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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를 넘나드는, 모험심 넘치는 미술 작가의 작품을 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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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yale 댓글 0건 조회 2,699회 작성일 11-05-12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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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현대미술관, 가고시안 갤러리, 화이트 큐브 갤러리, 뉴 뮤지엄…. 지난 9월 3일 개막해 오는 11월 7일까지 펼쳐지는 광주 비엔날레는 해외 유명 갤러리가 많이 참여해 화제가 됐다. 세계 유수 갤러리의 관계자들은 서너 명의 컬렉터와 함께 내한했다. 데이비드 머핀 역시 그중 한명이다. 리먼 머핀 갤러리는 스위스 태생의 레이첼 리먼과 뉴욕 태생의 데이비드 머핀이 합작해 만든 곳. 수백 개의 갤러리가 있는 뉴욕에서도 10위권에 들 만큼 좋은 작품을 많이 소장하고 있다. 때문에 바젤 스위스・바젤 마이애미・홍콩 아트 페어 등 굵직굵직한 행사에 빠짐없이 초청된다. 두 주인의 영향력도 크다. 레이첼 리먼은 스위스에서 컬렉터와 갤러리 디렉터로 활동하던 인물로 아니슈 카포, 제프 쿤스, 길버트앤 조지, 무라카미 다카시 등 현재 최고의 블루칩 작가를 젊은 시절 발굴해 키웠다. 데이비드 머핀은 현재 가장 주목받는 아티스트 중 하나인 트레이시 에민을 뉴욕에 처음으로 소개했다. 우리나라의 서도호, 이불을 미국에 소개한 것도그다. 인터뷰는 머핀과 돈독한 관계를 맺고 있는 리안 갤러리의 청담동 쇼룸에서 이뤄졌다.

레이첼 리먼과 갤러리를 차린 시점이 언제인가? 1996년이다. 그 전부터 그녀를 알았다. 1991년 이탈리아에서 그녀를 처음 만난 후 계속 교류해왔다. ‘뉴욕에서 한번 뭉쳐볼까?’ 하고 의기투합하기까지 5년이 걸린 셈이다.

14년 만에 크게 성장했다. 잠재력이 큰 작가들을 미리 알아본 것이 결정적이었던 같은데…. 그렇다. 우린 빈손으로 시작했다. 그랬기 때문에 더욱 철저하게 준비했다. 1996년 정식 오픈전까지 3~4년의 준비 기간을 거쳤다. 스타성 있는 작가를 찾는 것이 관건이었다. 뉴욕의 아티스트들은 보통 한 갤러리하고만 특별한 관계를유지하기 때문에 이미 뜬 작가를 데려오는 건불가능했다. 우리는 국적, 성별, 나이에 상관없이 사회, 세계, 체제를 바라보는 관점이 독특한 작가를 찾아 나섰다. 세계화와 IT 혁명이 시작되던 때였기 때문에 페인팅, 미디어 아트, 조각, 사진, 퍼포먼스 등 다양한 장르를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작가를 택했다. 이런 작가들일수록 성별이나 국적, 나이에 얽매이지 않고 모험을 한다.

장르를 넘나든다고 해서 모두 유능한 건 아니다. 재능과 잠재력을 어떻게 알아보나? 한눈에 재능을 간파하는 건불가능하다.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작가와 함께한 경험이 많아야 한다. 작가와 이야기를 나눈 경험, 좋은 작품을 많이 본 경험, 작품을 산 경험, 실망한 경험이 모두 포함된다. 아티스트의 작품 세계를 이해하기 위한 노력도 많이 해야 한다. 이런 노력이 없으면 작가의 메시지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당연히 좋은 작가인지도 알수 없다. 작가가 관객과 얼마나 적극적으로 소통하려 하는지를 눈여겨보는 것은 좋은 방법이 될 수 있겠다. 우리 작가들의 경우 ‘시니컬한’ 성격이 거의 없다. 긍정적이며 정직하고 인간적이며 소통에도 적극적이다. 하지만 성격 좋고, 낙천적인 작가가 좋은 작가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브루스 나우먼 같은 경우는 사람들과 대화를 거의 하지 않았으니까.

