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도 못 건드리는 '성역' 유대계 > 월드 토픽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월드 토픽


 

미국도 못 건드리는 '성역' 유대계

페이지 정보

작성자 뽕킴 댓글 0건 조회 1,781회 작성일 10-06-06 23:18

본문

유대민족은 세계의 모든 민족국가들 가운데 본국보다 해외에 더 많은 동포가 나가 살고 있는 단 하나의 민족이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분포되어 있다는 중국 화교가 4,000만명으로, 13억 인구인 본국의 0.3%인데 반해, 이스라엘은 인구 620만명에, 전세계에 분포되어 있는 유대인은 650만명으로 본국 이스라엘 인구보다 더 많은 셈이다.
BC 70년경 고향인 팔레스티나에서 로마인들에게 쫓겨난 뒤 1948년에 유대민족이 2000년간 염원하였던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지금의 팔레스타인 지역)에 이스라엘이라는 민족국가를 성립하기 전까지, 유대민족은 ‘나라 없는 민족’으로 2,000여년간 떠돌이 생활을 하였으며, 이 긴 세월 동안 전세계로 퍼져나가게 되었다.
그렇다면 유대인은 어떤 민족인가? 유대인을 보통 ‘헤브라이인’ 또는 ‘이스라엘인’이라고 부른다. BC 10세기경 이스라엘 왕국이 북쪽 이스라엘 왕국과 남쪽 유다왕국으로 갈리고, 바빌론 유수기를 거쳐 고향으로 돌아온 이스라엘인을 모두 유대인이라 불렀고, 스스로 이스라엘인이라고 부르기를 좋아했다고 전해진다.
‘디아스포라(離散)’로 자손은 세계 각지로 유랑하여, 그 땅의 인종·민족과 혼교(混交)를 거듭해왔기 때문에 형질이나 문화, 종교는 다종 다양하다. 즉 형질상 다수의 유대인은 백인이지만 일부는 유색인(有色人 : 인도의 Black Jews)이며, 흔히 ‘유대코’라고 불리는 갈고리 모양의 코도 지배적인 특징은 아니다.
◇ 국제 금융자본 뒤엔 유대인이 있다 ◇
누군가가 ‘미국으로부터 가장 많은 원조를 받는 나라는 어디일까’라고 묻는다면, 어떤 사람들은 기아에 허덕이는 아프리카의 어린이들을 떠올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정답은 이스라엘이다.
미국은 지금도 매년 평균 30억달러에 이르는 원조를 이스라엘에 제공하고 있다. 미국이 이스라엘 건국 이후 제공한 원조 액수가 1,000억달러에 이른다는 통계도 있다. 미국이 이처럼 이스라엘에 관대한 이유에 대해 유대계 미국인들의 힘을 거론하는 전문가가 많다.
미국 내 유대계 인구는 530만명부터 700만명 등 다양한 통계가 있지만 대체로 600만명 안팎으로 추산된다. 비율로만 보자면 미국 전체 인구의 2%. 그러나 미국 사회 전체에 미치는 영향력은 그 10배 이상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한 칼럼니스트는 “글로벌 국제 금융자본을 이해하기 위한 필수 코스는 유대인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부자 랭킹 상위 40명 중 18명이 유대인이며, 전세계 가장 부유한 기업가 중 절반이 유대인이다.
