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는 적극적이고 오래가는 행복" > 명사와만남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명사와만남


 

"봉사는 적극적이고 오래가는 행복"

페이지 정보

작성자 뽕킴 댓글 0건 조회 2,558회 작성일 11-04-30 17:49

본문

서울 마포구 망원동 골목길에 자리한 한 식당. 연세가 많은 어르신들이 이 식당으로 하나둘 모여들더니, 어느새 자리가 꽉 들어차고 밖에서 기다리는 사람들도 있다.

마치 선거를 앞두고 어느 정치인이 동네 어르신을 초대한 자리같다. 하지만 이 골목에서 이러한 풍경은 매주 두차례씩 볼 수 있다.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마다 이 식당에서 동네 어르신들에게 무료급식을 하기 때문이다.

식당의 이름은 ‘하심정(下心停)’. 사회복지법인인 바른법연구원의 김원수 원장이 자신의 집을 기부해 만든 무료급식소다.

홍익대학교 금속공학과 교수로 재직하다가 지난 2008년 은퇴한 김 원장은 본격적인 사회봉사활동의 방편으로 무료급식 봉사를 하고 있다.

“봉사는 오래 가는 행복”이라고 말하는 김 원장을 만나 ‘진정한 행복’에 대해 들어봤다.

Q. 무료급식소인 하심정을 시작하게 된 동기는?
A. 무료급식은 2003년 바른법연구원을 고양시에 만들면서 먼저 시작했습니다. 좀 외진 곳이기도 했고, 주변에 사는 노인분들은 여유가 있어서인지 찾아오시는 분이 별로 없어서 모시러 다녔습니다.

그러나 모시러 다니는 것을 감당하기 어려워 빈민촌에 밑반찬을 배달하는 것으로 방향을 바꿨지요. 한 1년 동안 배달 서비스를 했는데, 더 많은 분들에게 음식을 제공해야겠다는 생각에 망원동에 하심정을 만들게 됐습니다.
 
하심(下心)은 자기마음을 낮춘다는 뜻으로 수행의 중요한 요목이지요. 하심정도 손님을 부처처럼 보자는 의미로 붙였습니다.

Q. 하심정이 원장님의 집 아닌가요?
A. 망원동 이 집을 마련한지 한 30년이 됐습니다. 2007년쯤 마포구청에서 담을 허물고 주차장을 만들어주는 '그린파크'를 진행한 적이 있지요. 그때 담을 허물고 무료급식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전단지를 만들어 주위사람들에게 홍보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2008년 홍익대 교수직에서 물러나면서 이 집을 식당으로 만들었습니다.
 
Q. 무료급식을 하자면 비용이 만만치 않을 것 같습니다.
A. 처음에는 주 1회 무료급식을 했습니다. 점심시간에 2시간 정도 하는데, 많이 모일 때는 500여명이 찾아오기도 했지요. 그래서 2008년에는 수요일을 제외한 주 5회 급식을 했습니다. 그러나 자원봉사를 하는 사람들도 힘들어하고 해서 지난해부터 화요일과 목요일 주 2회 급식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할 때마다 300명 정도 찾아옵니다.

무료급식이 알려지면서 많은 자선사업단체에서 협조를 해주고 있습니다. 여유가 있는 노인분들이 돈을 놓고 가기도 하고, 주변 시장에 계신 분들도 심심찮게 도와줍니다. 조계사에서는 다달이 쌀과 국수를 일정량 공급해주고 있지요.

Q. 그래도 무료급식을 하려면 어려움이 많을 것 같은데요.
A. 처음 무료급식을 할 때는 봉사원 구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많은 분들이 자진해서 찾아와서 봉사를 합니다. 하심정이 불교를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이곳에서 봉사하는 분들은 종교의 벽을 넘어섰습니다. 교회나 성당에 다니는 분들도 오셔서 도와주십니다. 현재 10여명 정도의 봉사원들이 있어 큰 어려움은 없습니다.
 
Q. 바른법연구원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A. 20여년 전 망원동 집 외에 고양시 현재 법인자리에 집(김 원장은 이를 법당이라 표현했다)을 마련하고 사람들이 모여서 매주 법문강의를 가졌지요. 그러다가 사회복지법인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 재산을 기부하고 그 자리에 바른법연구원을 만들었습니다.
 
Q. 그렇다면 언제부터 사회봉사를 생각하셨나요?
A. 다른 사람들처럼 젊을 때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하고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러던 중 동국대 총장을 하셨던 백성욱 박사를 만났습니다. 백 박사께서는 ‘양심적으로 사는 것이, 이기적이지 않은 삶을 사는 것이 성공적으로 사는 것과 다르지 않다. 헌신적인 삶을 살아보라. 개인의 이기심이 없어지면 사회에서 성공하는 더 빠른 길이 될 수 있다’는 말씀을 해주셨지요.

이 말씀을 듣고 학사장교(ROTC)로 제대한 후 절에 들어가 4년간 이기심을 없애기 위해 수행을 했습니다. 절에서 나와서는 좀 늦은 나이에 대학원을 갔지요. 사실 교수 노릇보다는 수행과 봉사를 더 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수행만으로는 생활을 할 수 없어서 일단 돈을 벌자는 생각에 나름 적성에 맞는 학교를 선택하고 봉사를 보류해 놓았습니다.

