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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수렁 속에 빠져드는 오바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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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뽕킴 댓글 0건 조회 1,605회 작성일 10-06-06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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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령군의 무덤 아프가니스탄, “이번에는 미군 차례?”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오바마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001년 911 사태 직후 시작해 8년째 계속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전쟁은 올해 들어 최대의 사상자수를 기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결의 기미 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전쟁에 대한 미국인들의 지지도도 날이 갈수록 하락하면서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베트남전이나 이라크전처럼 또 하나의 실패한 전쟁이 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끊임없이 이어져온 외국의 침입에도 불구하고 결국은 외세를 축출해 점령군의 무덤이라 불려온 아프가니스탄, 이번에는 미군의 무덤이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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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전은 2001년 10월 빈 라덴과 알카에다의 은거지를 제공하는 탈레반 정권을 축출한다는 명분하에 시작됐다. 전쟁 초기 미국은 영국과 함께 탈레반 정권을 쉽게 무너뜨렸다. 그러나 2003년과 2005년 사이 탈레반은 아프가니스탄 남부의 칸다하르를 중심으로 세력을 확대하기 시작해 점차 상당수 지역을 재탈환했으며 미군과 영국군은 전장에서 점점 밀려났다.
미국과 영국군이 열세를 보이자 2006년부터는 아프가니스탄의 치안과 질서를 유지하고 과도정부의 설립을 돕는다는 명분하에 유엔 안전보장 이사회가 창설한 나토(NATO) 산하 국제안보지원군이 전투에 개입하기 시작했다. 미국을 위주로 해 영국, 호주, 캐나다 등 34개국 3만 2,000명으로 구성된 다국적군이 아프가니스탄 전에 참전하게 된 것이다. 2006년 10월 국제안보 지원군은 작전지휘권을 미국으로부터 이양받았다.
그러나 다국적군의 참전에도 불구하고 아프가니스탄인들의 저항은 더욱 거세져 현재 탈레반 세력은 아프가니스탄 동부와 남부 대부분 지역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전장은 이웃국가인 파키스탄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탈레반의 반격이 거세지고 세력이 확대됨에 따라 미국을 중심으로 한 연합군의 피해도 격심해지고 있다.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침공 첫 해인 2001년에는 12명에 불과하던 연합군측 사망자는 계속 늘어 2008년에는 294명이 됐고, 금년에는 295명을 넘어 전쟁기간 중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날로 늘어나는 미군 사망자수
 
연합군의 주축인 미군의 사망자는 2008년에는 155명, 금년에는 현재까지 172명으로 지난 8년간 총 802명에 달한다.
미국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사망자를 낸 국가는 영국이다. 영국군의 사망자수는 2001년 이래 206명에 이르고 있다. 그 외에도 캐나다의 총사망자 수도 총 100명을 넘어섰고, 호주군은 지난 1년 반 사이에 총 10명의 사망자를 냈다.
당초 예상과는 달리 아프가니스탄의 상황이 어려워지자 미국은 금년 초 17,000명의 추가병력을 파견해 현재 총 6만여명의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에 주둔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병력이 증강됐음에도 불구하고 전쟁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4일자 뉴욕타임즈에 의하면 연합군의 미 지휘관들은 여전히 파키스탄과의 국경 인근에서 활동하는 탈레반에 공격에 대처할 병력이 부족하다고 토로하고 있다. 추가된 병력이 남부지역의 작전에 도움이 되기는 하지만 지휘관들이 성공적으로 작전을 수행하기에 필요한 숫자에는 훨씬 못 미친다는 것이다.
 