미국 내 유대계 힘은 실로 막강하다. 예를 들면, 케네디 대통령 시절부터 미국 정부는 이스라엘을 보호하는 것을 중동정책의 주요 내용으로 삼아왔고, 최근 들어 정도는 그 때보다 약간 느슨해지기는 했으나 백악관의 저울추는 여전히 이스라엘로 기울어 있다. 미국 유태인 인구는 미국 전체인구의 2% 수준이지만 미국 상원과 하원의 유대인 의석 수는 10%, 6%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유대인들은 미국 금융업계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데, 추정치에 따르면 유대인들은 3,400억달러에 달하는 해외자산 가운데 2,720억달러를 미국에 집중하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와 ‘뉴욕 타임스’ 등 유대계가 대주주로 있는 주요 언론과 유대계가 대주주인 세계 굴지의 미국 투자은행들, 민영은행 형태를 띠고 있는 연방 준비제도 이사회(FRB) 제도의 기원 등을 보면 실로 미국 경제 및 정치 시스템에 막대한 영향을 주는 유대계의 파워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백악관을 흔드는 신보수주의 ‘네오콘’◇
이라크 침공은 과연 누구를 위한 전쟁이었나. 사담 후세인의 앙숙 이스라엘을 위한 대리전은 아니었을까. 부시 행정부와 언론계 곳곳에 포진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유대인 네오콘(neocon)의 실체를 알아본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전쟁이냐?” 미 보수주의 논객의 대표적인 인물로 ‘처음부터 우파’(1990년판)를 저술한 패트릭 뷰캐넌이 기회 있을 때마다 던지는 반문이다. 뒤집어보면 흔히 ‘네오콘(neocon)’이라 일컬어지는 신보수주의자, 특히 유대인 네오콘들이 그들의 태생적 모국인 이스라엘을 위해 일으킨 전쟁이 이라크 전쟁이라는 주장이다.
뷰캐넌을 비롯한 우파 논객들만 그런 것은 아니다. 반전주의자들 역시 “부시 행정부를 주무르는 유대인 네오콘들이 미·이스라엘의 동맹관계를 이용, 미국을 이라크 전쟁으로 몰아넣었다”고 목청을 높인다.
미 보수주의자들과 진보주의자들이 형성한 기묘한 연합전선의 창 끝이 유대인 네오콘들을 겨누고 있는 모습이다. 이들은 이라크 침공이 미국의 안보와 이익만을 위해서가 아닌, 이스라엘에 반사(反射)이익을 주기 위한 전쟁이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Whose war?”라고 묻는다.
이들은 “미국의 대외정책이 유대인 네오콘에게 공중납치(hijacking)당했다”고 여긴다. “부시는 무대 뒤에서 그를 조종하는 강력한 유대인 네오콘들의 꼭두각시에 지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이라크 전쟁은 중동에서의 힘의 균형을 깨뜨림으로써 이스라엘에 큰 도움이 된 것이 사실이다. 그 동안 이스라엘 안보에 부담이 됐던 사담 후세인이 사라진 이라크는 이제 친미국가로 거듭날 판이다. 남은 반이스라엘 국가는 시리아와 이란 뿐이다.
그러나 이들 두 나라는 이라크 보다는 덜 위협적이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지켜본 두 나라는 공세는 커녕 납작 엎드려 눈치를 보는 형국이다. 결국 “이라크 전쟁은 중동에서의 힘의 균형을 깨뜨려 이스라엘에 도움을 주기 위해 부시 행정부 내 유대인 네오콘 세력이 일으킨 전쟁”이란 비판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중국적을 허용하는 나라다. 미국 내 유대인들은 대개 이스라엘 국적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의 이해와 이스라엘의 이해가 충돌할 경우, 그들의 충성도(애국심)는 자연스레 이스라엘로 기울기 마련이다.
그들은 미국 성조기의 별보다는 이스라엘 국기의 6각형 별, 이른바 솔로몬 왕의 인장(印章)에 더 애정을 갖고 있다고 여겨진다는 주장도 있다.
워싱턴의 한 비판가는 이를 두고 ‘이스라엘 우선의 독트린(Israel-First Doctrine)’이라 꼬집는다. “그들의 정치적 선조는 조지 워싱턴이 아니라 이스라엘 초대수상이었던 다비드 벤 구리온”이라는 비판과 함께.
벤 구리온은 미국 국적을 지닌 유대인들을 향해 이렇게 말했었다. “다른 무엇보다 당신들은 유대인이다”라고.
event_071016_israel_us_flags.jpg
◇전 미국 대통령을 무릎 꿇게 한 압력◇
유대인과 관련해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한 에피소드가 있다. 카터 전 대통령이 ‘유대인 로비’의 문제점에 대해 입을 열었다가 호된 시련을 겪은 일이 있었다.
