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생각하는 명품의 정의와 조건은? > 명품구별법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명품구별법


 

한국인이 생각하는 명품의 정의와 조건은?

페이지 정보

작성자 yale 댓글 0건 조회 3,378회 작성일 11-05-12 23:24

본문

“한국은 세계에서 명품 소비가 가장 빠르고 유행에도 민감해 럭셔리 산업의 테스트 베드라고 볼 수 있을 정도다.” 한국을 방문하는 럭셔리 브랜드의 최고경영자들이 입을 모아 하는 이야기다. 명품 소비는 최근 5년 사이 3배가량 늘었고 앞으로도 높은 성장이 예상된다. 그렇다면 우리는 명품의 조건에 관해 어떤 생각을 할까?

남과는 다른 나만의 개성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명품으로 다 꾸미기보다는 저렴한 의상과 적절히 매치하는 것이 세련된 것이다”
“남이 인정하는 것이 아닌, 내가 인정하는 명품에 대한 기준이 있다”
“내가 특별히 좋아하는 명품 브랜드가 있다”
“명품은 유행을 타는 제품보다 클래식한 아이템 위주로 고른다”
“명품에는 전통과 상징성이 깃들어 있다”
“명품 브랜드라고 다 품질이 좋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신중하게 구입한다”
“나의 이미지에 꼭 들어맞는 명품을 구입한다”
“패션 감각이나 지적인 면모 없이 명품을 들고 다니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
“교양이나 학식 같은 정신적 럭셔리 역시 진정한 럭셔리다”

이번 조사에서 50명의 명품 소비자가 89개 문항 중 가장 높은 비중으로 동의한 것들이다. 이 대답만 보면 한국인의 명품 소비 취향은 무척 합리적이고 진보적이며 세련된 듯하다. 명품에 대한 주관과 취향이 확실하고, 정신적인 럭셔리도 중요시하며, 패션 감각도 있어 일반 제품과 명품을 적절히 활용하는 셈이니 무조건적 추종에서 벗어나 제대로 이해하고 즐기는 단계로 진입한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여기에는 복잡한 심리가 얽혀 있다.
“이 답변들은 사실 명품에 대해 누구나 정답처럼 이야기하는 내용에 불과하다. 달리 말하면 명품에 대한 취향과 개념이 확실하지 않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다른 사람에게 멋있게 보이는 당위적 수준에서 명품 소비의 명분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위의 10가지 답변에서는 언뜻 젊은 감각이 느껴지지만 동시에 보수적인 태도도 섞여 있어 하나의 뚜렷한 이미지로 그려지지 않는다. 한국인의 명품 이해도 이와 비슷하다. 모두가 잘 아는 것처럼 말하지만 여전히 명품의 개념과 가치를 잘 모르고 있다.”
황 교수의 설명은 50명의 명품 소비자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꼽은 문항들을 보면 더 확실하게 이해된다.

“잘 만든 ‘짝퉁’은 구매할 만큼 괜찮은 제품이다”
“명품을 구입하면 사람들에게 자랑한다”
“호사는 게으름이나 허영이다”
“유명인이 사용하는 아이템을 산다”
“내가 명품을 걸친 것을 사람들이 몰라주면 속상하다”
“다른 사람들이 많이 사는 제품을 구입한다”
“명품 매장에 들어가면 가장 인기가 많은 제품이 무엇인지 물어본다”
“가지고 싶은 명품에 대한 교육이나 정보 교환 커뮤니티에 가입한다”
“국내에서 판매하는 명품은 진짜인지 믿을 수가 없다”
“명품을 구입할 때 다른 사람의 사용 후기를 꼼꼼히 확인한 후 구입한다”

명품에 얽힌 노골적인 욕망이 드러나는 항목에 대해 적잖은 설문 참가자들이 동의할 수 없다고 답했다. 황상민 교수는 명품의 정신적이고 일상적인 측면을 애써 강조하는 심리적 속성에는 다른 사람의 관심이나 인정을 원하고 남에게 무시 당하지 않으려면 명품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심리가 공존한다고 지적한다. 이들에게는 ‘예술성’이나 ‘장인 정신’, ‘희소성’ 등 명품 브랜드에서 강조하는 홍보 문구가 명품을 소비하는 명분이 된다.