아프간전에 대한 여론 악화
 
설상가상으로 파키스탄 북부지역에 은신하고 있는 탈레반 세력에 대한 파키스탄 정부의 협조도 미비하고, 아프간 전에 대한 미국인들의 지지도 점차 악화되어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아프가니스탄의 민간인 사망이 속출하면서 전쟁수행 방식에 대한 비판 여론까지 고조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대선 후보시절부터 부시의 이라크 전쟁을 어리석은 전쟁이라 비난하며 아프가니스탄전에 집중해 미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빈 라덴과 알카에다 세력에 대처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리고 오바마는 공언한 대로 금년 들어 1만 7,000명의 병력을 아프가니스탄에 증강했다.
오바마의 딜레마는 여기서 비롯된다. 아프간전은 미국의 안보유지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이미 8년에 걸쳐 수행중인 전쟁에 병력을 증파했음에도 불구하고 상황은 계속 악화되고 있고, 병력 수는 여전히 부족하며, 전쟁에 대한 인기는 이미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민간인 사망자 증가 및 각종 인권침해 사례가 속속 밝혀지면서 전쟁에 대한 종결요구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사태가 이렇듯 심각해지자 서방세계는 아프간전을 포기해서는 안되며 병력을 더 보내고 보다 향상된 전략을 사용해 아프가니스탄을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지난주 사설을 통해 비록 오바마 정부가 지금 경제회생과 건강보험 개혁 등 국내문제 해결에 집중하고 있으나, 남부지역이 통제불능 상태가 되는 등 날로 악화되어가고 있는 아프간전 문제는 정권에 대한 최대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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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는 탈레반을 축출하고 평화와 번영을 가져오고 민주적인 정부를 수립하려던 목표가 이제는 단지 정부가 제대로 운영되고 안보를 유지할 수 있기만을 바라는 희망으로 바뀌었다며, 그나마 현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더 많은 병력과 보다 효과적인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프간전 문제가 계속 수렁 속으로 빠지는 듯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아프간전은 오바마의 베트남전이 될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까지 나오기 시작했다. 뉴욕타임즈는 지난 23일 존스 대통령의 베트남전과 오바마의 아프간전을 비교하면서 오마바가 처한 정치적 위기를 지적했다.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존슨 대통령이 국내에서 ‘위대한 사회 건설’이라는 기치하에 개혁을 추진하면서 동시에 베트남전에서는 성공을 거두지 못한 것은 현재 오바마가 건강보험 개혁을 추진하면서 아프간전에서 고전하고 있는 것과 비교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존슨 대통령이 베트남전에 대해 공산주의 확장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계속 싸우는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듯이, 오바마도 아프간전을 국제 테러리즘에 대항하기 위한 버팀목으로 생각하며 선택의 여지가 없는 전쟁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오바마 대통령은 참전용사들과의 만남에서 “2001년 9월 11일 미국을 공격한 세력은 견제되지 않는다면 다시 미국을 공격할 수 있다. 탈레반의 봉기는 알카에다가 보다 많은 미국인을 죽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말하며 아프간전은 반드시 치뤄야 하는 전쟁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아프간전은 오바마의 베트남전?
 
물론 오바마의 아프간전이 존슨의 베트남전과 다른점도 있다. 우선 전쟁규모에 있어서 베트남전에는 한 때 50만명이나 파병되었던 반면, 아프간 전에 참전하는 미군은 6만여 명에 불과하다. 더구나 베트남전 당시 병사들은 징병되었고 현재 아프간전에 가는 병사들은 자원 입대했다. 따라서 베트남전이 미국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아프간전 보다는 훨씬 크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베트남전과 아프간전이 정치적으로 미국 대통령에게 미치는 역학구도는 비슷하다고 뉴욕타임즈는 지적한다. 대외정책의 실패가 국내정책 추진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베트남전의 실패가 존슨 대통령에게는 치명적인 타격이 되었던 것을 고려할 때, 오바마가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는 아프간전의 어려운 상황이 국내 개혁정책 추진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베트남전과 비교될 정도로 미국을 수렁에 몰아넣고 있는 아프간전에서 미국은 왜 빠져나오지 못하는 것인가? 표면적인 이유로는 오마바가 주장하듯이 미국의 안보를 위해 빈 라덴과 알카에다를 제거하는 것을 들 수 있다.
미국은 2001년 911 사태가 일어나자 마자 그 배후로 빈라덴과 알카에다를 지목하고 그들이 은신해 있는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폭격을 시작했다. 빈라덴과 알카에다를 비호하고 숨겨주고 있는 탈레반 정권을 축출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미국은 빈 라덴을 생포하고 무장조직 알카에다를 소탕하는데 성공하지 못하면서, 폭격으로 폐허가 된 아프가니스탄의 재건과 이슬람 근본주의 하에서 억압당해온 여성인권 신장을 위해서는 미군이 계속 주둔해야 한다고 전쟁수행의 이유를 들어왔다.
그러다 오바마가 취임하면서 미국의 초점은 다시 알카에다 소탕에 맞춰지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미국 정부가 표면적으로 주장하는 ‘반테러 전선’ 이외에 다른 이유가 있을 가능성을 계속 제기해왔다. 그 중 주류언론에서는 거의 보도되지 않고 있으면서 동시에 상당한 동조를 얻고 있는 의혹이 중앙아시아의 석유자원 때문에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했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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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전, 석유확보 위한 전쟁이었나?
 