그는 자신이 재임했을 당시(1977∼1981년) 중동 평화정책 전개과정을 회고한 ‘팔레스타인 :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가 아닌 평화’를 출간한 뒤 “팔십 평생을 살면서 처음으로 거짓말쟁이, 반유대주의자, 겁쟁이로 불렸다”고 스스로 말할 만큼 친유대계 단체와 인사들에게 호된 비판을 받았다.
비판의 화살은 먼저 책의 제목을 향했다. ‘아파르트헤이트’란 용어를 사용한 것은 시오니즘을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인종차별 정책과 동일시한 결과가 아니냐는 것.
책 내용 가운데 “아랍 공동체와 모든 주요 팔레스타인 그룹들은 국제법과 평화 로드맵의 궁극적인 목표를 이스라엘이 수락하면 자살폭탄이나 다른 모든 테러행위를 끝낼 것임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는 대목에도 비판이 집중됐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평화협상이 성사되기까지는 테러 전술을 옹호하는 것으로 읽힌다는 것이다.
결국 책 내용에 항의해 ‘카터센터’ 자문위원 14명이 카터 전 대통령과 결별을 선언하고 사퇴했다. 중동특사를 지낸 데니스 로스 씨는 책에 자신이 만든 지도가 허락없이 사용됐다고 주장하면서 표절논란에까지 불을 지폈다,
카터 전 대통령은 “이 같은 비난들은 이스라엘인과 팔레스타인인들이 공정하게 대접받아야 한다는 나의 결심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며, 책의 내용이 정확하고 유용하다는 사실을 희석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맞서 왔으나, 결국 이듬해 학생의 절반 정도가 유대계로 구성된 매사추세츠 주 보스턴 교외의 브랜다이스대 초청 특강에 응해 고개를 숙였다.
그는 문제의 테러옹호 논란구절에 대한 질문을 받고 “그 구절은 완전히 부적절하고 멍청하게 쓰였다”며 “당신에게 개인적으로, 그리고 이 자리에 있는 여러분에게 사과한다”고 말했다. 그는 책의 2판부터 표현을 바꾸도록 출판사에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퇴임 후 존경을 받아 온 전직 대통령이 필화(筆禍)를 겪다가 결국 무릎을 꿇기까지 “비판이 지나치다”며 시시비비를 가려 보자고 나선 정치 지도자나 유력 언론은 거의 없었다. 오히려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까지 성명을 발표해 “카터 전 대통령의 견해가 민주당의 이스라엘 정책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열린사회’의 상징이라는 미국 사회지만 이스라엘, 유대인에 대한 비판이 갖는 ‘폭발성’은 여러 차례 입증됐다. 2006년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의 중동문제 상담역이었던 필립 젤리코 보좌관은  “이란 핵문제 해결을 위해 이스라엘의 양보가 선행돼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가 두 달 후 사임했다.
◇뉴욕타임스, 워싱턴 타임스는 빙산의 일각◇
유대인 파워는 미 언론계에서도 막강하다. 영향력 면에서 2대 신문이라 할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가 유대인 소유임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성향면에서 보면 ‘뉴욕타임스’가 상대적으로 진보적이지만, 친이스라엘 논조라는 측면에선 큰 차이가 없다. 중동문제를 단골로 쓰는 유대인 칼럼니스트들 때문이다.
‘뉴욕타임스’의 윌리엄 새파이어, ‘워싱턴 포스트’의 찰스 크라우새머가 대표적인 인물이다. 이 두 사람은 약속이나 한 듯, 기회 있을 때마다 지면을 통해 이라크 침공 나팔을 불어댔고 팔레스타인 지도자 야세르 아라파트를 비난했다.
특히 ‘워싱턴포스트’는 부시의 이라크 침공을 선동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워싱턴포스트’ 출신 윌리엄 그라이더는 중도좌파 성향의 시사주간지 ‘네이션’에 기고한 ‘워싱턴 포스트 전사들(Washington Post Warriors)’이란 글에서 “(이라크 전쟁은) 미국이 피할 수 없었던 전쟁이 아니라 미국 스스로 선택한 전쟁이며, 미국의 언론매체 중에서도 ‘워싱턴 포스트’가 단연 전쟁선동에 앞장섰다”고 비판했다.
