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식량난 … 벌레가 대안책? > 월드 토픽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월드 토픽


 

세계는 식량난 … 벌레가 대안책?

페이지 정보

작성자 뽕킴 댓글 0건 조회 1,437회 작성일 10-06-06 16:10

본문

ffagrain.jpg미국인들은 대부분 먹는 것에 대해 그다지 부족함을 느끼지 않고 산다.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가장 가난한 5% 가족조차도 생활비에서 식품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16%에 불과하다. 그러나 다른 많은 나라들의 사정은 다르다. 나이지리아 국민들은 생활비 중 73%가 식품비고, 베트남 국민에게 생활비 중 식품비는 65%를 차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국민은 생활비 중 음식비가 50%다. 지출의 많은 부분을 식품에 쓰고 있다는 이야기다.
지난해 개발도상국의 식량 수입비는 25% 증가했다. 지난 10년내 식량 가격이 최고 수준으로 높아진 결과다. 지난 2년 동안 옥수수 가격은 두배로 뛰었다. 밀 가격은 28년 이래 가장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하이티나 이집트 등 여러 나라에 곡류 가격의 불안을 가중시켰다.
가뭄이나 기상 문제 등으로 곡류 생산국의 생산랑이 세계적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는 바람에 일부 국가들은 자국 소비량을 확보하기 위해 곡류 수출에 제한을 두기까지 했다. 가격을 높게 책정하는가 하면 수출품에 대해 높은 관세 등을 부가하는 방법을 사용해, 곡물 가격 상승에 부채질을 하고 있다. 그 결과, 식량 필요를 수입에 의존하는 가난한 나라들은 이중 삼중으로 고초를 겪게된 것이다.
세계은행의 로버트 졸릭 총재는 세계적으로 33개국이 식량비 증가로 인한 사회적 불안의 위험에 처한 상태라고 지난 4월에 발표했다.   생활비 중 50%에서 75%가 식량비인 국가들은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곡물 가격이 조만간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다. 유엔 식량농업기구는 올해 곡물 보유량이 1982년 이후로 최저선이라고 발표했다.
세계적인 식량 부족은 에너지 가격 상승이나 중국과 인도의 중산층 증가와 같은 통제 불가능한 상황에 일부 기인하기도 한다. 이런 요인으로 동물 사료 수요가 증가돼 곡물 소비가 급증한 것.
그런데 부요한 국가들은 바이오 연료 생산을 활성화시키다 보니 이런 식량 부족 현상을 부채질하고 있다. IMF가 발표한 바에 의하면, 미국은 옥수수 에탄올 생산을 장려하는 정책 때문에 지난 3년간 세계 옥수수 수요 증가의 큰 책임을 지고 있다고 한다. 옥수수 가격 상승에 큰 역할을 한 셈이라는 것. 콩류와 같은 다른 곡물 가격도 덩달아 상승했는데, 이는 농업 종사자들이 다른 곡류 재배지를 옥수수 재배지로 바꾸는 바람에 다른 곡류 생산 부족으로 가격 상승이 일어나는 도미노 현상이 발생했다고 미 농림청은 밝혔다.
미국은 에탄올 생산자에게는 갤런당 51센트의 장려금을 주는 반면 에탄올 수입의 경우 갤런당 54센트의 관세를 부가하고 있다. 유럽 대부분의 국가들도 바이오 연료에는 세금을 면제해주는 반면 수입 에탄올에는 갤런당 평균 70센트 이상의 관세를 징수하고 있다. 이런 정부의 에탄올 생산 장력 정책은 곡물 가격 증가를 생각한다면 제동을 걸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실제로 기껏해야 옥수수 에탄올은 개솔린에 비해 온실 개스를 조금 더 줄여줄 뿐이다. 옥수수 생산지를 위해 숲이나 초원을 더 개간한다면 그게 상황을 더 나쁘게 한다는 것이다. 곡물비 상승 때문에 에탄올 권장을 무효화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을만한 상황이다.
untitled1.jpg장기적으로 보면 전세계적으로 농작물 생산량이 늘어나게 만드는 게 해결책일 것이다. 졸릭 총재는 부요한 나라들이 농장 생산력을 증가시키고 또 아프리카에서 농작물이 생산될 수 있게 만드는 ‘녹색혁명’을 위한 재정적 지원을 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그러나 식품 가격 인상에 대해서는 부요한 국가들이 나서서 지금 당장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세계 식량 프로그램(World Food Program)은 세계적으로 굶고 있는 수백만명의 희생자들을 돕기 위해 무려 5억달러가 넘는 돈을 증가한 곡물비에 썼다고 발표했다.
그렇지만 경제 대국들의 도움은 넉넉한 편이 아니라고 한다. 경제 대국들의 해외 지원은 2006년에 비해 2007년은 8.4% 감소했다. 이들 경제 대국들이 지난 2005년에 했던 것만큼 해외 지원을 하려면 향후 3년간 35% 지원비 예산 인상을 해야할 판이다. 에너지 정책 때문에 곡물 가격 인상의 원인을 제공한 경제 대국들이 이 문제를 풀기 위해서 발벗고 나서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식품비 인상 및 식량 부족의 주원인으로는 중국과 인도 등의 인구 최대 국가의 경제적 성장도 한 몫하고 있다. 잘 살게 되면서 이들은 쌀과 같은 농작물보다는 과일이나 육류 등의 비싼 식품을 찾게 된 것. 현재 중국 육류 소비는 1980년대에 비해 두배로 늘어났고, 우유 소비량은 세배로 늘어났다. 그 결과 사람이 먹는 것보다 더 많은 곡물이 이런 식품을 제공하는 가축 사료로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조만간 식품비 가격의 하락이 가능한 것일까. 세계은행은 식품 수요 증가가 멈추기 전까지는 식품비 고공행진이 최소 1년은 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높은 유가나 바이오 연료 생산을 위한 자국 보호주의 정책 등과 같은 여타 요인들이 줄어들기까지는 식품 가격은 언제까지든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도 상기시켰다.
