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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미 댓글 0건 조회 264회 작성일 15-07-07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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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출세(出世), 청년 정치(政治), 중년 상처(喪妻), 노년 무전(無錢)......
누군가에게 들은 세대별 고달픈 인생의 4가지 유형이다.


 젊은 나이에 출세하면 대단해 보이지만 이것만큼 피곤한 일도 없는 듯하다. 개인의 성공을 가로막는 요인 중 하나는 역설적이게도 젊어서 거둔 성공이다. 너무 일찍 정상에 오른 사람은 남들이 올라갈 때 하산을 서둘러야 한다. 대부분 화려했던 과거의 늪에 빠져 우울한 여생을 보낸다. 차라리 실패를 밥 먹듯 하더라도 대기만성형으로 뒤늦게 성공하는 편이 낫다.

 젊은 시절에 정치를 시작하면 재충전할 시간조차 없이 세월을 소진하기 십상이다. 돈과 권력이 주는 달콤한 유혹에 빠져 본인은 물론이고 가족들도 풍파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집권당 실세로 목에 힘을 주고 살다가도 하루아침에 감옥엘 가야 하는 게 정치인 팔자다.


 또한 중년에 갑자기 배우자가 세상을 떠나는 것처럼 끔찍한 일도 없다. 당사자는 물론 아이들이 방황을 하기 마련이다. 부모가 중년이면 자식은 한참 예민한 시기인 사춘기에 해당한다. 재혼을 한다고 해도 자칫하면 가정불화로 이어져 인생후반이 엉망이 되기도 한다.


 노년에 빈털터리 신세가 되는 것만큼 처량한 일이 없다. 소년 출세, 청년 정치, 중년 상처의 고통 보다 노년 무죄가 더 비참하다. 노년기에 돈은 신분과도 같다. 젊어서 실패하면 재기할 기회라도 있지만, 늙어서 돈이 없으면 초라해진다. 자식에게 외면당하고 친구들과 멀어져 여생이 고달프고 지루해질 가능성이 있다. 이제 인생의 성패는 노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생이나 드라마나 대미(大尾)가 중요하다.


 독일 경제학자 하노 벡은 ‘피라미드와 지독한 멍청이에 관한 이론’에서 국민연금은 국가가 국민을 대상으로 벌이는 거대한 사기극이라고 혹평한다. 고령화로 국민연금 수혜자는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데, 출산율이 떨어지고 있으니 언젠가는 무너질 피라미드의 운명과 다를 바 없다는 주장이다.


 맞는 얘기다. 현재 출산율대로 라면 인구가 줄어 2800년에 남한 인구는 제로가 된다는 계산도 나온다. 하지만 지나친 불신은 금물이다. 민간 보험회사의 수익비(받을 연금합계/낸 보험료 합계)가 0.8배인데 비해 국민연금은 4배가 넘는다. 평균 수명까지 살면 최소한 납입금의 2배 이상 받는 구조다. 장수시대엔 국민연금으로 쌀을 사고, 개인연금(퇴직연금)으로 반찬을 사고, 개인저축으로 놀러 다닐 생각을 해야 한다.


 국민연금이 갈수록 줄어 용돈에 불과할 것이라고? 이 또한 기우(杞憂)다. 연금개혁이 이루어지더라도 지금 40세 이상에게는 별다른 불이익이 없다. 최악의 경우 기금이 고갈된다고 가정해도 연금을 계속 납입하는 사람이 존재하기 때문에 왼손으로 돈을 받아 오른손으로 내어주는 부과방식으로 바뀔 뿐이다.


 전업주부들은 임의가입제도를 통해 국민연금에 가입하라고 권하고 싶다. 배우자 한쪽이 먼저 사망하면 2개의 연금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것 이외에는 부부가 국민연금에 함께 가입한다고 해서 손해 보는 일이 없다. 남편이 세상을 떠난 후 10년 가까이 혼자 살아야 하는 여성에겐 든든한 쌈짓돈이 될 것이다.


 미국은 은퇴 후에 자금을 연금으로 지급받으면 퇴직 전 소득의 78%가 보전된다. 한국의 연금소득대체율(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을 합한 은퇴후 월평균 연금소득을 은퇴전 3년간의 월평균 소득으로 나눈 값)은 미국의 절반수준인 42.1%에 불과하다. 미국은 공적연금에 의한 소득대체율은 38.7%로 한국과 큰 차이가 나지 않지만, 국민들이 사적인 연금을 통해 40.1%의 소득을 대체함으로써 78.8%의 소득대체율을 기록하고 있다. 영국도 마찬가지다. 70.0% 소득대체율 가운데 39.2% 포인트가 사적연금에 의해 충당된다.


 한국은 주택 자녀교육 용도의 씀씀이가 커 은퇴설계에 취약하다. 2006년 기준 자산 가운데 부동산 등 실물자산 비중이 83%에 달한다. 금융자산은 17%에 불과하다. 반면 선진국들은 금융자산 비중이 미국 42%, 일본 30%, 호주 32% 등으로 한국 보다 월등히 높다. 금융자산이 많으면 이자 등 금융소득이 발생하지만 정기적인 현금흐름이 창출되지 않는 실물자산 비중이 높으면 소득이 적을 수밖에 없다.


