 했다. 작가의 유명도, 작품 가격은 개의치 않고 나를 생각하게 만들고, 감동을 주며 기억에 오래 남으면 구매를 했다. 가령 로버트 메플소프(Robert Mapplethorpe) 누드작업은 유명하며 컬렉터들에게 인기가 있지만, 내게는 별 감동을 주지 않는다. 반면 안드레아 스탑페어트(Andrea Stappert)의 <Martin Kippenberger Portraits>는 내게는 참으로 아름다운 작업이다.

Q. 아카이브 컬렉션의 수집, 관리, 보존은 어떻게 하는가?

- 예전에는 나의 회사건물에 전시했는데 소장품이 늘어나니 일일이 기억하기 어렵고 관리도 쉽지가 않았다. 현재 직원 하나가 아카이브 일을 전담하고 있으며 마르타헤어포드미술관에서 운영하는 습도, 온도가 조절되는 수장고를 대여해 작품을 보관하고 있다.

Q. 많은 컬렉터의 로망인 사립미술관 설립 계획은 있는가?

- 아직 계획은 없다. 사립미술관 설립을 생각 안 한 것은 아니지만, 그 계획을 짜고 있을 무렵 유럽에 경제적 타격이 왔다. 그래서 일단 계획을 접었다.

Q. 소장품 성격으로 작품대여도 있을 것 같은데.

- 최근 헝가리의 한 미술관에서 아트쾰른에서 구입한 회화를 문의해 왔다.

Q. 소장품에 한국작가 작품은 없는데.

- 아직은 없다. 한국은 사업차 한 번 방문했었다. 한국 미술계가 흥미롭고 역동적이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비지니스 없이 한국에 가서 단순히 마음에 드는 작품을 찾아내고 구매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디갤러리의 페터 펨퍼트(Peter Femfert)가 서울에서 갤러리를 운영하는 것은 알고 있는데 현대미술보다 주로 고전현대미술작품이 주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 질문을 끝으로 인터뷰를 마쳤는데 4백여 점이 넘는 작품 가운데 한국인 작가가 한 명도 없다는 것이 아쉬웠다. 앞으로는 한국작가들도 외국인 컬렉터들로부터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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