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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설명: 「코펠리아」는 희극 발레의 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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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파슬리 댓글 0건 조회 2,169회 작성일 11-10-15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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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발레 걸작 중 비극의 전형이 「지젤」이라면, 「코펠리아」는 희극 발레의 전형이다. 노과학자 코펠리우스가 만든 코펠리아라는 인형을 마을 사람들이 살아있는 사람으로 착각하면서 사건은 시작된다. 결국 인형이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모든 것이 평정되지만 그러기까지 일어나는 온갖 해프닝이 작품 내내 웃음을 유발시킨다.





이 작품이 탄생한 19세기 유럽 사회는 급격히 발전하는 과학에 대한 호기심과 두려움이 지배적이었다. 일도, 가정도 버린 채 실험에 열중하는 초기 과학자들의 모습, 예전엔 마법이라 여겼던 것들이 과학의 이름으로 비밀이 벗겨지면서 사람들의 마음 속엔 과학에 대한 흥미와 불신이 공존한다.「코펠리아」가 여느 발레와 가장 구별되는 특징이 있다면 이런 시대적 정신을 강하게 나타내고 있다는 것이다.





이 작품의 또 하나의 특징은 이국적 풍물에 대한 관심이다. 교통수단이 발달하면서 외국, 특히 동양 국가와의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발레 작품에도 이국적 요소가 많이 등장한다. 코펠리우스가 만든 인형들이 중국이나 인도의 옷차림을 하거 있거나, 마주르카(폴란드춤), 차르다쉬(헝가리춤), 볼레로(스페인춤), 지그(스코틀랜드춤), 슬라브 민요에 맞춘 바리아시옹이 바로 그것이다. 또한 작품 내내 흐르는 장난끼와 반역 정신, 거리낌없이 자신의 느낌대로 행동하는 모습은 프랑스의 국민 기질을 엿보게 한다. 들리브의 음악은 음악 자체만으로도 뛰어나서 콘서트에서도 많이 연주된다.





사실「코펠리아」가 만들어지던 이 무렵은「지젤」로 로맨틱 발레의 꽃이 현란하게 개화해도 파리에서는 서서히 발레의 황혼기를 맞고 있었다. 이 때 발레의 중심 무대가 서서히 러시아로 옮겨지고 있었다. 바로 그 황혼기에서 공연된「코펠리아」는 기울어져가는 프랑스 발레의 마지막 불꽃이자 낭만주의 시대 최후의 걸작이기도 했다.





어떻게 해서든지 기울어져가는 발레무대를 다시 되살리려고 했던 파리 오페라 극장은 들리브에게 새로운 발레음악을 작곡해주도록 요청했는데, 그때 들리브가 받은 대본은 눈이 반짝이는 소녀(La Fille aux yeux dEmail; 영어로는 The Girl with Enamel Eyes)였다.





이 발레의 대본은 파리 오페라 극장의 전속대본작가 샤를르 뉘떼르(Charles Nuitter)에 의해 각색된 것인데, 그는 독일의 이색적인 작가 호프만(E. T. A. Hoffmann)의 모래 도깨비(Der Sandmann)에서 소재를 취해 이 대본을 썼다.





파리 오페라 극장에서는 이 대본으로 발레를 기획하면서 작곡은 들리브에게, 안무는 셍-레옹에 맡기기로 방침을 세워놓고 있었다. 들리브와 셍-레옹의 콤비는 이미「샘(La Source)」에서 대성공을 거둔바 있기 때문이다.





들리브(Clement Philibert Leo Delibes)는 1836년 셍 레르멩 뒤발에서 태어났다. 외가의 영향을 받아 음악원에 들어간 그는 17세때 셍 피에르 샤이요의 오르가니스트가 되었고, 그 후 발레 극장음악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가 남긴 발레 음악으로는「샘(La Source)」「코펠리아」그리고「실비아」등이 있는데, 차이코프스키가 발레음악에 심취하게 된 것은 바로 이 들리브에게 끌리면서부터였다고 한다.





들리브가 아니었던들 나는 아마 발레음악을 작곡할 엄두도 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던 차이코프스키는 들리브의 발레음악이 자신의 발레음악보다 휠씬 더 뛰어난 작품이라고 믿고 있었다고 한다. 비단 차이코프스키 뿐만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그를 차이코프스키와 함께 19세기의 가장 위대한 작곡자로 꼽고 있지만 누구나「코펠리아」를 들어보면 들리브 이상으로 그 음악을 작곡할 수 있는 음악가는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될 것이다.





서곡에서부터 막이 내릴 때까지 모든 장면의 하나하나에서 들리브의 음악은 발레의 호흡과 한치의 오차도 없이 훌륭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코펠리아」가 초연 이후 불멸의 생명력을 갖게 된 것도 음악 때문이라고 평가되고 있지만, 생-레옹 또한 음악의 이미지를 발레에서 훌륭히 살려냈기 때문에 더욱 더 높이 평가되어 왔음을 알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코펠리아」는 음악과 무용이 불가분의 관계를 지니면서 밀접하게 얽혀있고, 발레를 보면 음악이 떠오르고 음악을 들으면 발레의 동작 하나하나가 연상될 만큼 혼연일체를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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