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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세계자연유산 관리, 운영에서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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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harvard 댓글 0건 조회 911회 작성일 10-10-08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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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사유지 동굴도 주민들 스스로 보전방식 찾아
우리 일행이 방문한 곳은 미국 테네시 주에 있는 스모키 마운틴 국립공원과 켄터키 주에 있는 맘모스케이브 국립공원이었다. 스모키마운틴은 1940년에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곳으로 매년 900만 명 정도의 관광객이 찾을 만큼 미국인들 사이에서는 즐겨 찾는 관광지 가운데 하나이다. 또한 맘모스케이브는 세계에서 가장 긴 동굴로 1941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이후 1981년에 세계유산지구로 지정되었다. 또한 1990년에 국제생물권보호지역(International Biosphere Reserve)으로 지정된 곳이다.
미국의 경우는 우리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넓은 땅에 월등한 자연자원을 보유하고 있어 우리만큼 세계자연유산의 등재에 대한 애착이나 이를 유지해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일상적인 국립공원의 관리 차원에서 이루어지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워낙 오래전부터 체계적인 국립공원 관리 시스템을 유지해 왔으므로 나의 눈에는 모든 것이 교훈으로 다가왔다.
첫째, 체계적인 보전관리 시스템이었다. 스모키마운틴의 자연수림은 물론 맘모스케이브 위쪽의 대부분의 토지를 공원으로 조성하여 2차 생성물의 변화에 신경을 쓰고 있었다. 자연보전정책은 최대한 자연생태 그대로 놔두는 방식으로 하되, 외래종으로 인한 수림대 수종 변화를 고려하여 새롭게 자라나는 외래종은 과감하게 제거하고 있었다. 동굴의 경우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으로서 동굴 내 라이트 시설의 관리, 안전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었다. 또한 주민들의 자치적인 유산관리 마인드도 잘 형성되어 있어서 제주 용암동굴계와 마찬가지로 개인 마당에도 동굴이 발굴되어 있지만 이를 함부로 훼손하지 않고 일정한 규율을 정해서 관리하고 있다. 초기에는 개인 사유지에 있는 동굴을 ‘공공자원’으로서 인식시키는 것이 어려웠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주민들 스스로 보전의 방식을 만들어나가고 있다고 한다.
둘째, 가이드 제도이다. 가이드는 유산자원의 가치에 대한 해설은 물론 유산자원 프로그램 체험에 앞서서 행동 규칙에 대하여 일깨워주는 역할을 한다. 세계에서 가장 긴 동굴로 알려져 있는 맘모스케이브는 1시간 30분짜리 프로그램부터 6시간 프로그램까지, 그리고 소수의 인원만이 들어가는 탐험적 프로그램에서 20~30명까지 수용하는 프로그램까지, 주제도 역사·문화, 나이아가라 폭포동굴 등 관련 프로그램도 매우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가이드가 동행한 투어를 실시하고 있다. 물론 가이드 투어 비용을 받고 있지만, 이는 동굴을 방문한 방문객에게 해설을 통하여 동굴에 대하여 제대로 알 수 있게 하는 동시에 동굴 내 생성물 등의 훼손을 막는 역할을 한다.

1703.jpg적극적인 자원봉사와 도네이션
셋째, 발론티어 제도의 활용이다. 주로 주변 지역주민들의 참여가 많은데, 이들 자원봉사자들이 적극적으로 보전활동을 하고 있었다. 자원봉사자들의 활동 범위는 매우 넓어, 프로그램 가이드부터 매표 도우미, 자연보전 관리자 등의 역할을 하고 있었는데, 예를 들어 맘모스케이브의 상부 지역에 외래종이 서식하면서 식생이 파괴되는 경우 이 외래종을 없애는 일들을 자원봉사자들이 하고 있었다. 넷째, 주니어 레인저 제도(Junior Ranger System)이다. 레인저라 함은 우리말로 감시원 같은 것이다. 이는 자연의 소중함을 어린이 때부터 인식시키고 명예로운 활동을 통하여 자부심을 갖게 하는 동시에 교육적인 효과도 있어, 어른이 되어도 스스로 공원 환경 감시원이 되어 활동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다섯째, 기부금 문화의 자연스러움이었다. 웰컴센터, 기념품 판매점, 주요 조망점 등 유산지구 어디를 가나 도네이션 박스가 놓여 있었다. 처음에는 이게 뭔가 했다가 며칠 지나면서부터 낯선 것이 아니라 당연한 것으로 느껴졌다. 아주 자연스럽게 유산자원의 가치에 대한 개인의 인식 정도, 가진 돈의 다소에 관계없이 자연의 보전·관리에 기꺼이 기부를 하는 문화가 정착되어 있다는 것은 부러운 일이다.