아프가니스탄은 근래 들어 석유 및 천연자원 생산지로 각광을 받고 있는 중앙 아시아의 카스피안해 지역과 미국에 우호적인 파키스탄 사이에 위치해 있다.
다시 말해, 투르크메니스탄이나 카자흐스탄 등 카스피안해 주변국에서 생산되는 석유와 천연가스를 수송관을 통해 파키스탄의 부두로 수송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가야 할 땅이 아프가니스탄인 것이다.
따라서 날로 늘어가는 에너지 수요 충당에 고심하던 미국이 안정적인 석유와 천연가스 공급로를 확보하기 위해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했다는 주장이다. 미국 의회는 1997년 석유와 천연가스가 대거 매장되거 있는 카스피해 지역을 미국의 이해에 중요한 지역이라고 선포하며 이 지역의 자원에 대한 관심을 보인 바 있다.
또한 911 사건이 있기 얼마 전인 2001년 8월까지만 해도 미국과 탈레반 정권 사이에 수송관 건설에 관한 협상이 진행되고 있었다는 점은 이러한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실제로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침공 다음해인 2002년 12월에는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그리고 투르크메니스탄간에 수송관 건설계획이 합의되기도 했다.   
미국이 탈레반 정권을 전복한 이후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으로 임명된 하미드 카르자이가 석유기업 유노칼에서 근무한 바 있으며, 아프가니스탄 특사가 된 잘메이 칼릴자드도 유노칼에서 근무하며 수송관 협상에 참여한 바 있다는 점 등도 아프간 침공과 석유자원 확보와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근거로서 주장된다.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의 또 다른 이유로는 아프가니스탄이 이란과 중국, 그리고 러시아 등을 견제할 수 있고 파키스탄 및 중앙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도 있는 전략적 요충지라는 점도 제기되고 있다. 즉, 석유와 천연가스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면서 중앙아시아 지역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동시에 적성국가를 견제하기 위한 다목적 카드가 아프가니스탄 침공이었다는 것이다.
결국 오바마가 주장하듯 미국의 안보를 위해서든 아니면 석유자원확보를 위해서든 아프가니스탄전은 미국의 중요한 이해가 걸린 전쟁으로 쉽게 포기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렇듯 미국이 빠져 나오기도 쉽지 않고 그렇다고 독자적으로 알카에다와의 대결에서 승리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아프가니스탄 정부의 효과적인 협조는 미국에게는 절대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카르자이 대통령이 이끄는 기존의 아프가니스탄 정부는 탈레반의 자금줄인 마약무역을 단속하기 위한 조치를 충분히 취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미국 의회로부터 받아왔다. 또한 미국이 제공하는 아프가니스탄 재건을 위한 막대한 자금도 카르자이 정부의 부정부패로 인해 제대로 집행되지 않아 미국에게는 골칫거리였다.  
 
아프간 대선, 민주주의 전파 명분도 부정선거 의혹에 빛 바래
 
따라서 지난 20일 아프가니스탄에서 행해진 대통령 선거에 미국은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미국의 입장에서는 정부에 만연한 부정부패를 완화시킴으로써 아프간 재건자금을 효과적으로 집행할 정부가 출범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선거 시작 전부터 카르자이 후보에게 실망한 미국이 아시라프 가니 전 재무장관을 노골적으로 지원한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또한 아프가니스탄의 대선은 선거를 치르는 그 자체만으로도 미국에게는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8년 동안이나 끌어오면서 변변한 성과 하나 없는 전쟁을 치루면서 전쟁의 명분 중의 하나로 내건 아프간의 자유확대와 민주주의 건설이라도 하는 모습을 모여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선거를 통해 아프가니스탄의 민주주의를 이끌겠다는 미국의 기대와는 달리 아프가니스탄의 선거는 부정의혹으로 뒤덮이고 있다. 선거가 끝나자 마자 이미 1,000건이 넘는 부정선거 제보가 선거관리 위원회에 접수가 되었다.
선거결과는 카르자이 대통령의 재선가능성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최종 공식결과는 9월 중순에야 나올 예정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밝혀진 바에 의하면 카르자이 현 대통령이 50퍼센트에 근접하는 지지를 얻어 선두를 달리고 있다.
문제는 카르자이 대통령에 대한 지지표가 결선투표 없이 승리를 확정 지을 수 있도록 50퍼센트 이상 나오느냐에 있다. 결선투표를 하지 않아도 되는 50퍼센트 이상을 카르자이 후보가 얻으면 그나마 선거가 안정적으로 끝나겠지만, 만약 결선투표까지 가고 부정선거 논란이 계속될 경우에는 정치세력과 연계되어 있는 무장단체를 통한 무력충돌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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