친이스라엘 논조를 펴온 유대인들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부시 대통령이 매주 즐겨 읽는다는 강경우파 주간지 ‘위클리 스탠더드’의 발행인 윌리엄 크리스톨, 극우 월간지 ‘코멘터리’의 전 편집인 어빙 크리스톨과 노먼 포드호레츠가 대표적인 인물이다. “부시 행정부의 일방주의와 친이스라엘 외교정책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는 평가마저 듣는 네오콘들의 언론매체가 바로 이 두 잡지다.
‘코멘터리’는 미 유대인 조직 가운데 영향력이 가장 큰 미국 유대인위원회(AJC)가 운영자금을 대 발행하는 월간지다. 이 잡지엔 베스트셀러 ‘평화의 야만적 전쟁들: 작은 전쟁들과 미국의 발흥(2002년)’의 저자인 맥스 부트를 비롯한 비유대인 네오콘 이론가들도 지면을 채운다.
‘위클리 스탠더드’의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부룩스는 유대인 네오콘에 대한 비판을 반유대주의(anti-Semitism)로 본다. 그는 “나의 이메일이나 전화 메시지들이 반유대주의자들의 욕설로 채워지는 걸 보면, 뷰캐넌 같은 우파 보수주의자 뿐 아니라 이른바 (반전)평화운동 좌파까지도 미국 안의 반유대주의 흐름에 가담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rabbi_noey2.jpg
◇아이비리그 학생 4분의 1이 유대계◇
유대계가 이처럼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이유는 정치, 금융, 법조계, 학계, 언론 등 미국 사회 각 분야에 거미줄처럼 퍼져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 준비제도 이사회 의장, 로버트 루빈 전 재무장관 등 유대계 출신 지도급 인사들을 꼽으려면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많다.  미국 50대 기업 중 17개 기업을 유대계가 세웠거나 현재 실질적으로 운영하며, 뉴욕과 워싱턴의 유명 로펌 변호사의 40%가 유대계라는 통계도 있다.
학계에서도 유대계 파워는 막강하다. 아이비리그 대학 교수의 30∼40%를 유대계가 차지한다는 것은 학계에선 정설이다. 노벨상 수상자 명단에서도 유대계 비율이 아주 높다.
명문대 진학률에서도 유대인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유대계 대학생 관련 지원단체인 ‘힐렐’에 따르면 2003년 기준으로 유대계 학생 비율은 △ 하버드대 29.6% △ 예일대 26.7% △ 프린스턴대 10.6% 등에 이른다. 아이비리그 전체로는 23.6%. 인구비율의 10배 이상에 이르는 통계다.
하지만 유대계의 파워가 미국에서 이제 기득권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가장 대표적으로 지적되는 문제점이 미국 중동정책의 편향성.
예를 들어, 유엔 총회에서는 매년 이스라엘의 대(對)팔레스타인 정책을 비판하는 결의안이 상정된다. 대부분의 유엔 회원국은 찬성하지만 미국은 올해도 어김없이 이스라엘 편에 섰다.
민병갑 뉴욕 퀸스대 교수는 “미국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이 최근 친이스라엘 로비에 힘을 보태면서 미국사회에서 유대계의 힘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정치권에서 유대계 로비의 파워는 누구나 인정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이를 공론화하는 사례는 많지 않았다. 자칫 ‘반유대주의자’로 낙인찍힐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스티븐 월트 하버드대 행정대학원 교수와 존 미어샤이머 시카고대 교수는 ‘이스라엘 로비와 미국의 외교정책’이라는 논문을 통해 “친이스라엘 로비의 결과로 미국 행정부가 때로는 미국 국가이익과 배치되는 중동정책을 편다”고 지적했다.
