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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게 된 이유와 헤어지는 이유가 똑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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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미 댓글 0건 조회 1,452회 작성일 15-06-11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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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삼성병원] 사례1.
처음에 그녀는 남자의 유머감각이 마음에 들었다. "정말 재미있고 언제나 날 즐겁게 해줬어요." 지금은 그의 유머감각이 짜증난다. "인생에 대한 고민을 좀 진지하게 이야기하고 싶은데 그 사람은 늘 장난으로 만들어요."
사례2.
그는 여자의 수줍어하면서 섬세한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 "정말 정숙한 여자예요. 부끄러움도 좀 타면서 다소곳했죠." 이제 그는 이렇게 말한다. "눈치를 너무 많이 봐요. 너무 소심하고 내성적이라서 짜증나요."





위의 두 사례에서 어떤 모습이 보이는가? 사랑하는 사람이 마음에 들게 된 이유와 싫어하게 된 이유가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가? 미국의 심리학자이면서 커플 심리치료사인 A.M.파인스는 그녀의 책 [love]에서 남녀가 서로에게 사랑을 느끼는 이유와 헤어지게 되는 이유의 연관성에 대해 다룬 적이 있다. 그녀가 인용한 자료 중 다이안 펨리의 연구가 있는데, 펨리는 '이성관계에서 처음 호감을 불러일으킨 특성, 즉 상대방에게 끌리는 특성과 나중에 상대방을 싫어하게 만드는 특성은 동일한 속성의 다른 측면일 경우가 많다'고 주장하였다. 펨리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사하면서 30% 정도가 처음 사랑에 빠진 이유와 나중에 헤어진 이유가 비슷한 경우로 나타났다고 이야기하였다.

정신의학적인 배경에서 살펴볼 때 사람이 어떤 이성에 끌리는지, 이성관계에서 어떤 문제가 생기는지의 문제는 각 사람의 무의식에 의해 결정되는 부분이 많다. 이러한 무의식의 작용은 사람들로 하여금 어린 시절의 해결되지 않았던 갈등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은 이성을 '자신도 모르게' 선택하게 만들기도 한다. 어린 시절의 해결되지 않은 갈등은 부모와의 관계에서 유래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이러한 갈등은 사라지지 않고 어른이 되어서도 이성관계에서 그대로 재현되며 반복되는 경향이 있다. 무의식적으로 어린 시절의 갈등이 있던 상황으로 돌아가 그때는 해결되지 않았던 문제를 극복하고자 하는 마음이 계속 작용하는 탓이다.

이성관계에서는 친구 관계나 학교, 회사처럼 다른 사회적인 인간 관계에서 볼 수 없는 매우 강한 감정이 동반된다. 처음 만나 사랑을 시작할 때 미칠 듯이 좋은 감정, 긍정적인 감정이 생긴다면 이후 서로 관계가 지속되며 그와 똑같은 강한, 부정적인 감정이 생겨나기도 한다. 이러한 커플은 사소한 문제를 가지고도 끊임없이 싸우며 어쩌면 갈등 자체가 곧 생활의 한 부분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면 이것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그 중의 한 방법은 정신의학적인 상담을 통해 스스로에 대한 인식, 상대방에 대한 인식을 깨닫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선택한 부분에 대해 자신이 책임져야 할 부분이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왜 상대방을 선택하게 되었는지 그 전반적인 과정을 깨닫고 자신의 선택에서 책임지는 부분이 생기면, 상대방만 비난하고 상대방만 탓하고 상대방만 변화시키고자 하는 이전의 관계에서 벗어나 새로운 관계가 형성될 수 있는 것이다. 이전에 늘 같은 결과만 가져왔던 행동과 패턴을 반복하는 것은 당연히 같은 결과만 가져올 뿐이다. 내가 이전과는 다른 결과를 원한다면 다르게 행동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서로가 성숙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자신이 힘들고 고통스러운 사랑을 반복하는 경향이 있는가? 비슷한 사람에게 끌리고 비슷한 이유로 자꾸 헤어지게 되었는가? 이러한 경향을 깨달은 사람이 선택할 수 있는 다른 길이 또 있다. 자신이 거부할 수 없이 매력을 느끼는 이성, 나도 모르게 매우 끌리는 이성을 일부러 피하고 비슷한 성장배경, 비슷한 태도, 비슷한 관심을 가진 '친구 같은' 이성을 선택할 수도 있다. 그런 선택은 흥분되고 재미있고 짜릿한, 다이내믹한 경험을 가져다 주지는 않지만 오히려 다정하고 사려 깊은 관계가 될 수 있다. 이러한 관계는 편안하기는 하지만 좀 단조롭고 지루하기도 할 것이며 미칠 듯한 '열정'은 그다지 없을 것이다. 어떤 선택을 하든 장단점은 있을 것이다. 무의식적인 힘에 의해 결정되는, 나도 모르게 매우 끌리는 선택은 어린 시절의 갈등에서 비롯되어 그것을 극복하고자 하는 노력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많고 이것은 강하고 자극적이며 흥분을 가져다 주지만 동시에 매우 힘들고 굴곡이 많으며 피곤한 삶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반면, 의식적으로 이러한 부분을 피해서 고르게 되는 선택은 친밀하고 다정하고 이해심 많은 친구 같은 관계일 가능성이 있고 따라서 부담 없고, 편안한 관계일 가능성이 많다. 물론, 여기에는 극단적인 흥분과 자극, 재미는 없을 것이다.

나는 이 사람에게 왜 끌렸을까? 이 사람은 나한테 왜 끌렸을까? 모든 일은 시작점이 있고 사랑 또한 여기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자료 출처 : A.M.파인스 저, [love]

칼럼니스트 : 남천우 전문의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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