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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방된 아이들 - Oranges and Sunshine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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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Emile 댓글 0건 조회 836회 작성일 14-10-29 0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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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방된 아이들 - Oranges and Sunshine (2010)
 
국가가 버린 아이들
켄 로치의 아들인 짐 로치가 장편영화를 찍었다. 그는 이전에 텔레비전 영화를 찍었는데 <Oranges and Sunshine>으로 장편 극영화 데뷔를 했다. IMDb에 의하면, 그는 런던의 축구 클럽 아스날에 대한 열정을 표현한 적이 있다고 한다. 축구를 보는 안목은 탁월한데 과연 그가 만든 영화는 어떨까?
이 영화는 실제로 있었던 사건을 다루고 있다. 1986년, 영국의 노팅험에 살고 있는 소셜 워커인 마가렛 험프리가 이 영화의 주인공이다. 에밀리 왓슨이 그 역할을 맡고 있다. 에밀리 왓슨의 연기도 오랜만인 것 같다. 그녀는 꾸준히 연기를 했는데, 내가 그녀가 출연했던 영화들을 챙겨보지 못했었다. 이제 그녀도 나이가 든 티가 나는데, 완숙하고 현명한 여성의 이미지에 그녀는 잘 어울린다.
영화가 시작하면 소셜 워커로 일하는 마가렛 험프리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녀는 미혼모인 것처럼 보이는 엄마에게서 아이를 데려가는 일을 한다. 마치 켄 로치의 <레이디버드 레이디버드>에서 보았던 장면처럼. 그런데 그녀에게 한 여자가 찾아온다. 자신은 영국에서 태어났는데 호주로 입양이 되었다고 한다. 그 여자는 부모를 찾고 있으니 도와달라고 마가렛에게 부탁을 한다. 마가렛은 처음에는 그 여자의 부탁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그러다 그 여자가 넘겨준 자료를 읽게 되고, 그 여자의 가족을 찾는 일에 착수한다. 그 일은 그녀를 호주까지 찾아가게 만들었다. 영국에서 호주로 입양된 아이들의 자료를 찾는 일은 쉽지 않지만, 그녀를 사로잡는 일이 되어버린다.
그러다 그녀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그 입양은 입양기관에 의한 것이 아니라, 대규모로 이루어진 사업이었다. 영국에서 고아들을 모아서 항구로 데려가 배에 태워 호주로 보내버린 것이다. 영화가 끝나고 마지막에 올라온 자막에 의하면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부터 1970년대 초반까지 13만 명 이상이 호주로 보내졌다고 한다. 도대체 이런 일이 어떻게 일어날 수 있다는 말인가?
마가렛은 호주에서 많은 영국 출신의 입양인들을 만난다. 마가렛의 노력으로 가족을 찾는 사람들이 생겨난다. 그 소식을 듣고 호주의 여러 지역에서 마가렛을 만나려고 사람들이 몰려든다. 물론 그녀의 이런 노력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영국 정부나 호주 정부도 좋아할 리는 없다. 마가렛은 자신의 일을 지지하는 남편과 함께 영국 정부 관계자들과 면담을 가진다. 마가렛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유명인사가 되었고 정부도 그녀의 일을 무시할 수는 없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정부는 외부 기관을 통해 지원을 해줄 수 있다는 식으로 말한다. 그러자 마가렛은 그 입양인들은 자신이 누군지 알고 싶어할 뿐이라고 강조한다. 또 정부는 그 대규모로 고아들을 호주로 보낸 것에 대해 책임을 느껴야 한다고 말한다. 물론 정부는 그녀의 말에 진지하게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호주로 가서 입양인들을 만나는 일은 쉽지 않다. 무엇보다 마가렛 자신의 가족들과 떨어져 있어야 한다는 것이 힘들다. 사무실도 없어서 호텔방에서 입양인들을 면담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적도 있지만 친구도 생겨서 도움을 얻기는 하지만 마가렛의 일은 외롭고 힘들다. 그 과정에서 마가렛은 렌이란 사람을 알게 된다. 그 역시 입양인이지만 처음에 마가렛을 신뢰하지 않는다. 시간이 지난 후 마가렛을 믿게 된 렌은 그녀를 사막 비슷한 곳으로 데려간다. 외딴 지역에 큰 저택 같은 건물이 있는데, 마가렛은 그곳이 가톨릭 신부들이 운영하는 곳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곳은 이제 나이든 입양인들이 증언을 한 곳이었다. 바로 호주에 도착한 어린 아이들이 수용되었던 시설이었는데, 그곳에서 아이들은 강제노동과 학대를 받아야만 했다. 바로 가톨릭 사제들에 의해서. 마가렛은 그곳에서 심한 충격을 받는다. 정부가 묵인 내지 방조한 그 학대는 과연 누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인가?
한국 역시 입양이라는 명분으로 고아들을 수출하는 나라에 속한다. 그 해외입양이라는 것은 아이의 의사와는 상관이 없는 것이다. 법적으로 의사능력이나 행위능력이 없다는 이유로 그 입양이 이루어지겠지만, 그 아이들이 성장하면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영국정부는 고아들이 영국에서 자라봤자 슬럼가나 배회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호주정부는 나라의 면적에 비해 현저히 적은 인구 때문이라도 영국이 보내는 고아들을 환영했을 것이다. 이 슬픈 이야기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고 한다. 마가렛은 여전히 자신의 일을 멈추지 않고 있다고 영화는 전한다.
아버지처럼 짐 로치도 사회적 문제에 관심이 많은 것처럼 보인다. 영화의 스타일은 별로 새로울 것이 없지만, 그 누구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던 문제를 짐 로치는 환기시키고 있다. 에밀리 왓슨은 마가렛 역할에 잘 어울리는 훌륭한 캐스팅이다. 짐 로치가 아버지처럼 지속적으로 사회적 문제에 많은 관심을 보이는 감독이 될지 지켜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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