신진 작가를 볼 때 꼭 살펴야 하는 것이 있다면? 자신의 생각과 철학을 얼마나 독특한 ‘화법’으로 이야기하는가를 봐라. 트레이시 에민을 예로 들어볼까? 그녀가 속한 ‘yBa’(young British artist, 데미언 허스트를 필두로 한 영국의 젊은 작가 그룹)의 많은 작가들이 기존 관념에 저항하는 메시지를 전하는 반면 그녀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그 화법이 굉장히 직접적이고 도발적이다. ‘My Bed’ 같은 작품(그녀가 방에서 실제 쓰던 침대를 갖다 놓은 것으로 주변에 콘돔 등 수많은 물건들이널브러져 있다)이 정확한 예다.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으려면 이런 독특함이 있어야 한다. 서도호도마찬가지다. 개인적 삶의 경험을 토대로 집 혹은 개인적 공간의 의미를 찾는 작품이 많은데 정체성이 확고하면서도 표현 방법이 남다르다. 어떤 생각, 어떤 철학을 갖느냐도 중요하지만 이를 어떻게 풀어내느냐도 중요하다. 나는 이걸 ‘시각화된 어휘Visual Vocabulary’라고 부른다. 이 어휘가매력적이면 작품도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길버트 & 조지나 쿠사마 야요이 등의 작가를 봐라. 한 번 보면 잊히지 않는 화법을 구사하지 않느냐!

트레이시 에민은 어떻게 알게 됐나? 영국의 스타 듀오 아티스트 길버트 &조지의 어시스턴트가 “이 작가를 놓치면 안 된다” 하며 추천했다. 관심 있게 작품을 탐색하다 보니 정말 독특한 친구란 확신이 생겼다.

패션이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의 관심사가 되면서 스타일리시한 작가가 주목받는 경우도 많다. 그런 사람일수록 자기 홍보도 잘하기 때문에 향후 인기 작가가 될 확률이 많다고 하더라. 그건 말이 안 된다. 작가의 스타일이 좋고 안 좋고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 첫째도, 둘째도 작품이 좋아야 한다. 백남준을 봐라. 그가 스타일리시했는가? 그가 세계적 비디오 아티스트가된 건 작품이 좋았기 때문이지 스타일이 좋았기 때문이 아니다. 눈에 보이는 것에 현혹되지 말고 독창적 작품을 하는 ‘진짜’를 찾아라.

지금 주목하는 젊은 작가는 누구인가? 에르난 바스Hernan Bas다. 서른두세 살쯤 됐는데 잠재력이 대단하다. 계속해서 성장하는 작가로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에르난 바스는 마이애미 출신의 쿠바계 미국인으로동성애적인 성 정체성을 반영하는 작품이 많다. 소년이 자주 등장하는데 묘한 섹슈얼리즘과 나르시시즘이 느껴진다. 몽환적 느낌도 강하다.)

컬렉션을 잘하기 위한 팁을 준다면? 휴, 너무 어렵다. 사실 나도 잘 모르겠다. 한 가지 확실한 건 마음을 건드리는 작품을 사야 한다는 거다. 요즘 아트 작품이 얼마나 비싸냐! 그렇게 큰돈을 지불하면서 교감하지 못하는 작품, 내 마음을 움직이지 못하는 작품을 산다는 건 끔직한 일이다. 좋은 컬렉터가 되려면 컬렉션이 과학이 아니라는 점을 깨끗이 받아들여야 한다. 실패할 수도 있고, 잘못 봤을 수도 있다. 지금은 괜찮게 보이지만 10년 후에 잘못 샀음을 깨달을 수도 있다. 그런데 컬렉션이라는 게 원래 그런 거다. 예술은 통계나 과학이 될 수 없지 않느냐.

컬렉터 중에는 내 갤러리를 갖고 싶어 하는 이가 많다. 본인의 경험을 살려 조언을 해달라. ‘오 신이시여Oh My God!’ 절대, 절대, 절대 그런 꿈일랑 꾸지 말아라. 갤러리를 운영하는 것보다 컬렉션을 하는 것이 훨씬 더 순수하고 짜릿한 감동을 준다. 이 같은 특권을 왜 스스로 반납하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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