 불행히도 우리나라에서 개인연금은 도입초기부터 은퇴 후 노후생활을 위한 상품으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직장인이 소득공제 혜택과 비과세 혜택을 받기 위해 가입하는 상품으로 인식된 측면이 크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개인연금이 은퇴자들의 여유 있는 동반자가 되지 못하고 있다. 목돈이 필요할 때 가장 먼저 찾아 쓰다 보니 가입자 3명 중 2명이 해약을 할 정도다.


젊었을 때부터 반드시 개인연금에 투자해야하는 이유는 자명하다. 첫째, 활발한 경제활동을 할 때 벌어들이는 수입을 가장 안전하게 노후까지 이어갈 수 있는 상품이다. 둘째, 장기투자에 적합한 상품이다. 복리효과를 갉아먹는 주범이 세금인데 개인연금은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장기투자에 적합하다. 셋째, 보험회사의 개인연금보험에 가입하면 부부가 모두 죽을 때까지 연금을 받을 수 있다. 오래 살수록 가입자에게 유리한 상품이다. 장수시대에 이만한 금융상품을 찾기 어렵다.


 노후준비는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개인연금 가입이 1순위다. 하루라도 빨리 시작해서 복리효과를 충분히 누릴 수 있도록 장기투자해야 한다. 그런데 왜 장기투자를 중도에 포기하는 사람이 많을까. 인간이 장기적인 투자를 외면하고 즉각적이고 충동적인 것을 좋아하는 본능은 과거의 짧았던 수명과 불확실했던 미래에 적응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상은 많이 변했다. 인류는 과거 어느 시대보다 오래 살게 됐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필요한 것에 대비하며 살아야 한다.


 인생역전! 말은 화려하지만 그런 말에 속으면 곤란하다. 인생은 도박이나 단판승부가 아니라 복리계산이다. 조금이라도 좋으니까 매일 성장해야 한다. 하루라도 빨리 노후준비를 해야 복리의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는 법이다.

 다음의 예를 생각해보자. 어떤 직장인이 60세에 은퇴할 때까지 3억원의 목돈을 모아야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연 수익률이 8%인 적립식 상품에 매달 저축을 한다고 가정할 때, 20세부터 시작한다면 매달 8만 6,000원씩 저축하면 된다. 30세부터 시작한다면 매달 20만 2,000원을 적립해야 한다. 또한 40세에 시작한다면 매달 50만 9,000원을 저축해야 하고, 50세에 시작한다면 매달 무려 164만원씩을 모아야 한다. 저축을 시작하는 시기가 늦어질수록 매달 적립해야 하는 금액이 점점 더 큰 폭으로 상승한다. 만일 20세에 저축을 시작해서 매달 8만 6,000원씩 20년을 붓다가 사정이 생겨서 더 이상 적립을 하지 못하더라도 그 돈을 이후 20년간 인출하지 않고 그냥 두면, 은퇴시점에 2억 3,600만원의 목돈을 모을 수 있게 된다. 이자가 이자를 낳는 복리효과 때문이다. 불과 한 달에 몇 만원에 불과한 돈일지언정 화폐의 시간가치가 결합되면, 그 돈이 노후를 풍요롭게 만들 수 있다.


 하루 1만원의 푼돈을 절약하면 1달에 30만원이다. 물론 30만원이 하찮게 느껴질 수 있고, 도박중독자는 30만원으로 하루저녁에 30억원을 만들 수 있다는 유혹에 빠질 수 있다. 로또에 당첨될 확률은 800만분의 1, 카지노나 성인오락실에서 한몫 잡을 확률은 마른하늘에 벼락 맞기보다 어렵다. 하지만 하루 1만원씩 저축해 1년에 360만원을 모을 확률은 정확히 100%다. 재테크는 대박신화를 꿈꾸는 무모한 도박이 아니다. 푼돈을 아끼기 위해 쩨쩨함과 맞설 수 있는 용기이고, 하루하루 성실하게 살아가는 삶의 방식 그 자체다.

 공연이 끝나고 막을 내리면 관객들은 집으로 돌아간다. 배우들은 또 다른 삶을 준비해야 한다. 은퇴 이후 삶은 배우들의 일상생활만큼이나 길다. 노후는 일방통행의 외길이자 새롭게 맞아야 할 ‘또 다른 세상’이다. ‘끝이 좋으면 모든 것이 좋다(All's well that ends well).’는 말이 있다. 연금은 길고 긴 노후를 지켜줄 버팀목이자 핵우산이다. 다소 무리를 해서라도 가입해야 하고, 일단 가입한 연금은 절대 해약하지 말아야 한다.


 인간은 불행하게도 서로 배신하고 배신당하는 숙명을 지니고 태어났다. 부모 자식 사이에도 예외는 아니다. 자식 나무랄 일이 아니다. 지금까지는 부모를 외면하는 자식을 손가락질했지만 앞으로는 자식에게 손 벌리는 부모를 용납하지 않는 세상이 올지 모른다. 아니 그런 세상이 벌써 눈앞에 전개되고 있다. 늙고 힘이 없게 되면 연금이 자식 보다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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