개발도상국의 식품 가격은 절대절명의 문제지만, 미국에서는 식품비 증가가 인플레이션의 원인을 제공하는 선에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도 지난 2003년에 비한다면 빵 가격은 75%, 육류는 124% 상승했다고 한다.
벌레 먹어도 되나 …‘식충(食蟲)’의 진실
미국에서는 벌레를 먹는 대신 박멸하는데 더 주력해왔다. 그러나 몇몇 국가에서는 벌레가 영양분이 풍부한 식품으로 오랫동안 각광받아 오고 있다. 가령 태국에서는 상품용으로 양식된 물방개와 대나무갯지렁이가 시장에 잔뜩 쌓여있다. 벌레 먹이 애호가들은 식충(食蟲·entomophagy)이야말로 단백질 섭취면에서 닭이나 소, 돼지 등을 먹는 것보다 훨씬 더 환경친화적이라고 주장한다. 전세계의 가축 생산으로 세계 온실화 배기가스의 18%를 차지하고 있고, 곡물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판국에 값도 싸고 환경적으로도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 곤충이야말로 미래의 식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단 조건은 인간이 곤충을 징그러워하거나 더러워 하지 않고 먹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유엔 식량농업기구의 반톰 씨는 “식충 아이디어를 웃어 넘기기만 할 것은 아니다”고 말한다. 실제로 유엔 식량농업기구는 최근 방콕에서 식충 관련 컨퍼런스를 개최하기도 했다.
쉽게 없어지지 않는 곤충의 그 특성이 바로 환경친화적인 식량이 될 수 있는 조건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곤충이야말로 자연이 가장 쉽게 만들어내는 대상이기도 하다는 것. 곤충은 자라는데 큰 공간을 필요로 하지도 않고 또 사료도 따로 필요로 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메뚜기 150그램을 양식하는데 물이 그다지 필요하지 않다. 그런데 같은 양의 소고기를 생산해 내려면 869갤런의 물이 필요하다. 곤충들은 냉혈성 무척추 생물이기 때문에 뭐를 섭취하든 그 모두가 몸통 부분을 형성시키는데 소요되는 것에 비해, 돼지나 다른 온혈 척추 동물은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 엄청난 칼로리를 섭취해야만 한다.
이와 관련해 ECI라는 공식이 있는데, 이것은 일정한 양의 식품을 섭취한 뒤에 여러 다른 생물들이 보여주는 체중 증가 비교치를 말한다. 즉, 소화한 음식이 몸체 구성 요소로 변환되는 효율성을 일컫는다. 소는 ECI가 10이고, 누에는 19에서 31 사이다. 독일 바퀴벌레는 ECI가 무려 44다.
기르는데도 매우 효율적인 곤충은 영양분에 있어서도 엄청나다. 실제로 중부 아프리카에서 식량으로 흔히 볼 수 있는 쐐기벌레 100그램에는 28그램의 단백질이 포함돼 있는데, 이는 같은 양의 닭고기를 섭취했을 때보다 조금 더 많은 양이라고 한다. 물방개는 소고기에 비해 철분 함유가 4배나 많다.
곤충이 예상외로 맛도 괜찮다는 점도 이미 잘 알려진 사실. 물론 미국인들은 아직도 곤충이라면 선입감 때문에 먹으려 시도도 안한다. 흔히 벌레는 더럽고 병균 투성이어서 먹으면 위험하다고 믿고 있다. 실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제대로 조리를 해야 하고, 또 갑각류에 대한 앨러지가 없는 경우에 한해서다. 또 전염병이 돌던 지역에서 잡은 곤충은 아니어야 한다.
곤충을 싫어하는 이유는 혐오스런 외형 때문이기도 하다. 꼭 외계 생물체 같은 징그런 외형이 거부감을 불러 일으킨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사람들이 즐겨먹는 랍스터도 사실 외형이 그다지 귀엽지는 않다는 것을 상기한다면 문제될 게 없다는 주장이다.
maneatingbugs2.gif음식 기호도는 시간이 흐르면서 바뀌게 된다. 가령 50년전에는 미국에서 생선회를 파는 음식점이 지금처럼 무려 9,000여개가 있게 되리라고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다.
인구 급증과 기후 변화 등으로 지구상에 식량난이 보편화된다면, 그 때는 곤충이 대안책이라는 말이 나올만 하다.
그러나 사람은 ‘뇌 따로, 위 따로’다. 논리적으로 뇌는 곤충이 식용으로 하등의 문제가 없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우리의 위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생각으로는 받아들이려 노력하지만, 위가 갖는 거부감은 아직 어쩌지 못한다는 것. 이것이 바로 ‘곤충의 식량화’를 향한 최대의 난제로 남아있는 셈이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