지금의 봉사는 내 인생에서 새로 시작한 일이 아닙니다. 단지 직장생활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은퇴이지만 수행차원에서는 본격적인 시작입니다.
 
Q. 사회봉사를 하려면 어떤 마음가짐이 필요한가요?
A. 봉사하려면 주는 것이 받는 것이고, 베푸는 것이 되돌아온다는 신념이 필요합니다. 그런 마음이 없으면 오래가지 못합니다. 부처나 예수 등 많은 성자께서 베풀라고 하셨지요. 주어서 손해만 본다면 성자들도 시키지만은 않았을 것입니다. 특히 정신적인 면에서 얻는 것이 더 많습니다.

유명해지려고 봉사한 것이 아니지만, 무료급식을 시작한 후 많은 신문과 방송에서 취재를 하면서 본의 아니게 유명인이 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때문에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Q. 지금은 어려우니 은퇴한 다음에 봉사하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은데요.
A. 마음의 평화는 물론 건강 유지를 위해서라도 봉사는 필요합니다. 오히려 건강을 위해서 은퇴 전부터 봉사를 권하고 싶습니다. 봉사를 하면 은퇴준비가 더 잘 되는 측면도 있을 것입니다.

은퇴를 앞두면 그만둔다는 생각에 육체적 건강은 물론 정신적 건강도 망치는 사람들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하심정에서 봉사하는 분들을 보면 우울증도 낫고, 잠도 잘 온다고 합니다. 봉사는 건강한 은퇴를 준비하는데 도움이 되는거죠.

Q. ‘돈’ 문제 때문에 봉사를 주저하는 사람도 많지요.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요?
A. 봉사를 위해서는 시간, 돈, 정성 등 나가는 것이 많지만 그 이상의 무형ㆍ유형의 것들이 되돌아옵니다. 금전적으로 손해를 보는 것 같지만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으니 절대 손해가 아닙니다.

봉사를 하면서 좋은 일들이 생겨나는 경우도 많습니다. 결코 감당하지 못하는 일까지 생기지는 않습니다.

하심정도 구걸하지 않아도 자발적으로 놓고 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우리 속담에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라는 말이 있잖아요. 봉사를 하면 딱 이 말이 맞아 떨어집니다. 이는 해 본 사람만이 느끼는 것입니다.
 
Q. 봉사, 특히 기부를 할 때 가족들이 반대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나 같은 경우는 처음 결혼할 때부터 ‘나는 이런 사람이다’라고 인식시켰기 때문에 집사람의 반대는 없었습니다. 자식도 이에 대해 뭐라 말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때문에 가정 내 불화가 생기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가족들에게 봉사의 행복감을 느끼게 해 주면서 함께 푸는 것이 최선의 방법입니다.

Q.원장님의 봉사 철학은 무엇인가요?
A. 단순히 음식만 무료로 제공해선 안됩니다. 정성이 가득 담긴 대접하는 봉사를 해야 합니다. 그들이 배불리 먹고 건강하게 오래 살기를 기원하는 봉사를 하려고 합니다. 남을 위해 기도하면 이기심은 사라지고 행복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Q. 원장님이 생각하는 행복이란 무엇인가요?
A. 돈을 많이 벌어 행복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남을 위해 기도하고 봉사하면서 생기는 행복이 진정한 행복입니다. 남을 위해 기도하는 것은 자기 마음을 행복하게 하는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이지요.

얼마 전 입적하신 법정 스님께서 ‘무소유’를 내세우셨습니다. 이 또한 행복의 방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사람을 위해 기도하는 것이 더 큰 행복입니다.

무소유는 아무 것도 가지지 않음에 따라 욕심을 버리는 ‘소극적 행복’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남을 부처처럼 대접하는 봉사는 적극적이고 오래 가는 행복입니다.

“봉사를 마치고 집에 갈 때는 가슴에 뿌듯함을 담고 갑니다.”

하심정의 무료급식은 자원봉사자의 도움으로 이뤄진다. 이들 자원봉사자의 대장 격인 한기상 씨(74)는 자원봉사의 보람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대우자동차 연구소장(부사장)을 하다가 은퇴한 한씨는 매주 2회 자원봉사를 위해 김포에서 2시간의 거리를 찾아온다.

한씨는 "봉사는 대단한 것이 아니다"며 "봉사를 할 때마다 할 것을 했구나, 남을 도와주는 것을 실천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자원봉사를 하다보면 때로 거친 사람도 마주칠텐데 한씨는 어떻게 이런 고비를 넘길까.

“‘왜 빨리 안 주냐, 무시하는 거냐’ 등 거칠게 나오는 사람들이 종종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불쾌한 감정이 생기고, 내가 왜 이런 고생을 하나 하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하지만 불쾌함을 극복하는 것도 인생에 대한 훈련이고 수양이라고 생각하면 다 넘길 수 있습니다.”

한씨는 “대기업은 번만큼 사회에 환원하고, 사회에서 일했던 역군들은 은퇴하고 능력 것 봉사하는 것이 민주시민의 자세이자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책임”이라며 “선진국일수록 신체에 이상이 없는 사람이면 대부분 은퇴 후 봉사에 나선다”고 말한다.

그는 “봉사를 사회 구성원으로서 해야 할 당연한 일로 만들기 위해서는 교육이 필요하다”며 “지식적인 교육이 아니라 몸으로 보여주는 교육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시니어들이 앞장서서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