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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으로 사람을 평가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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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뽕킴 댓글 0건 조회 1,140회 작성일 10-06-09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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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태의 간결한 상권매뉴얼) 옷으로 사람을 평가하지 마라.
좋은 상권의 상가를 구하러 다닐 때 가끔 성장을 하는 경우가 있다. 권리금만 수억인 상가들이 즐비하다보니 성장을 하지 않으면 부동산에서 쓸만한 물건보다는 지레 짐작하여 낮은 수준의 매물만 보여주는 일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높은 수준의 매물을 보여주어도 당신은 감당하기 힘들 것이라고 심한 경우엔 얼굴에 그런 표정을 지으면서 상대하는 일이 있어 무시를 예방하기 위한 차원이다.

물론 경력이 쌓여 척 보면 알 수 있다는 내공을 충분히 짐작은 하지만 상가를 중개해서 수수료를 받는 입장이라면 천리길도 한걸음부터라는 격언을 무시해서는 안될 것이다.

돈이 상가를 사는 것이 아니라 돈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지불해야만 거래가 된다. 아무리 좋은 매물도 보는 사람이 호감 갖지 않는다면 팔리지 않는다. 그런데 그 호감은 부동산 문을 열면서 느끼는 첫인상에서부터 시작된다.

깨끗이 정리된 사무실, 정갈하게 차려 입은 중개인의 의복, 손님을 응대하는 멘트 등 순간적인 인상에서 ‘이 곳의 매물은 믿을 만 하겠다. 당장은 어렵더라도 기대를 해보아도 좋지 않을까?’ 계산을 하게 된다.

얼마짜리가 되었건 손님은 매물(상품)을 구매할 갑의 입장이기 때문이다. 호감의 정도나 깊이에 따라 갑의 주머니 크기는 달라질 수도 있다.

어떠한 상황이건 갑의 입장은 당당해야 한다. 소비를 하면서 고개를 숙여야 한다면 갑은 후회할 수 밖에 없다. 갑이 후회한다면 그 소비는 단발로 그치고 만다. 장사하는 입장에서는 이제 희망을 버려야 한다.

대한민국 법에 부동산 중개인이 소개한 상가는 무조건 계약을 해야 한다는 조항은 없다. 있어서도 안되고 헤프닝도 그런 헤프닝이 없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부동산을 찾은 손님은 얼마든지 매물을 구경할 권리가 있다.

구경을 해서 비교를 해야 가치를 몸소 결정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그 기회가 넓을수록 구매를 결정할 확률은 높아진다. 물론 이것은 부동산의 호감에서부터 출발한다.

손님의 의복을 보고 지레 판단하여 한 두 개의 단순한 매물만 보여주고 서둘러 뒷모습을 보이는 중개인과 의복이 어떻건 자신이 가진 매물에서 손님의 조건에 맞는 상가를 모두 보여주는 중개인이 있다면 성사의 확률은 당연히 후자가 높을 것이다.

물론 시간은 돈이다.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사람에게 헛 품을 팔아서 몸도 고단하고, 신경도 날카로워 진다면 중개인으로서의 피로도는 당연히 높을 것이다. 그러나 중개가 직업인 이상 직무에 게을러서는 안된다. 거래를 위해서는 보여주어야 하고 설명해야 한다.

위치만 알려주고 거죽 정보만 툭 던져준다면 그것은 거래할 의사가 없다는 표식일 것이다. 그냥 던져 준 매물이 손님에게 꼭 맞는 그것이었다고 해도 호감을 잃은 손님은 소개한 부동산과 절대 거래하지 않는다.

그 매물이 그 부동산에만 나와 있을 거라 생각하지도 않고 설혹 그런 경우가 되더라도 다른 부동산의 호감을 주는 중개인을 찾아 자신이 본 상가를 알려주며 거래를 요청할 것이다. 그렇게 횡재를 하는 중개인도 있고 사실 그런 일은 비일비재하다.

“이소장. 주말이라 집에서 추리닝 차림으로 나와서 부동산에 갔더니 눈으로 얼마나 괄시를 하던지 엄청 기분이 나쁘더라고. 혹시 이소장도 창업 상담하러 오는 사람 의복보고 평가하는 건 아니겠지?