여섯째, 자연유산지구의 관문으로서 유산도시가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스모키마운틴 국립공원의 관문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는 게틀링버그 시는 미국 내의 다른 소도시들과는 조금 다른 독특한 지역이다. 도시의 인구는 4,000여 명으로 전체가 유럽풍으로 조성된 도시로서, 유산지구인 국립공원에서 이루어지기 어려운 적극적인 관광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는 관광마을이다. 호텔은 물론 컨벤션센터, 아쿠아리움도 있고, 한쪽에는 문화예술촌이 조성되어 있기도 한 곳이다. 이들 마을에는 위락시설, 가족 단위의 시설, 각종 레스토랑 등이 자연스럽게 조성되어 있어서 방문객들의 호주머니를 넘보고 있었다. 제주세계자연유산과 연접하여 있는 7개 유산마을의 향방을 생각하게 하는 지점이었다. 어떻게 하면 유산마을을 우리 실정에 맞게 조성해 나가야 하느냐 하는 것이 숙제로 다가왔다. 너무나 다른 환경적 조건을 가진 곳이지만 말이다.

자연에서 온 것은 다시 자연으로…
일곱째, 자연적 소재를 활용한 자연적 공간 조성이다. 대부분의 유산지구 내 시설은 미국이라는 거대한 국가답지 않게 인위적이지 않고 매우 소박하였다. 우리나라가 오히려 거대한 건물, 튀는 시설을 조성하고 있다고 본다. 관심 있게 들여다보면, 우리나라에서도 하나의 트렌드로 사용되고 있는 나무울타리라든가, 나무를 활용한 것들이 전혀 가공되지 않은 것을 사용하고 있어 세월이 지나면서 서서히 썩어 자연으로 돌아가게 하고, 다시 자연적인 것으로 보수하는 것을 보았다. 우리는 너무나 인공적인 나무목을 사용함으로, 때론 방부처리 과정을 거친 나무목을 사용함으로 인하여 오히려 자연 속에 살고 있는 미생물들을 죽이는 상황이다. 방부제 처리된 나무목 벤치 밑에는 미생물들이 전부 죽어 있다고 하지 않는가?
여덟째, 무엇보다 부러운 것은 다양한 체험을 하는 트레일 코스가 조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유산지구의 어디를 가나 새나 동물 관찰, 꽃이나 수목 관찰 등 자연과 함께 호흡하며 걸을 수 있는 곳이 잘 조성되어 있다. 최근 들어 우리나라에서도 등산과 걷기 열풍에 힘입어 다양한 트레일 코스들이 조성 중에 있다고 하니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아홉째, 크지도 작지도 않은 안내소 및 안내정보 시스템의 완비이다. 미국이라는 커다란 나라, 국립공원의 규모도 어마어마하지만 공원 입구에 자리 잡고 있는 안내소는 소박하고 자연에 어울리는 모습으로 앉아 있다. 이들 안내소는 손쉽게 자연유산지구에 대하여 안내정보를 받아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인적이 드문 자연보도, 어트랙션 등의 장소에는 Self-guide 브로슈어를 배치하여 1~2달러라는 기꺼이 주머니에서 돈을 꺼낼 만큼의 가격을 매겨 무인 판매를 함으로써, 개인적으로 방문했을 경우에도 안내서를 통하여 주변 자원 및 시설에 대한 충분한 안내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메인 웰컴센터에는 다양한 정보 제공, 동영상으로 공원 안내, 멤버십 가입, 다양한 기념품 판매 등이 이루어지고 있음은 물론이다.
“유산자원으로 돈 벌려고 해선 안 됩니다”
마지막으로, 맘모스케이브의 유산센터에서 만난 관리자가 우리에게 해준 한마디는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유산자원은 보전 가치의 자원으로서 이를 통해서 돈을 벌겠다고 하면 안 됩니다. 가치가 높은 자원을 지역이 보유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자부심을 갖게 하는 것 아닐까요?”
관광을 통해서 무엇인가 돈을 벌게 해줄 수 있는 안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을 하던 필자에게는 일종의 ‘경고’의 메시지와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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