미국에서 유대인들은 정치, 경제, 언론 뿐 아니라 종교, 의학, 예술, 법률, 패션, 심지어 부동산이나 백화점, 다이아몬드 시장까지 광범하게 장악하고 있다. 특히 문화와 언론 엔터테인먼트 분야 장악력이 아주 크다. 앞서 언급한 듯 뉴욕타임스와 워싱턴 포스트 등 미국 최대 신문사들이 유대인 소유이며, ABC 등 3대 공중파 방송의 설립자가 유대인이다.
90년대 기업간 인수 합병(M&A)으로 탄생한 타임워너, 비아콤 등 5대 거대 미디어그룹 역시 유대인 CEO나 그 영향력 아래 있으며, 파라마운트, MGM, 드림웍스 등 미국 내 7대 영화사 중 6개사가 유대인이 창업한 것이다.
CNN의 명앵커 래리 킹, 바버라 월터스 등 미 주요 언론인의 30%, 할리우드의 시나리오 작가/감독/제작자의 60%, 코미디언의 80%가 유대인이다. 할리우드의 대표적 유대인 인사인 스티븐 스필버그와 우디 앨런,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등은 우피 골드버그처럼 이름을 유대계로 바꿔 친분을 과시하는 경우도 있다.
할리우드까지 뻗친 유대계 파워를 살펴보자.
◇스필버그가 ‘쉰들러 리스트’를 만든 이유◇
한국 사람들에겐 ‘이스라엘’ 하면 생각나는 이미지들이 있다. 강인하고 우수한 민족, 흉포한 아랍인들의 포위망 속에서 꿋꿋이 살아가고 있는 국민들. 반면 이스라엘을 둘러싸고 있는 아랍인들에 대해 흔히 떠올리는 인상은 그와 정반대의 것들이다. 폐쇄적이고 폭력적인 민족, ‘한 손에는 칼, 한 손에는 코란’을 든 무서운 광신도들….
우리들 머릿속에 진실과는 다른 이런 선악의 이분법이 꽤나 견고하게 자리잡은 데는 할리우드 영화들의 ‘공’도 크다. 할리우드를 움직이는 자본의 배후, 거기엔 바로 막강한 ‘유대인 패밀리’가 있다. 미국 산업계나 정계에서의 ‘유대인 파워’는 새삼 말할 필요도 없이 잘 알려져 있지만 전방위적인 유대자본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은 바로 언론과 영화다. 이런 상황에선 유태-아랍 문제에 관한 한 균형잡힌 시각을 기대하기란 힘든 게 아닐까.
유대인이 장악하고 있는 할리우드에서 유대인 밀어주기 영화를 만들지 않으면 그게 더 이상하다. 이른바 ‘성서 스펙터클’로 불리는 ‘십계’(1956), ‘벤허’(1959), ‘왕중왕’(1961)같은 대작 영화들은 돈도 많이 벌었지만 무엇보다 핍박받는 유대인 이미지를 살렸다.
할리우드의 ‘친(親)유태주의’는 그 역사가 깊다. 한국에서 TV ‘주말의 명화’ 타이틀 음악으로 우리들 귀에 익은 영화인 ‘엑소더스’. 모세의 출애굽기에 빗댄 제목(한국에는 ‘영광의 탈출’로 소개된)의 이 영화는 이스라엘 건국 이야기를 영웅설화식으로 그리고 있다.
그러나 ‘엑소더스’의 이스라엘 건국 이야기는 아랍인들에겐 비극의 서막이었을 뿐이다. 1948년 아랍의 독립을 보장해준다던 서방세계는 팔레스타인의 심장부에 이스라엘이 건국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이스라엘은 잃어버렸던 땅을 되찾은 것이라고 할지 모르지만 아랍인들로선 2000년간 살아온 고향에서 하루아침에 쫓겨난 것이다.
또 할리우드가 유대인을 위해 잊을만하면 진행하는 프로젝트는 홀로코스트를 부각시키는 것이다. 국제 평화를 위협하는 이스라엘의 무리수나 미국을 지배하는 유대인 세력에 대한 불만이 높아지면 홀로코스트를 언급함으로써 물타기가 이뤄진다. 홀로코스트는 인류 역사상 씻을 수 없는 범죄겠지만 그것을 오직 유대인의 것으로만 독점시키는 것은 할리우드를 통해 이뤄진다.