**대학 동문회관 뒤에 사시는 박선생의 하소연이다. 모 닭 생산업체의 관리이사였던 박선생은 집에서 가까운 ** 대학가 상권에 상가를 구하러 갔다가 추리닝 차림 때문에 봉변을 당했다는 소리다.

“이쪽이 비싼 건 아시죠? 권리금만 2,3억입니다. 건너편 #동에는 싼 물건들이 많은데..”
“글쎄 그 정도는 생각하고 있으니까 매물이나 봅시다”

“어디보자. 음.. 요새 장사들이 잘 되어나서 매물이 많지 않은데, 마침 권리금 없는 2층이 있는데 한번 보시겠습니까?”

박선생은 변변한 매물도 구경하지 못하고 돌아서야 했다. 첫 부동산에서 다친 마음 때문에 다른 부동산을 둘러보는 것도 포기한 박선생은 결국 대학로에 권리금만 2억을 주고 상가를 구하는 것으로 결과를 내었다. 상당한 수수료를 날린(물론 보여주었다고 계약을 했다는 상상은 이상일 뿐이지만) 그 중개인이 누군지 안타깝다.

모 잡지사에 기자로 있는 선배는 부동산 관련 일만 생기면 00부동산을 추천한다. 본인은 당연히 그곳을 통해서만 거래를 하고 남에게도 적극적이다. 선배는 천성이 촌스러워 기자라는 오피니언 리더 직업을 가졌음에도 털털한 복장을 즐겨한다.

전세집을 옮기기 위해 부동산에 들렸는데 동네가 동네인지라 중개인들도 정장이고, 옆의 손님들도 정장 차림뿐이었다. 그제서야 자신의 복장이 마음에 걸렸지만 전세 매물로 나온 아파트 소개를 요청했고, 사장도 아닌 직원인 중개인이 고분고분 투정부리지 않고 추운 날씨에도 함께 발품을 팔아주어 마음에 드는 아파트를 구할 수가 있었다.

그것이 인연이었다. 부업으로 시작한 상가도 그곳을 통해서 거래했고, 옆 동의 장인이 사는 아파트를 팔고 다시 구매하는 일까지 거래하였다. 평범히 한번의 거래로 그칠 수 있었지만 호감을 준 중개인이 고마워 서너개의 추가 거래를 부탁한 것이다.

필자 역시 그 지역의 상가를 체크할 때는 항시 그 부동산을 들리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친절하고 따뜻하다. 그런 탓일까 아니면 좋은 시각 덕분일까 부동산이 밀집한 거리에서 유독 사람이 많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복잡한 식사 시간에 혼자 오는 손님이 달갑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제한된 식사시간에 테이블 회전으로 매출을 올려야 하는데 혼자서 4인석을 차지하고 있다면 매출 마이너스인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한 명의 손님이 만족하면 재방문은 물론이거니와 두 명, 세 명으로 올 것은 분명하기에 서투른 식당 주인이 아니라면 괄시할 수가 없다. 식당도 잘되는 집과 그렇지 않은 집의 차이 중 하나는 정성이 있는 서비스가 기준이다. 정성은 진심이어야 하고, 진심으로 식당 문을 여는 손님이 감사하다면 한 명도 반갑다. 그리고 고맙다.

강의를 할 때 우스개 소리로 이런 이야기를 한다.

“저렴한 상가를 구할 때는 최대한 없어 보이게 차려 입고 가세요. 그래야 안쓰러워서 세도 깍아 주고 복비도 깍아 줍니다. 대신 쎈 상가를 구할 때는 최대한 갖춰 입고 가셔서 기를 죽이세요. 돈 있는 상가 주인은 레벨이 맞아야 대화도 나눠주고, 편리도 봐줍니다. 물론 부동산도 같은 생각을 합니다.”


강의의 흐름을 위해 간을 보태는 말이지만 솔직히 씁쓸하다. 간단히 정리하자. 부동산은 거래 성사를 돕는 중개 역할이다. 중개를 하려면 보여주어야 하고 이해시켜야 한다. 그러자면 손님은 무조건 갑이라고 인정해야 한다. 갑의 지갑을 열려면 중개인은 철저하게 을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면 행복해진다.
 
아주 기초적인 이야기지만 의외로 선입견에 몰입되어 체질화 된 중개인이 많은 것을 볼 때면 의식의 기초가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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