욕망, 과감히 표현하고 마음껏 충족시켜라
이런 심리 분석을 통해 드러난 한국인의 명품 인식은 한마디로 ‘욕망의 표현이자 충족’이었다. ‘욕망을 최대한 우아하게 해소시켜주는 것’이 바로 명품인 것. 단, 이 욕망은 남이 보기에 가능한한 우아하고 멋지게 포장되어야 한다. 때문에 과시욕이나 타인의 인정을 중시하고 유명인을 따라 무언가를 사는 것은 천박하다고 생각한다. 명품을 소비함으로써 다른 사람의 관심과 인정을 받으려 하고, 지금보다 나은 자신의 이미지를 얻고 싶어 하지만, 이런 욕망을 실현시켜주는 비싸고 좋은 물건을 갖고 싶다는 속마음을 감추려 애쓰는 것이다. 황 교수는 한국 사회에서 명품 소비를 이해하는 것은 곧 한국인의 핵심 욕망이 무엇인지를 아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취향과 스타일이 확실하고, 경제적인 문제도 없는 것처럼 보이고 싶은 것이 한국 사람이 명품을 소비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와 기준이다. 명품을 소비하는 한국인의 심리에서 가장 도드라지는 것 중 하나가 노골적 욕망을 숨기려는 ‘속마음’과 그 욕망을 우아하고 멋지게 드러내고 싶은 ‘겉마음’의 불일치다.”

학력, 취향, 과시욕, 명품 사용 경험에 따라 명품의 정의가 조금씩 달라지겠지만 설문에 참여한 대부분 사람은 명품을 ‘문화적이고 예술적인 것’, ‘비싸고 좋은 것’이라고 정의했다. ‘격조 높은 문화를 누리는 데 꼭 필요한 것’, ‘개성을 표출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았다. 명품을 ‘삶의 판타지를 충족시켜주는 것’, ‘과시를 위해 하나쯤 있어야 하는 것’이라고 답한 과거와 비교하면 큰 변화다. 하지만 과시를 위해 명품을 구매하고, 주변인에게 인정을 받거나 나를 좀 더 나은 사람으로 포장하기 위해 명품을 사는 사람도 현실에서는 적지 않다.

명품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생각이 시대에 따라 확연하게 다른 것 같지만 이 두 가지가 완전히 분리되는 것은 아니다. 명품을 ‘우아하게’ 정의할 뿐 명품 소비를 과시하고 싶은 욕망은 여전히 강렬하게 존재한다. 과거에는 그런 욕망이 노골적으로 드러난 반면, 현재는 남의 시선을 의식해 그런 본능을 감춘다는 것이 다를 뿐이다. “10년 전만 해도 사람들은 자신의 명품 소비가 과시를 위한 것이거나 무조건적 추종이어도 부끄럽게 여기지 않았다. 때문에 솔직하게 대답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 10년간 미디어를 통한 학습 덕분에 이렇게 대답하면 생각이 없는 것처럼 비춰질까 우려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해외에서는 최근 ‘명품’에 관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을까? 영국의 유명 패션 & 디자인 회사인 콜더 무어Cauler Moore의 CEO 이안 콜더Ian Cauler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명품이 흔해지면서 VIP 고객들은 특권층만이 누릴 수 있는 고급스러움exclusivity를 추구하고 있다. 대중적 브랜드와는 차원이 다른 명품을 원하는 것이다. 진정한 명품은 우선 그 수가 많지 않은, 극도로 진귀한very rare 것이어야 한다. 여기에 최고의 장인과 아티스트가 오직 그 사람만을 위해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대량생산한 아이템은 명품이 아니라는 것이다. HEC의 장 노엘 카페레 교수 역시 “이런 물건만이 기쁨을 넘어 쾌락을 안겨줄 수 있다. 쾌락에 닿지 못하는 제품은 명품이 아니다”라고 지적한다.

한국 명품 산업의 역사
1985 의복, 신발, 가방 수입 제한 조치 완화
1986 ‘버버리’와 ‘아이그너’ 직수입
1988 ‘미소니’와 ‘베르사체’, ‘발렌티노’ 현대백화점에 입점
1990 갤러리아 백화점 수입 고가품 전문 매장 ‘명품관’ 오픈
1991 현대백화점 수입 명품 별도 상품군으로 독립, 샤넬 한국 지사 설립
1996 루이 비통 갤러리아 명품관에 1호점 개점
1997 에르메스 한국 지사 설립과 함께 1호점 개점, 페라가모 한국 진출
1998 외환 위기 여파로 국내 진출 명품 브랜드 30~40% 휴업
1999 까르띠에, 불가리, 쇼메, 세린느, 디올 매장 오픈
2001 펜디 한국 진출
2005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개점과 동시에 한 층 전체를 시계, 보석 브랜드로 채움
2006 에르메스 도산공원에 플래그십 스토어 개점
2008 이탈리아의 유명 편집 매장 ‘10 꼬르소꼬모’ 서울 오픈
2009 신세계 센텀시티 개점
2010 수입차 판매 10만 대 돌파

한국인이 생각하는 ‘명품’과 ‘명품 소비’
과거
● 삶의 판타지를 충족시켜주는 것
● 남에게 과시하기 위해 하나는 꼭 있어야 하는 것
● 남들이 사면 나도 무조건 따라 사야 하는 것
● 나의 이미지를 끌어올릴 수 있는 특별하고 비싼 것

현재
● 내가 형편에 맞춰 필요하면 구입하는 것
● 격조 높은 문화를 누리기 위해 필요한 것
●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것
● 자아와 개성을 표출하기 위해 소비하는 특별한 것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