조금 된 일이지만 할리우드의 흥행 마술사 스티븐 스필버그가 종전의 스타일과는 상반된 영화 한 편을 만들어 화제가 된 일이 있다. 바로 ‘쉰들러 리스트’라는 영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들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한 독일인 사업가에 관한 이야기인 이 영화는 그 해 아카데미상을 수상하는 등 흥행감독 스필버그의 성가를 드높여주었다.
그런데 ‘인디아나 존스’나 ‘ET’류의 오락영화 전문으로 알려진 스필버그는 왜 갑자기 그런 ‘진지한’ 영화를 만들었을까. 해답은 스필버그가 유대인이라는 사실에서 찾을 수 있다.
스필버그 뿐만 아니라 유대인 학살은 할리우드에서 많이 다뤄지는 주제 중의 하나다. 그 배경에는 할리우드를 좌지우지하는 유대계 영화자본의 영향력이 숨어 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뿐만 아니라, 유대계 평론가들은 스필버그의 ‘ET’나 ‘쥐라기 공원’을 유대 경전에 따라 해석하는가 하면 우디 앨런 역시 유대인 특유의 죄의식을 뉴욕이라는 도회적 정서와 결합시킨 감독으로 평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평론가는 “우디 앨런의 영화들은 대개 뉴욕의 유대인 사회를 무대로 삼고 있는데, 우디 앨런 자신이 유대인인 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며 “범죄와 비행 등 그의 작품의 배경이 되고 있는 도시도 주로 뉴욕이고, 친이스라엘 정책을 펴는 미국 정부를 움직이는 유대인들이 가장 많이 사는 ‘유대인의 도시’ 뉴욕이 아랍인들의 공격목표가 된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large_menorah.jpg
◇‘변화는 있다’ 이스라엘 보는 시각 달라져◇
결론 삼아 말하자면 유대인들이 미국과 전세계에 미치고 있는 영향력은 한마디로 ‘막강하다’는 것이다. 현재 이스라엘을 비롯해 전세계에 흩어져 살고 있는 순수 유대인은 약 1,500만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이는 유대인의 인구수가 세계 인구의 0.3%에도 못 미친다는 것. 이렇듯 통계적 숫자로만 보면 상당히 미미한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유대인들은 사회 곳곳에서 보이지 않는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들의 목표가 궁극적으로 무엇이며, 그 가운데엔 정확히 무엇이 있는지 우리로선 접근 자체가 쉽지 않다. 그렇지만 분명한 한 가지는 미국 내 유대인들에게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2000년을 떠돌며 성공한 민족성이 하루아침에 변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시간의 흐름과 함께 세대가 바뀌고, 그 새로운 세대는 지난 세대와는 또 다른 방식으로 문화와 정서를 받아들이기 마련이다.
실제로 미국의 젊은 비(非)정통 유대인들은 이스라엘에 대해 완전히 등을 돌리는 정도는 아닐지라도 점차 무심해지고 있으며, 이런 흐름은 되돌릴 수 없을 것 같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들이 비유대인과의 결혼 등으로 미국 사회에 편입되고, ‘유대교’를 민족이 아닌 종교적 개념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이스라엘을 바라보는 시각에도 변화가 생겼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조사를 주도한 ‘안드레아ㆍ찰스 브론프만 자선재단’의 로저 베네트 부회장은 “우리 부모 세대에서는 ‘이스라엘을 어떻게 봐야 하는가’가 문제였으나 (1976년 이후) 출생한 Y세대에는 ‘왜 우리가 이스라엘을 중시해야 하는가’가 문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에 대한 활발하고 건강한 대화만이 의미있는 관계형성을 위한 첫걸음이라는 점을 사람들이 인식할 때까지, 미국 내 ‘이스라엘 논의’는 이스라엘 건국 100주년 때까지는 미해결 상태로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