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가 구원하는 세상 > 영화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영화


 

순수가 구원하는 세상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inceton 댓글 0건 조회 1,176회 작성일 10-08-07 14:28

본문

<아임 낫 스케어드>는 가브리엘 살바토레 감독이 <지중해> 이후 오랜만에 다시 낭만적인 영상을 펼치는 작품이다.
폐가에서 잃어버린 여동생의 안경을 찾던 미카엘은 마당 구석 토굴에 갇힌 동갑내기 소년 필리포를 발견한다.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하는 필리포에게 미카엘은 공포를 느끼다 차츰 음식을 가져다주고 함께 놀면서 그를 탈출시키려 하지만, 필리포는 누가 무엇 때문에 자신을 가뒀는지조차 기억하지 못한다. 얼마 뒤 낯선 괴한들과 함께 여행길에서 돌아온 아버지는 이상한 말을 늘어놓고, 미카엘은 필리포가 자신의 아버지를 비롯한 어른들의 욕심으로 유괴되었음을 TV를 통해 알게 된다. 미카엘은 필리포를 구출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노력하기 시작한다.
<아임 낫 스케어드>는 가브리엘 살바토레 감독이 <지중해> 이후 오랜만에 다시 낭만적인 영상을 펼치는 작품이다. 살육을 명령받은 병사들이 작전 지역인 섬마을 주민들에게 감화받아 진정한 자유와 행복을 경험하는 과정을 그린 <지중해>가 인간은 착한 본성을 설파했다면 <아임 낫 스케어드>는 상처받는 동심을 통해 그 선한 본성을 파괴하는 것은 결국 인간의 탐욕임을 이야기한다. 동심과 탐욕은 서로 가까운 곳에 있다는 듯 살바토레 감독은 영화를 시종일관 '충돌'로 채워넣는다. 어른과 아이가 충돌하고, 따뜻하고 아름다운 황금빛 밀밭 풍경은 토굴 내부의 춥고 어두운 색조와 부딪힌다. 또한 낮에 벌어지는 소년들의 우정은 야음을 틈타 전개되는 어른들의 비밀스런 대화와 대조를 이룬다. 이런 대비를 통해 감독은 이 영화를 스릴러로 포장한다. 음모의 희생자가 미카엘과 필리포로 상징되는 '순수'임은 말할 것도 없다. 이 순수한 동심이 파괴되는 모습은 토굴에서 사라진 필리포를 찾아 밀밭을 해매던 미카엘이 밭 저쪽에 있는 트랙터를 보는 장면에서 극대화된다. 트랙터가 푸른 하늘 아래 샛노란 밀밭을 굉음과 함께 갈아엎으며 검게 뒤바꾸는 모습은 영화 전체를 상징하는 은유다.
<아임 낫 스케어드>는 자칫 감상에 빠질 만한 장면에선 원거리 앵글을 통해 관조적인 균형 감각을 유지한다. 그러다 긴박한 순간이 닥치면 카메라는 낮은 곳으로 이동, 세상을 올려다보는 아이들의 시점으로 이동하며 정서의 강약을 조절한다. 이 때마다 영상의 색조 또한 마치 특별한 경험을 하는 미카엘의 마음인 듯 환상적인 톤으로 변화함으로써 결국 이 영화의 전면에 서 있는 존재가 미카엘임을 보여 준다. 아이들의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 순수의 힘으로 어른들의 세계를 재편하려는 강한 의지, 결국 살바토레 감독은 인간은 순수에 의해 구원받을 수 있음을 <지중해>에 이어 다시 한번 강조하고 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